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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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수놓이는 소리> 2, 긴 토리코, 학산문화사
아아 베스트가 되었습니다. 인간에게 감히 그럴 권리가 없다고 말하는 세계관이나 주장이 있는 이야기거 얼마나 될까요? 긴 토리코씨는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이 세계의 균열에 대해서도 본질적으로 이해하고 이런 부분을 담아내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팬레터를 쓰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 일족의 아이들이 최후의 날을 피해서 살아남기를 택했지만, 그들은 멸종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 길 위에 서 있는 것이고 단지 그것을 지체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대 새인간이라는 설정이지만, 그건 인간대 자연이라는 설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혹은 문명화 된 인간과 원시적인 형태를 유지하며 살아갈려는 소수민족.
헬로가 택한 선택과 리틀 울프가 택한 선택 둘 중에서 정녕으로 그들을 위한 것은 어떤것일지 아직까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일족의 예언자 조차도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그들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2권의 마지막에서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 의미가 공존을 의미하는 것인지 변절(주체성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바꾸는 것을 상대 입장에서는 변절이라고 하니까 변절이라고 했습니다만, 변절도 먼가 괴리감이 느껴지는데 달리 생각나는 단어가 없네요. -_ㅜ)을 의미하는 것 인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자연(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자연과 평화적 공존)를 포기하는 선택을 한다면 그들이 그들로서 남아있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떠한 형태로든 존재를 이어나가는 것이 바람직 한지 아니면 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전멸하는 것이... 그건 그들 자신의 선택이니까 제 삼자적 입장에서 그들의 선택에 대해서 주관적인 잣대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오만이겠지요. 
그렇지만, 저는 그들이 끝까지 그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그들의 세성을 지켜가다가 그것들을 계속 소소하게라도 이어나갈 수 있는 내일이 왔스면 좋겠습니다. 현실에서는 그럴리가 만무하지만 그러기를 바라는 것이 상상속의 세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문득 했습니다. 그 세계조차 절망스럽다면 다음 페이지를 넘기기가 어려워요.
만화를 보는 목적은 즐거움과 현실도피인데 그곳에서 현실을 보게된다면 그건... 그렇다고해서 현실에서 너무 거리가 먼 균열(주인공만 예외인 설정)을 보는 것도 괴롭지만, 적당한 노선에서 타협점을 찾아서 희망을 보여주면 좋겠어요. 별로 그렇게 될것 같지는 않지만요.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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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리스페셜>3, 카미오 요코, 서울문화사
비교적 최근에야 <꽃보다 남자>를 끝까지 봤습니다. 이전에 보다가 덮었던 이유는 역시 '이지메'와 '부에 대한 인식'이었어요. 무조건적인 부에 대한 동경(혹은 신성화)이 불편했었거든요. 사실 저는 그것보다는 이지메쪽이 더 불편하다고 생각했었는데요. 끝까지 본 지금에 와서는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어요.
'부는 계급을 이어가고 상징하는 절대적인 가치'라는 테제가 불편했던 것 이었어요. 그 세계에서는 계급간의 이동은 없는 세계로 설정되어 있으니까요. 물론 주인공인 그녀가 계급을 뛰어넘는(?) 사랑을 하지만, 그건 그 주인공에 한정된 이야기이니까요. 현실에서는 그럴 일이 없다는 것을 누구라도 아주 잘 알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던거 같아요. 그래서 그건 그냥 판타지 일 따름이죠.
<꽃보다 남자> 이후의 작품도 드라마화 되었지만, 이것도 불편할거 같아서 보지 않았었어요. <마츠리 스페셜>의 경우에는 설정 때문에 보게되었습니다. 역시 여기에서도 그런 불편한 부분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어요. 이번에는 '완벽한 미'나 '성적 정체성'에 대한 부분. 근데 사실 그런 만화들이나 드라마나 영화는 지천에 깔려있는데요. 왜 카미오 요코씨의 작품을 그렇게 불편해 여겼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좀더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여튼간 <마츠리 스페셜>은 그런 불편한 부분을 감안하고 볼 수 있었어요. 이유가 뭘까 찬찬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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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에게 소중한 것 - 여름 하늘> 1, 요시즈키 쿠미치, 대원씨아이
마법사 시리즈는 처음 봤습니다. 보면서 이전 시리즈들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나 1권 마지막의 에피소드인 그 아이의 사라진 고양이를 찾아주는 이야기를 보면서요. 고양이 입장에서는 주인이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아주기를 바랬을거 같다는 그 말이 내내 머리에 남아있습니다. 그건 그녀 자신이 그녀의 주위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시작에서 그녀의 그 미묘한 표정을 보면서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시한부 인생이라니...
마법을 쓰는 사람들은 대도시로 갈 수록 배척받으며 탄압받는 존재라는 설정도 우리들의 세상에서 분명히 있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녀가 자랐던 시골에서는 그런것들에 대해서 자유로웠다는 설정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로 미묘했습니다. 별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뭐 일본은 그런지 모르겠습다만, 여기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가끔 들었거든요. 특히나 긴급출동 SOS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요.
시골이 더 인간적이 라는 것은 어쩌면 우리들의 환상이나 희망에 지날지도 모르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물론 그런 사람들 보다는 그렇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요. 사람은 참으로 간사해서 보이는 것들 위주로 정의를 내리고 그 주위를 만들어가거든요. 그냥 저의 생각에는 '그렇게까지 노골적이지 않다'라는 정도. 그리고 더 가부장적이고 그리고 더 전근대적이라는 생각입니다.
도시의 경우에는 익명성을 무기로 그곳의 경우에는 전근대적 혹은 가부장적인 가치관으로 인간이 인간을 내려보니까요. 물론 도시에 사는 인간도 그런 사람들이 지천에 깔려있지만요. 뭐 이런 저런 생각들이 들었어요.
우리는 우리(내가 속해있는)와 다른 존재들을 보면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려 하지 않으며 그것을 자신의 세계 안에서 재포장해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환산하는 존재로 있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어요. 내려다보면 안도감이 느껴지니까? 다른 존재에 대해서 하등시 하면 안도감 안정감이 느껴지니까? .....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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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멘>7, 칸노 아야, 학산문화사
가벼운 느낌(?)으로 읽고 있습니다. 전권에서 나온 그 가수를 보고 모 만화와 설정이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7권을 보면서 그런 생각들이 사라졌습니다. 작가는 <오토맨>을 연재하면서 7권까지 단행본이 나오게 되었고 그리고 드라마화도 되었지만, 그걸 바라보는 독자의 입장은 어쩐지 좀 불편하네요.
정말 그리고 싶어서 그린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거든요. 이전작인 단편집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게되었는데요. 그건 스토리 라인도 그렇고 원고의 퀄리티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작품상의 분위기 때문에 <오토멘>의 작화는 그런 모양이지만, 미형 캐릭터에 대한 묘사가 전작보다 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_=;;
<오토멘>이 <마츠리 스페셜>과 달리 불편하지 않은 것은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이 다수의 기준인 성적 정체성과 다르지만, 그런 자신을 부정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토멘>의 세계속에는 주인공을 제외하더라고 기존의 남성과 정반대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소년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들은 그런 자신에 대해서 고민하지만, 회피는 하지 않는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설사 회피라고 보이지만, 그래도 작은 움직이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그런 느낌들을 받았거든요.
책을 보면서 내내 우리가 얼마나 '성에 대한 환상과 이미지 혹은 편견이나 고정된 관념'에 의해서 지배받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성의 가치관에 위배되는 행동에 대해서는 정당화를 하지만, 그건 타인에 대해서는 완고하게 닫아 버리고 만다는 것도요. 참 부끄러웠습니다. 노력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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