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Bion(1962)은 '담아내기'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는데, 이것은 부모나 치료자가 어떤 정서적인 경험을 공감하고 내면화하는 행위, 소위 그런 경험을 심리적으로 소화하는 것, 즉 그 경험을 변형시키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어떤 말이나 행동을 통해 상대에게 되돌려주는 행위를 뜻한다. 원래 Bion은 그 용어를 투사적 동일시(자기의 외현화)의 맥락에서 사용했지만, 이것은 전이현상(대상의 외현화)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전이와 투사적 동일시는 어느 정도는 인위적인 구분이다. 왜냐하면 대상관계에서는 자기와 대상이 항상 짝을 이루고 있으며 때때로 서로 뒤바뀔 수도 있기 대문이다. 


-<심리치료에서 대상관계와 자아기능>, N. Gregory Hamilton, 학지사

5장 치료적 접근방법, 1. 치료적 효과를 위한 네 가지 통로, p211


 ...... 

Bion(1962)은 이런 식으로 안으로 받아들이고 심리적으로 소화하며, 투사된 정서와 자기경험을 되돌려주는 과정을 담아내기라고 불렀다.
치료자가 이해한 바를 환자가 수용했을 때 환자는 자신이 이전에 투사했었고, 이제는 딜레마가 이해되고 견뎌질 수 있다는 치료자의 확신에 찬 기대에 의해 그 성질이 변한 것을 다시 내면으로 받아들였다. ...... 환자의 자기는 담아내기라고 불리는 이런 투사적 동일시와 내사적 동일시의 순환적 과정에 의해 약간 혹은 상당히 변화될 수 있다.

환자가 내사적 동일시를 경험할 때 치료자는 투사적 동일시를 한다(Hamilton, 1990). 치료자는 자신에게 던져진 어려움은 이해 가능하고, 해결 가능하거나 혹은 견딜 수 있은 것이라는 자신의 확신을 환자에게 투사하고 환자 안에 있는 그런 감정과 동일시한다. 

투사적 동일시와 내사적 동일시의 개념을 사용하면, 은유적으로 표현해서 치료자는 자기의 측면을 환자와 교환하는 과정을 통해 환자의 자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치료자는 공감과 자기대상 기능이라는 개념에만 의존하기 보다 담아내기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담아내기 개념은 두 사람 사이의 경계를 개념적으로 명확하게 해 준다. 그러나 이 모든 개념은 치료적으로 강력하고 감정적으로 매우 끌리지만 반드시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을 여묻에 두고 적용해야 한다. 만약 치료자가 공감이나 내사된 감정이 환자에게 속한 것이라거나 환자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지나치게 확신하게 되면, 그 결과 밀착이 일어날 수 있다. 치료자는 환자의 자기감각을 손상시키는 방식으로 그런 감정을 잘못 귀인시킬 수 있고, 그 결과 환자에게 소외감이나 혼란, 자존감의 저하 또는 더 심각하게는 해리상태의 악화까지도 유발할 수있다. 이에 대한 구제책으로 치료자는 환자에게 일어나고 있는 경험에 대한 자신의 직관적인 느낌을 수정하는 데에 항상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하며, 환자가 자기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전달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에 찬 기대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심리치료에서 대상관계와 자아기능>, N. Gregory Hamilton, 학지사

5장 치료적 접근방법, 1. 치료적 효과를 위한 네 가지 통로, p220~222


반응형

'S - 심리치료 > 이론에 대한 공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착이론  (0) 2014.07.16
발달 상의 성숙 - 상호성  (0) 2014.07.16
긍정적인 투사적 동일시와 과거 역동의 반복  (0) 2014.05.29
도덕적 방어 - FairBairn  (1) 2014.05.29
성찰적 자기  (0) 2014.04.02

환자에 대한 치료자의 확신은 담아내기 과정의 한 부분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전의 저서(Hamilton, 1990)에서 나는 그것을 긍정적인 투사적 동일시라고 설명했다. 그것은 또한 실제적 또는 치료적 관계(Greenson, 1971)의 한 측면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 주제는 1950년대 이후 매우 방대한 문헌에서 다루어져 왔다. 대상관계 학파에 속하든 속하지 않든 간에 오늘날 대부분의 정신분석가는 치료자가 환자에게 내면화되는, 적어도 치료자의 분석적인 기능 그 자체의 형태로라도 내면화되는 새로운 외부 대상이 됨으로써 어느 정도 환자의 내면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때때로 치료자는 좀 더 직접적으로 환자에게 그들을 돌봐 주고 가치 있게 여기는 새로운 혹은 대안적인 대상이 되려고 할 수도 있다. 지지적인 치료에서 치료자는 환자를 격려하거나 칭찬하거나 혹은 조언하고 비판하거 도와줄 수 있다. 이런 행위는 때때로 유익할 수 있지만 다른 때에는 겉으로 보이기와는 달리 복잡해질 수 있다. 

치료자가 환자를 직접적으로 도와주려고 시도할 때 그런 행위에 치료자가 위도하지 않았던 의미가 부여되는 수가 있다. 예컨데 치료자는 환자의 과거에서부터 되풀이되어 오던 어떤 패턴을 유익하지 않은 방식으로 부지불식간에 반복할 수 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치료자는 표현적인 치료를 할 때보다 지지적인 치료를 할 때 치료가 더 복잡해지고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심리치료에서 대상관계와 자아기능>, N. Gregory Hamilton, 학지사

5장 치료적 접근방법, 1. 치료적 효과를 위한 네 가지 통로, p184


반응형

'S - 심리치료 > 이론에 대한 공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달 상의 성숙 - 상호성  (0) 2014.07.16
담아내기 - Bion  (0) 2014.05.29
도덕적 방어 - FairBairn  (1) 2014.05.29
성찰적 자기  (0) 2014.04.02
생활양식 분석 _ 아들러  (0) 2014.03.23

'아이 양육과 장신치료에서 담아내는 양육자의 내용물'은 bion(비온)이 제안한 개념이다. 유아는 극단적이고 조절되지 않는 정서에 의해 압도되면 이러한 감정을 분리시켜 부모에게 투사한다. 부모는 관심을 가지고 유아가 투사한 감정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것을 조절하고 변형시키고 의미를 부여하여 아이가 동화할 수 있는 형태로 되돌려 준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런 내용물은 심리적으로 진행되고 대사된 것이기에 아이가 보다 용이하게 내재화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그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담아낼 수 있게 된다. 

양육과정에서 흔히 어린아이가 까닭 없이 울음을 터트리면서 엄추지 않을 때는 당황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투사적 동일시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아이의 울음을 치료적으로 유연하게 담아내는 부모의 태도를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다. 


사례 73


(a) 아이가 불편함이나 괴로움을 느껴서 운다. 아이는 상대나 주위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울어 버린다. 그래서 아이의 울음은 그냥 괴로움을 호소하는 울음이 아니라 마치 피해를 받아서 우는 것 같은 울음이다. '나에게 필요한 것을 해 주지 않는다.' 혹은 '제대로 날 보살피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날 괴롭힌다.'는 식의 울음이다(투사).

(b) 아마도 유아는 자신의 불편함이나 괴로움을 엄마나 아빠도 똑같이 느끼기를 원할 것이다. 그래서 더욱 절실하게 괴로움을 전하기 위해서 아이는 사정없이 운다(연결감 유지).

(c) 아이가 그치지 않고 계속 울면 엄마도 짜증이 나고 괴로워진다. 마치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는 엄마에게 화를 내는 것처럼 들린다. 다시 말해서, 아이가 자신을 공격하는 것 처럼 느끼기 시작한다. 엄마는 곧 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d) 아이의 울음 때문에 불편해지고 화가 난 엄마는 "애가 왜 이렇게 울어, 조그만 게 성질은 못돼가지고. 그만 그치지 않을 거야!"하며 아이의 엉덩이를 한 대 때린다(투사적 역-동일시). 

(e) 전혀 공감적이지 않고 실제 아이를 경걱하는 엄마의 반응은 아이를 더욱 괴롭게 만들어 더욱 자지러지게 울게 만든다(재내면화).


어머니가 이 상황(투사적 동일시의 의미가 담긴 아이의 울음)을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담아내기 과정이 필요하다. (a)와 (b)의 투사하고 조정하려는 과정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나, 그 조정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효울적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c') "아이고, 우리 똥강아지 화났어!"하며 엄마는 아이가 투사한 '안 좋은 감정'을 그대로 받아 준다. 다만 그것을 '나에게 화내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뭔가 괴로움은 있으나 아직 제대로 표현 못하는 아이의 어쩔 수 없는 방식으로 받아들인다(담아내기 시작)

(d') 부모도 아이의 반응이 아주 기분 좋은 것은 아니나(아이가 투사한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임), 아이처럼 부정적이고 조절되지 않는 식으로, 즉 격렬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오히려 '따뜻하게 안아 주고' '말로 얼러 준다.'

(e') 아이는 자신의 괴로움과 격렬한 공격성을 투사했는데 부모로부터 돌아오는 것은 자신이 동화하고 흡수할 수 있는 감정이다. 그래서 얼러 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동화화 내재화)




- <대상관계이론을 중심으로 쉽게 쓴 정신분석이론>, 최영민, 학지사 

Part 3, 8 klein의 대상관계이론, p  378~ 380


반응형
1 
BLOG main image
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by dung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407)
우리집 곰두리들 (149)
만날만날 (52)
토동토동 (370)
리뷰 (514)
나의 시간 (145)
알아차림과 수용 (0)
S - 심리치료 (145)
S - 일러스트와 디자인 (24)
w - 모에모에 설정 (0)
W - 나의 끄적끄적 (0)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05-03 03:34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