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없다."이 말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절반만 아는 셈이다. 내가 나를 사랑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 한,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다. 나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데 어떻게 나를 향한 타인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상대의 따뜻한 마음과 헌신적인 사랑은 혼란에 빠진다. 내가 사랑스럽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에' 자기 개념 역시 뒤죽박죽이 된다. 나를 향한 그 사람의 감정은 진실이 아니며 지속될 수 없다. 믿을 수도 없다. 스스로 내가 사랑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받는 사랑은 밑 빠진 독에 붓는 물처럼 허망하다. 


- <자존감의 여섯기둥>, 너새니얼 브랜든, 교양인

 

1장 자존감 나를 키우는 힘,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의 사랑법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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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정신에 대한 신뢰와 자신이 행복을 누릴 만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자존감의 본질이다. 이러한 자신에 대한 확신에는 단순한 판단이나 감정을 넘어서는 힘이 있다. 이 확신은 우리에게 동기를 부여하며, 우리를 행동으로 이끈다.

반대로,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이 확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이 둘은 서로 원인이 된다. 그리하여 우리의 행동과 자존감 사이에는 끊임없는 순환 고리가 존재한다. 자존감의 수준이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영향을 끼치고,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자존감의 수준에 영향을 끼친다.

자신의 정신과 판단을 신뢰할수록 사고력은 성장한다. 사고력을 발휘해 자신의 행동을 적절히 의식할수록 삶은 더 나아진다. 그러면 다시 자신의 정신을 더 굳게 신뢰하게 된다. 자신의 정신을 불신할수록 정신적으로 무기력해지고, 자기가 행동하는 데 필요한 만큼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되며, 난관에 직면했을 때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행동이 실망스럽거나 괴로운 결과로 이어지면 자기 정신을 불신하는 일이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존감이 높을수록 어려움을 견디는 힘이 더 강해진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어려움을 극복하기를 포기하거나 실제로는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 노력하는 척하기 쉽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어떤 일을 더 오래 지속할 확률이 높았다. 참고 견딜수록 실패보다는 성공에 이를 확률이 높아지며, 그러지 않으면 결과는 반대가 된다. 어느 쪽이든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이 굳어질 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도 자신에 대한 존중을 요구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자기에게 그렇게 반응하도록 신호를 보내고 행동한다. 그리하여 상대방에게 존중받으면 처음에 품었던 믿음이 더 단단해지고 깊어진다. 만약 내가 나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무례, 학대, 착취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상대방에게도 무의식적으로 나의 이런 태도가 전달되어 그들도 내가 나를 평가하는 대로 나를 대할 것이다.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그 일을 그대로 감수하면, 자기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가 더 강화된다. 

자존감이 중요한 까닭은 그저 기분을 좋게 해주기 때문만이 아니다. 지혜롭고 적절하게 도전과 기회에 응답하여 더 나은 사람을 누릴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 <자존감의 여섯기둥>, 너새니얼 브랜든, 교양인

1장 자존감 나를 키우는 힘, 자존감이 작동하는 방식, P24,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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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명상 멘토링>, 김정호, 불광 
마음챙김을 기반으로 하는 인지치료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서 읽게된 책 이었습니다. 책은 가볍고 읽기 편한 책 이었어요. 내용도 초보자가 이해하기 쉬운 책 이었으며 한 페이지의 텍스트 양도 많은 편이 아니라서 읽으면서 이것 저것 생각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책 이었습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지금 여기에서 온전히 느끼는 것이 내가 느끼는 감정을 회피하는 것보다 바람직 하지만 보더 위를 지향함은 내가 느끼는 감정을 내가 저만큼 떨어져서 바라보며 나의 감정을 관조하는 것(상위 주의)에 대해서 이야기기 하는 책 이었습니다. 명상을 가지고 예를 든다면 호흡 명상을 한다면 내가 호흡하는 것을 저만큼 서서 바라보는 것과 좀 비슷한 감각이 아닐까 싶습니다.그야말로 "명상은 어떠신가요?"라는 느낌의 책인데요. 명상에 대해서 최근에 관심이 가는데 어떤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께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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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어린아이>, 에리카 J 초피크, 교양인
존 브레드 쇼의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계열의 책으로 생각했는데요.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접근 포멧을 가지고 있는 책 이었습니다. 존 브레드 쇼의 저작에서는 성인인 나와 아이인 나와의 조우를 통해서 성인인 내가 아이인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지금 내가 너와 함께 있음을 알려주어서 그때 받았던 상처를 온전히는 아니지만 당신으 결코 고독하지 않다는 것을 포인트로 전달하는 책이라면, 이쪽은 그런 접근 포멧을 가지고 있으나 그것보다는 지금 현재 그런 상처를 통해서 만들어진 '자아'에 좀더 집중하는 책 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거론하는 '자아'는 프로이드의 '자아' '초자아' '원초아' 이론의 그 자아가 아니구요. 이 책에서 조금 이전과는 다르게 (아닐지도 모릅니다만, 전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제시하는 '(뉴)자아'의 개념이었습니다.
뭐 어찌되었던 원래 알고 있는 자아와는 분명히 의미가 다르니까요. 이 책에서 자아라는 친구는 프로이드 이론에서처럼 원초아와 초자의 갈등사이를 조절하는 자아가 아니라 어린아이가 상처를 받아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방어기제를 쌓아가다 보니 뭔가 처음의 의도와는 매우 판이하게 굴곡되어서 만들어진 다른 형태의 무언가 이었습니다. 상처받은 만큼 굴절되어 있어서 그로인하여서 많은 것들을 구부려서 보아서 새로운 어려움을 야기한다는 해석이었습니다. 사실 방어기제라는 느낌에 더 가까운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는데요. 책에서는 '자아'라고 명시하고 있으니 그냥 그런 자아인가보다 하고 읽었습니다. 
상처받은 어린 시절과 여전히 상처받은 그때 그 상태로 있는 지금의 치료적 접근법은 '내면아이'접근법과 같았어요. 그리고 책의 마지막 파트에서 인상깊게 말하는 부분은 사람은 누구나 '마더링'을 원한다는 말 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정말 당연한 말일지도 모른데요. 그걸 강조해주어서 참 읽으면서 좋았던것 같아요. 누구나 나를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엄마가 필요한건 당연한 일이고 보통의 일인데요. 나이가 많아서... 아이의 엄마라서... 뭐 기타 여러가지 이유로 그런것들을 종종 잊혀지곤 하니까요. 
학지사에서 나온 '내면아이' 관련 저작인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보다는 번역이나 책의 포멧 자체는 현대적이었지만, 전 그래도 존 브레드 쇼의 저작쪽이 더 마음이 와 닿았습니다. 다른건 다 잊어버렸는데요. 성인인 내가 어린시절의 나에게 편지를 쓰는 저자의 이야기는 아마 평생을 두고 두고두고 생각날것 같습니다. 그 책은 이 책(<내 안의 어린 아이>) 보다 그런 감성을 느낄 부분이 많았었고 그리고 예시가 참 많았거든요. 이론에 좀더 충실한 책을 원한다면 이 책을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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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로 길러진 아이>, 부르스 D 페리, 민음인 
정신과 의사인 부르스 D 페리가 만난 어린아이들에 대한 책 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성장과정은 매우 불후했지만 이후에 좋은 양육자와 주변인을 많아서 좋아진 경우과 너무 늦어서 감옥에서 그 생을 끝내게 되는 아이의 일화들이 있었습니다. 80년대에 저자가 현장(병원, 법정)에서 만난 이야기들이라서 요즘의 기준으로는 충격적인 이야기들도 좀 이었습니다. 저자가 고통스런 경험으로 인하여 폐쇄적이 되어버린 아이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그 결과 아이가 천천히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을 여는 일화는 눈물이 나왔습니다. 양육자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부각시키는 책 이었어요. 읽기에 어려운 책은 아니었고 에피소드 하나가 하나의 아이에 대한 사례이기 때문에 파트별로 나누어서 읽기도 좋았습니다. 한 아이마다 그 아이가 가진 성장에 대해서 저자와 함께 고민하고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의 전개도 좋았던것 같아요. 



+
한 백년만의 리뷰같습니다. ㅎㅎㅎ
결심하니까 책이 없어도 써지네요. 남아있는 기억을 토대로 적은거긴 하지만요. 위의 책들은 다 지인에게 대여중~~ 리뷰 쓰면서 느낀건데요. 역시 기억에 남는건 이론을 다룬 책보다는 개인의 경험에 대해서 다룬 책이 더 기억에 많이 남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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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리뷰/텍스트 2007. 7. 23. 15:21 by dung

그때 분명히 저는 재생산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적인 구조의 시선에 대해서 의구심 없이 그대로 재생산하여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정말 지질한 교만함까지. 아아 이 부분이 최고입니다.;;;   울고 싶습니다.;;;  미치겠네요.;;;;    
그 사람이 저에게 저는 그렇게 보아주지 말았으면 하는... 결코 섬세하지 않는 그 부분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였고 저는 그 재생산된 재배구조에서 한발자국도 걸어 나가지 못한 채로 그 슬픔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분의 절망은 얼마나 컸을까요? 이해받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그런 시선으로 유린-유린이라고 말해야한다는 사실이 정말 부끄럽습니다―당했다고 생각하면요. 수많은 편견들 속에서 살아오면서 그래도 "적어도 이 사람에게는"이라던가 "이사람만은"이라는 것을 저는 철저하게 배신하고 짓밟아 버렸습니다. 정말 미안해요. 정말 정말로 미안해요. 

뒤늦은 변명이지만 그때 당시에는 저는 정말 한심한 인간이어서 그런 이중적인 잣대, 구조적인 시선, 차별적인 담론을 재생산하는 그런 군상이었습니다. 편견은 상대방을 가두는 것뿐만 아니라 저자신도 그 편견에 가두어 진다는 것.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부분을 언제나 간과해버리고 맙니다. 인간은 모순덩어리라지만, 언제나-거의 매번- 자신에 대한 적용은 본능적으로(?) 회피해 버리고 맙니다. 모순된 자신에게만 무의식적으로 제외했다는 것. 똑같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지. 이 제와서(!)라도 깨달아서 다행일까요? 
그렇게 저의 무지는 소중한 사람들까지도 그렇게 속박하고 있었습니다. 부끄러운 저와 함께해주어서 감사합니다. 너무 늦은 거 같기 도하고. 오늘은 당신에게 전화를 해야겠습니다.

타인의 부끄러운 점을 좀처럼 견디지 못하는 저에게 당신들의 존재는 정말 축복입니다. 되돌린다는 아마 불가능하겠지만,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전히 어린아이입니다. 좋아하는 사람도 아닌 그냥 지나가는 타인의 이중성도 견디지 못하는 것도 정말 어린아이여서가 아닐까 이제 와서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자신이 그런 저 자신을 잘(?) 견디고 있었던 것도 참으로 대단합니다. 무지는 정말 대단합니다. 부끄러운 저와 마주서는 것. 그리고 바로 잡는 것. 그리고 노력하는 것. 숙제가 정말 많습니다.

저의 한심함을 인지하도록 도와주신 정희진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페미니즘의 도전>이 아니었다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전에 접했던 것은 지배적 담론이나 성차별적인 구조가아닌 인종적인 부분이 더 지배적이었으니까요. 저의 공부의 길을 인도해주신 세분께 감사드리며, 저의 부끄러운 고백을 들어주신 그녀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격려해주며 부끄러운 저에게 바른 지적을 해준 그녀에게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릴때부터 함께한 소중한 당신에게 너무나 크나큰 상처를 준 점 정말 미안해요. 그리고 이런 저를 인지시킬려고 노력했던 당신에게도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은 저와 관계가 없는 당신. 그런 편견으로 당신을 바라보아서 정말 미안합니다.


저를 그런 군상에서 해방시켜주었던 정희진 <페미니즘의 도전>의 텍스트들의 일부를 적었습니다.




(중략)......내가 '편리'와 권력을 누리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가해자'의 입장에서 행동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문제는 자신을 되돌아보는가, 아닌가의 차이일 것이다. 사회운동은 매순간 새롭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운동이란 정해진 어떤 입장을 현실에 적용, 실현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우리/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계속 걷지 않고 멈춘다면, 즉, 삶에 존재하는 다층적인 억압과 고통을 복잡하게 새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누구나 '수구 세력'이 될 수 있다. 현재 한국 사회에는 과거의 한 순간에 자신이 선택한 정치적 입장을 변화와 성찰 없이 믿으면서, 혹은 자신이 하는 정치가 정치의 전부라고 생각하여, 자신을 계몽의 주체로, 타인을 계몽의 대상으로만 여기는-이것은 폭력이다.- '진보'적인 사람들이 너무 많다. 

- 진보 없는 한국의 '진보' p130




'순결한' 피해 여성과 '타락한' 매춘 여성?

이영훈 교수는 정신대 문제와 관련한 '과거사 청산'에 대해서는 더욱 강력한 '청산'을 요구했다. 성노예제 조직과 관리라는 일본의 전쟁 범죄가, 일제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강제 동원 과정에서 협조하고 위안소를 위탁 경영한 한국인 관리자, 위안소를 찾은 한국인 병사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해방 후 대한민국의 일부 군대에서 공식적.비공식적으로 자행된 여성의 성착취, 국가적.사회적 차원에서 사실상 방조된 미군 기지촌에서의 성매매 문제도 청산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그는 '군 위안부' 문제를 민족 모순으로만 제한하는 시각을 비판하면서, 성폭력과 성매매를 남성 중심 사회에서 발생하는 '동일한' 여성 인권 침해 사안으로 파악한다. 때문에, 일제가 물러간 해방 이후에도 여전히 여성 인권 침해인 성폭력과 성매매는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러한 현실까지도 청산의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논리는, 남성 중심의 획일적인 언어와 인식이 지배적인 한국 사회에서 수용 이전에, 그의 급진적 인식은, 나와 내 주변의 여성주의자들을 놀라게 했지만, 곧바로 송길원 의원에 의해, "정신대=공창제"라는 일본 우익의 주장으로 매도당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은 공식영역(결혼 제도)과 비공식 영역(성매매, 성폭력......) 모두에서 성의 자유를 누리지만, 여성에게는 가족 안에서 출산을 위한 성만을 허용한다. 남성은 두 영역을 마음대로 넘나들지만, 여성이 비공식 영억의 성적 제도와 연관되는 것은 낙인을 의미한다. 특히, 성판매에 종사하는 여성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극심한 혐오의 대상이 된다. 인간의 성활동(섹슈얼리티)이 성별에 따라 이토록 의미가 다른 것이다. 이처럼 가부장제 사회에서(남성은 그렇지 않지만) 여성의 성은, 여성의 자아와 인격, 가치를 좌우하는 주요 요소로 간주된다. 그래서 성폭력과 성매매 제도가 여성을 통제하는 권력일 수 있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내가 가장 두려워한 사실은, 이 교수의 발언에 대한 '온 국민'의 분노, 그 감정의 정체가 성판매 여성에 대한 완벽한 타자화와 혐오를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 위안부' 문제를 전시 성폭력으로 인식하는 근거가, '자발적인' 성판매 여성에 대한 혐오여서는 안 된다. 나는 '순결한' 피해 여성과 '타락한' 성판매 여성이라는 구분보다, 성폭력과 성매매가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 질문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본다. 현재 대한민국 여성들은 일제에 의해 집단 성폭력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성폭력은 만연해 있다. 일제 시대 정신대로 끌려간 여성들, 기지촌 성판매 여성들, 2004년 여성 노동 인구의 4분의 1에서 5분의 1에 이른다는 성산업 종사 여성들, 그리고 밤길 걷기를 두려워하는 여성들의 일상적 공포는 모두 같은 원인에서 비롯된 현상들이다.
한국 남성에게 성폭력당하면 '개인적인 일'이고 일본 남성에게 당하면 '민족의 아픔'인가? 성폭력은 가해 남성이 누구인지에 따라 그 성격이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에 의한 폭력이라는 사실이 더 본질적인 문제이다. 그러므로 여성을 '순결한'피해 여성과 '타락한'성판매 여성으로 구분하는 것은 남성 사회에서 여성의 가치를 정하는 방식이다. 남성의 입장에서 성매매와 성폭력은, '자발'과 '강제'라는 '반대' 현상이지만, 여성의 시각에서는 구별될 수 없는 연속선이다.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이 현실이 바로 성폭력과 성매매의 원인이다. 남성의 성욕은 통제할 수 없다는 전제 아래, 여성을 남성의 성 권력의 희생자와 '자발적으로 남성의 욕구에 부응한' 여성으로 나누는 것은 누구의 논리인가? 성폭력 피해 여성이나 성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모두, 결국은, 남성을 위한 제도의 '희생자'들이다. 나는 일본 우익의 주장대로, 한국 여성들이 '성매매'로 전쟁에 '참가'헸다 하더라도, 일본 정부는 명백히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며, 당연히 사과, 배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제 시대 '군 위안부'문제의 가시화와 역사화는 물론 바람직한 일이지만, 이는 여성의 성 피해가 민족주의의 이해와 일치할 때에만 문제화된 것이기도 하다. 대다수 한국 남성들이 일제 시대 '군 위안부'경험을, "우리 여성들을 육체적으로 파괴함으로써, 여성은 물론 겨레 전체를 정신적으로 파괴한 민족의 수치"라고 본다. 즉, 전시 성폭력을 여성 인권 침해라기보다는, 여성의 생식기 능력 훼손이라 보고 이를 민족 말살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때 여성의 몸은, 남성 집단 간 갈등을 위미하는 '정치'에서, 가장 확실한 동원의 토대로 가능하게 된다.
한국 남성들의 "우리도 일본 여자를 강간하자."라고 심심찮게 말하는 것은, 여성의 몸을 볼모로 한 남성 정치학의 순환 구조를 보여준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 대한 영토 림략과 정복, 곧 '자궁 점령'을 의미하게 되고, 일제의 경우처럼, 그리고 한국이 베트남에서 정책이 되는 것이다. '군 위안부'사건은 민족 모순이자, 여성 인권의 침해다. 이 사건을 민족 간 갈등으로만 환우너하려는, 한국 남성들의 그 집요한 욕망의 실체는 무엇인가? 한국 남성들이 한국 여성에게 행하는 성폭력과 성매매는 괜찮다는 것인가? 

- 진보 없는 한국의 '진보' p139,140,141



(중략)......이제까지 가정 내 폭력에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주된 근거는 개인(구타 남성)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우려였다. 이러한 인식은, 여성은 인간이 아니므로 여성의 프라이버시는 남편에게 속해 있으며, 폭력당하는 여성의 고통보다 가해자의 프라이버시가 더 중요하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공.사 영역의 분리, 대립은 허구이다. 

- 여성의 눈으로 다시 보는 인권 p163, 164




(중략)......현행 성폭력 특별법에서는 강간은 남성의 성기가 여성의 성기에 삽입되었을 경우에 한정된다. 성폭력을  피해자의 인권 침해가 아니라 '임신 가능한 부녀자 보호'라는 가부장적인 시각에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군대에서 남성 간 성폭력, 성 전환자에 대한 강간, 여성 성기에 이물질 삽입 등은 강간이 아니라 추행죄가 적용되어 강간보다 형량이 낮다. 피해자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성 전환자든, 성기 삽입이든, 이물질 삽입이든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 인권 침해이고 성폭격이다. 가부장제 사회가 '임신 가능한 부녀자'만을 '여성'으로 볼 때, 성폭력은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가 아니라 남성 각자가 소유한 '임신 가능한 부녀'에 대한 침해죄-'사유재산권' 침해-가 된다. 이러한 문화적 규범 때문에 성폭력 특별법이 있어도 아내나 성판매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처별하기 어렵다. 자기 아내나 성판매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가임이 가능한 부녀자'가 아니므로 남성 연대의 가부장제 질서를 위헙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의 눈으로 다시 보는 인권 p171


여전히 많은 의문들을 남아있지만, 적어도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머지는 앞으로의 숙제. 그리고 "노력하는 저 자신을 만들면 어떻게든 해소되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감정은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인 시선과 그런 편건과 시선에 의해서 만들어진 고통에 대하여 타인을 하위 주체로 만들어서 고통을 해소했던 것이 아닌지. 고통의 타자화. 지배적 담론과 함께 저는 저의 욕구를 그런식으로 풀고있었던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해방되기는 정말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알면서도 가끔은-사실은 자주일지도 모르지만- 그런식으로 되어버립니다. 하아. 
저는 정말이지 "적어도..."의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적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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