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전부터 고민하고 있었던 책중에 하나인 서경식의 책을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했습니다. 여행코너의 맨 윗단에서 저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디아스포라 기행> 서경식과의 첫만남이었습니다. 귀가하는 길에 전부 읽었습니다. 매우-뭐라고 단어를 골라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매우'는 아니지만 달리 생각하는 단어도 없습니다- 가슴에 오는 문체로 그자리에서 슬픈 눈으로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이 세계에 절망한 사람들, 이 세계를 바꿀 수 있는 길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절망의 끝에서 극단적인 저항의 수단을 택하고, 그에 대한 가차 없는 진압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다. 세계를 바꿀 수 있다고 믿을 수다면, 아무리 곤란해 보여도 그 길의 앞을 바라볼 수만 있다면, 어떻게 자폭 같은 것이 가능하겠는가. 
그 자폭 행위조차도 날로 일상화해 대단한 뉴스거리도 못 되고, 점차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파괴와 살육이 식사와 배설처럼 일상화된 세계. 극한적으로 보이는 저항조차 금세 진부하게 만들어버리는 세계. 세계 그 차체가 자폭하고 있다. 

-<디아스포라 기행>1부 죽음을 생각하는 날중에서


많은 것들이 생각나게한 책이었습니다. 다른 저작 <소년의 눈물>에서는 어린시절 그의 상상중에 하나는 자신의 진짜 부모님은 '보통의 일본사람'이어서 언젠가 나를 이곳에서... 이곳에서... 이곳...  저도 그런 류의 상상을 했었지만, 저런 종류의 상상은 아니었습니다.
몇일전 늦은시간에 하는 시사고발프로그램에서 우리나에서 엄연히 살아있는데 '호적'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 다룬 방송을 아버지와 함께 봤었습니다. 믿지 못할 그들의 이야기들이 생각나더군요. "왜?" 라고 아버지와 서로 물어봤지만 역시 납득 할 만한 답변을 서로에게 해주지 못하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이 아니던가. 본말이 전도된 저 모습을 보고 뭐라해야할지. 그저 개탄하며 방관자의 의무를 다하던 저와 아버지. 저역시 가장 중요한것보다 다른것을 강요하여왔기에... 결국 지키려고 하던것은 무었이었는지 망각하고 만것이 아닐까 생각하곤 합니다. 아니면 수많은 규율속에서 우리들은 보이지 않았던 것인가. 목적은 같지만 걸어가는 길이 다르다는건 저런 결과를 만들어낸 것일지도... 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매우 무거워졌습니다. 반성하는 걸까요? 저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최선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갰습니다. 최선을 다했던 것일까요? 그리했다고 믿고싶습니다. 비록 자기 위안일지라도.

그저 조금 울었습니다. 누가 저에게 어떤 책이라고 물어봐서 조금 울었다고 답변했습니다. 그의 대답은 "불쌍한 사람의 이야기구나." 있자나요. 그 사람은요. '불쌍한 사람'이 아니라 '불행한 일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당신들에게 그런말을 듣는건 썩 유쾌하지 않습니다. 
역시나 저는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는거 같습니다. 그들에게. 당신들이 불편합니다. 매우. 불편해하는 저 자신에게도 화가나지만요. 아아 화가납니다. 극복하는건 매우 어렵습니다. 평생 노력해도 가능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습니다만, 역시 우울한건 우울한겁니다.

힘을내세요. 힘을 내주세요. 저도 힘을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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