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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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1,2 

-버리기 마녀의 탄생, 버리기 마녀의 심플 라이프 

유루리 마이. 북앳북스



사실 크게 기대 없이 읽은 책 이었는데요. 생각보다 저는 공감할 거리가 많아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정리하는 걸 좋아하고 정기적으로 버릴것은 찾는걸 선호하는 편이라서 저는 그녀가 변화해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이런 즐거움을 주변이랑 나누고 싶은데 주변인 중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람은 저희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두분 정도 있는거 같아요. ㅠㅠ 

정리하고 버리는게 습관이 됨으로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부분을 저자는 여러방향으로 시행착오를 통해서 나아가면서 알려주고 있었는데요. 저자가 점차 변화해가는 흐름이 여러모로 인상깊었던 부분은 저자가 자란 환경과 그리고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이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본인들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조용한 전환>에서 접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책에서 이런 모습으로 만날줄은 몰랐거든요. 


저자의 집은 할머니-어머니-저자 본인 3세대가 거주하는 집으로 저자는 증조모의 유품-기모노라던가-이 가득한 집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 짐들에 몹시 스트레스 받고 있었습니다. 혼자라도 정리하며 쾌적한 주거 공간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저자는 조모의 정리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했지만, 그래도 본인이 할 수 있는 부분은 개선하고자 노력을 하며 그 집에서 짐들과 함께 살아갔습니다. 저자의 방에는 증조모와 증조부의 물건들이 대량으로 있었는데 그래서 그녀가 그 안에서 발견한 타협은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는 것 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정리하고 정리해도 할머니와 어머니의 협조가 없었기 때문에 명확히 한계가 있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블랙 회사에 들어가게 되어서 점차 정리하는데 시간이 부족하게 되어서 그녀의 방은 다시 원래대로의 모양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여러가지 스트레스로 인하여 그녀는 몸도 망가지게 되었습니다. 

힘들어하던 그녀에게 남자친구의 프로포즈, 퇴직, 그리고 동일본 대진이 연달아서 일어 났고... 마침내 물건을 버리는 것에 대해서 회의적인 그녀의 어머니와 할머니에게도 전환점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그녀에게 그녀의 남자친구는 그녀의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살자는 제안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들이 살게될 집을 짓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에게도 어머니에게도 할머니에게도 정리 정돈은 본인에게 맡겨달라고 말하는 저자! 그리하여 그들의 집은 그녀의 손으로 새롭게 재탄생 하게 되었습니다. 이사를 들어오기 전에 어머니는 증조모, 증조부의 짐과 기타등등을 보관서비스로 장기 보관을 하게 되었고 이것이 어머니가 그 물건들을 버리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1권이 지금의 그녀가 있기 까지의 이야기라면, 2권은 지금의 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들을 사용하고 그리고 가족들의 동의를 얻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권 2권 모두 권말에 칼라 부록 형식으로 그녀의 집의 사진과 어떻게 정리되어 있는지에 대해서 볼 수 있었지만 좀더 구체적인 쪽을 말하라고 한다면 역시 2권쪽이 그쪽에 좀더 치중되어 있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그녀의 삶은 완전히 방향을 틀게 되었던거 같아요. 지진으로 무너진 그녀의 집에서 귀중품들을 찾을 수 없었던 경험, 짐이 너무 많아서 지진이 일어나는 동안 위협을 느꼈던 경험, 막상 귀중품과 식료품을 찾았는데 찾은 식료품이 대부분 유통기한이 만료된 제품이었던 경험이라던가... 

이전에 3세대가 같이 살면서 증조부 세대의 짐까지 보관하면서 더불어 거주했던 곤충들과 마주한 경험도 힘든 경험이라면 힘든 경험이겠지만, 지진 이후에 한동안 공공시설에서 거주한 경험은 집의 의미와 물건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것에 대해서 그녀안에서 동일본 대지진 정도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소중하다면, 보관을 하는것이 전부가 아니라 그 물건이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관리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그래서 그녀는 관리할 수 있을 만큼의 물건을 지고 살자는 노선으로 삶의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관리 할 수 있을 수준의 짐을 유지한다는 것은 동시에 끊임없이 집에 있는 물건들이 유의미 한가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라서 그녀는 꾸준히 지금 집에 있는 물건들을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인지 아닌지 생각하고 버릴만한 것이라고 생각되면 일정기간 눈앞에서 치웠다가 그것을 찾는 일이 없다면 망설임 없이 치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점차 비움의 미학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관리할 물건이 줄어듬에 따라서 청소의 간편함, 정리의 용이함을 알게되었습니다. 감추는 수납의 즐거움도 발견하게 되구요. 그러면서 지금의 모습의 비움의 철학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완성되더군요. 

이 변화는 그녀 자신 한정이 아니라 그녀의 남편, 할머니, 어머니 모두에게도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쾌적한 집이라는 것은 어떤것인가 그리고 물건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어느정도 소유하고 있어야지 편리하다고 느끼는지에 대해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책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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