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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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선생님의 책과 제목이 비슷해서 착각했던 책 <우리가 몰랐던 아시아>를 읽었습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건, 간디에 대한 불편한 진실과 킬링필드에 관한 진실이었습니다. 어릴적이 보면서 충격받았던 영화 킬링필드. 그 이면의 진실에 대해서요. 뭐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요. 역시 였습니다. 뭐 이제는 실소할 기운도 없습니다. 나이를 먹어서 일까요. 저자신에게도 그런 모습들을 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올바른 길을 간다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니까요. 눈앞의 자신의 이익이 가장 중요하게 느껴지는 건 인간으로 어찌 할 수 없는 본능인가 아니면 본능으로 치부하는 나태인가 잘 모르겠습니다.
진실을 보여주는 영화는 진실을 일부 보여주기는 했지만, 더 큰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영화였으니 그 목적은 충실히 달성한거 같습니다.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아마 계속 모르고 있었겠죠. 뭐 다른 것들을 통해서 진실을 알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더 먼 훗날이 되지 않았으려나 싶습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달라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자기안의 모순으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주변의 많은 것들에 영향을 끼치니까요. 그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나이를 먹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신성화하는 것들에 대한 이면의 다른 부분을 봤을때 그 좌절이 크지 않습니다. "역시나 또 그렇구나."라는 느낌입니다. 절망적인걸까요? 그래서 킬링필드 다음은 뭐가 될지 정말이지 너무나도 궁금합니다.
뭐 어떤 매체이던간에 만든 사람의 가치관과 시점으로 바라보아지기 때문에 완벽하게 객관적인 것이라는 것은 존재할리가 만무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보편적이라고 생각하고 인정하고 싶은 것들은 있습니다. 뭐 적어도 저에게는 그런데요. 그 '긍지'가 가치가 없는 건지 아니면 그런것들에 대해서 알 수 없는 환경에서 자란건지 궁금합니다. 영화 제작의 동기라던가 제작자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기억하건데 영화가 저에게 전달하는 느낌은 치열했고 그리고 진실을 기억해달라는 메세지가 담겨있었는데요. '그 진실'은 무엇을 토대로 재생된건지 알고 싶어졌어요. 그냥 영화 '삼나무의 내리는 눈'과 같은 시점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역시 알고 싶습니다. 그는 무엇을 느끼고 영화를 만들었지요.

마크 트웨인의 <전쟁을 위한 기도>가 중 일부가 떠올랐습니다. 처음 이 시(이때는 시로 알고 있었어요)를 본건 수잔 손택의 <타인의 고통>의 인용 부분이었어요. 돌배게에서 전문이 실린 동화책(?)이 나온걸 알고 사서 읽고 울었습니다. 우리를 위한 기도는 그런거였다는걸 너무 처참하게 알려주는 동화였습니다. 저 자신이 살아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에서도 공존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데도 언제나 마음은 공존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어요.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의 의미가 아닌 상호 공존을 상상하곤 합니다. 불가능 하리라고 생각하는데도 계속해서 생각해요. 그건 꿈속에서도 보기 힘든 꿈인데도 말이죠. 망상속에서만 존재하는 공존. 그래도 가끔 생각하곤 합니다. 생각하는것이 위안이 되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저는 잘 지내고 싶어요. 그렇지 못한 자신의 마음도 존재하지만, 그래도 잘 지내고 싶어하는게 본심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신혼여행으로 다녀왔던 발리가 생각났어요. 그 사람들의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정말 궁금해졌습니다. 네덜란드를 손님으로 받지 않는 이야기에 대해서요. 가장 중요한것들에 대해서 타협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건 가능할까요? 점점 물질만능에 눈멀어가는 우리네들을 보고있다가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귀가 의심스러워졌습니다. 아직도 긴가 민가하고 있구요. 잘못 느낀건 아닌건지 잘 모르겠지만, 알고싶은것들이 좀더 많아 졌습니다. 당신들의 이야기를 좀더 알고 싶어졌어요. 비슷한 경험을 해온 당신들의 이야기를요. 아시아의 근 현대사에 대해서 좋은 책이 있으면 추천 해주시면 좋겠어요.

......처음부터 만천하에 드러난 크메르루주 쪽 학살 주범 폴 포트와 달리 미국 쪽 학살 주범은 누구였는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모든 관련자들이 '최고 명령권자'로 지목했던 사람은 닉슨 대통령이었고, 그 닉슨을 보좌했던 인물이 바로 헨리 키신저 안보고문이었다.
"베트콩들이 남부 베트남과 국경을 맞댄 캄보디아를 보급 거점으로 삼아 준동하고 있다. 캄보디아 폭격으로 캄보디아공산당(CPK)과 북베트남 연대를 끊어야 한다." 당시 국가안보회의(NSC)를 주도하며 닉슨을 주물렀던 헨리 키신저가 강조한 캄보디아 비밀폭격 논리였다.
"캄보디아에 대한 공격이 아니었다. 캄보디아에 거점을 차린 베트콩을 공격했을 뿐이다."
이건 1973년 들어 결국 캄보디아 비밀폭격을 눈치챈 의회가 공습을 중단하라며 난리를 치자, 키신저가 맞받아쳤던 말이다. 키신저에 따르면 60만-80만에 이르는 캄보디아 양민들이 베트콩이었기 때문에 죽임을 당했다는 결론이 난다. ......"부수적인 일." 60만-80만 명에 이르는 캄보디아 양민을 학살하고도 미국은 전쟁에 따른 피치 못할 일들이라고 정의했다. 걸프전과 경제봉쇄로 100만 명에 이르는 아이들이 숨진 이라크 사태를 향해서도, 오폭을 4,000명이 넘는 시민들을 살해한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도 미국은 똑같은 목소리로 "부수적인 일"임을 강조했다. 미국식 정의만 있는 캄보디아 학살재판, 미국식 킬링필드를 지우려는 캄보디아 학살재판, 그래도 이 학살재판을 인정할 것인가? 그래도 킬링필드 전설을 따라 감동적인 눈물을 흘릴 것인가?
현대사의 최고, 최대 거짓말인 이 미국식 킬링필드 전설을 끊어버리는 일이야마롤, 앞으로 더 이상 세계 시민사회가 미국으로부터 '개죽음'당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며 경고다.
- '킬링필드'의 전설을 끊는다,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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