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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18 동일화로부터의 해방 - 탈동일화 2

발달 과정에서 유아가 환경과의 동일화를 포기하고 신체와 동일화를 이루고, 그 후 언어능력의 발달과 함께 점차로 자아 즉 사고의 동일화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앞에서 살펴보있다. 현대인의 의식에서는 통상적으로 사고라 하면 감정과 감각보다 우위의 지배적 위치를 점하는 것으로 인식되낟. 그리고 사고는 거의 쉼없이 자동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반적으로 성인의 생활은 항상 사고와 사고 작용의 동일화를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사고와의 동일화'는 사고 내용에 대해서도 적용하여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언가 걱정거리가 있을 때는 그 생각이 끊임없이 의식 위로 올라와서, 다른 사람이 말을 걸어와도 건성으로 듣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당사자가 그 생각과 사고 작용에 동일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동일화는 다음과 같은 사용법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텔레비전을 보면서 무언가를 먹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때 텔레비젼에 주의를 빼앗겨 텔레비전이 내보내는 다양한 자극에만 동일화되어, 음식의 맛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때 다양한 생각이 떠오르거나, 밖에서 다른 사람의 소리나 새 소리기가 나는 등 많은 일이 일어나지만, 우리들은 그곳에서 일어나는 전체를 보거나 느끼거나 의식하지 않고, 항상 무언가와 상대적으로 동일화되어 살고 있다. 

또 '역할과의 동일화'라는 이해도 유용하다. 가정에서 아버지, 회사에서 회사원, 남편이나 아내 등의 역할은 어느 정도 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성 속에서 거의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행동을 말한다. 회사에 도착한 순간, 그 사람은 의식하지 않더라도 누구를 만나든 회사원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것은 회사원이라는 '역할과 동일화'가 이루어지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다. 이것을 좀더 넓혀 생각하면, 우리들은 사람만이 아니라 동물과 환경, 나아가 물질에 대해서도 항상 암묵적으로 어느 종류의 역활을 취해서 즉 동일화해서 행동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동일화는 그것이 의식되면, 필요에 따라 포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것이 정신통합이라는 치료체계를 구축한 이탈리아의 정신과 의사 로베르트 앗사지오리가 심리치료의 기법 가운데 하나로 제시한 탈동일화라는 개념이다. 

가면과 동일화는 언젠가는 어떠한 계기로 반성해야 할 때가 온다. 그때 사람은 가면으로부터 탈동일화를 강요받는다. 왜나하면 그것은 참된 자기가 아니기 대문이다. 만약 사람이 자기실현을 찾아가는 존재라고 하면, 사람은 언제나 깊은 곳에서 참된 자기를 추구하며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참된 자기가 되기 위해서는 가면을 제거해여 한다. 나아가 자아와의 동일화도 포기하고, 그곳에서 분화해 온 자기 자신의 신체를 돌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신체와의 동일화마저도 포기하고, 자기 자신이 분화해 온 환경과 일체가 되는 것, 즉 자타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 <심리치료와 불교>, 안도 오사무, 불광출판사, 서양심리학과 불교, 동일화로부터의 해방,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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