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인간이 대상화되면 우리의 자아상은 깊은 내상을 입는다. 여자아이들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자긍심이 곤두박질치는데, 그것은 그들의 몸이 물건이고 게다가 하자 있는 물건이라는 광고 메세지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P25


기업들이 늘 하는 말이 있다. 부모가 광고의 부정적 영향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다면 텔레비전만 끄면 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아이들을 대기오염에서 보호하고 싶다면 숨을 쉬지 못하게 하라는 거나 마찬가지다. 광고는 우리의 ‘환경’이다. 물고기가 물에서 헤엄치듯 우리는 광고 안에서 헤엄친다. 거기서 벗어날 수 없다. 물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만 가둬 놓던지, 집 밖으로 나갈 때 안대로 눈을 가리게 하면 이런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거기다 다른 아이들과 놀지 못하게 한다면 말이다. 그렇다 해도 광고가 보내는 메세지는 가까운 인간관계에, 우리 가정에, 마음에 머리속에 스며들어 있다. P66


광고는 또한 즉각적으로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신성한 상징과 언어를 동원한다. 닐 포스트먼은 이런 형태를 우리에게서 가장 숭고한 이미지를 강탈해가는 ‘문화적 강간’이라 부른다. P81


광고의 궁극적인 목표는 물건을 파는 것이므로 인간관계를 표현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절제를 모르는 이런 소비주의는 지구의 자원을 고갈시킬 뿐 아니라 우리 내면의 자원도 고갈시킨다. 우리를 필연적으로 나르시시즘과 유아론에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와, 아이들과,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때 도구화와 착취 이외의 다른 방식을 떠올리지 못하게 만든다. - p93


광고는 오래 전 부터 우리에게 상품을 통해 더 좋은 인간관계를 밎을 수 있다며 ‘이것을 사라. 그러면 사랑받을 것이다’라고 약속해 왰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단계를 넘어서 ‘이것을 사라. 그럼 이것이 너를 사랑해 줄 것이다’라며 우리에게 상품 자체와의 관계를 약속한다. 상품이 목적을 이루기위한 수단이 아니라 목적 자체가 된 것이다. -p 97


상품과의 관계는 특히 어린이들에게서 뚜렷이 나타나는데, 그들에게는 그야말로 제품이 개성을 나타내는 수단이 된다. 호랑이 토니든 닌자 거북이든 리틀 포니든 말이다. -p 97


광고는 우리에게 더 많이 사라고, 상품을 통헤 정체성을 확립하고 충족감을 느끼라고, 상품 ‘선택’을 통해 우리의 개성을 표현하라고 끊임없이 충동질 한다. -p 97


더 중요한건, 상품은 우리를 배신하거나 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자동차 광고는 이렇게 단언한다. “당신이 그것을 사랑하더라도 상처 받을 일은 없습니다.” 사람을 사랑한다면 절대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대부분이 알고 있듯이 사랑은 위험하고 고통스럽다. 불안함 없는 사랑은 불가능하다. 비슷한 광고들이 쌓이고 쌓이면 인간관계에 독이 되는 냉소주의와 소외감을 만들어낸다. 그리하여 눈에 보이는 물건들에게는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지만 인간들에게 대해서는 냉소를 보내는 것이다. -p101


이런 광고 메세지가 일상 곳곳에 침투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어릴 때부터 인간보다는 상품에 맹세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브랜드에 충상하는 것이 훨씬 더 쉽다고 배우며 자란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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