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카와 언더 더 브리지>의 애니메이션화를 매우 기다리고 있었고, 뚜껑을 열어본 애니메이션은 생각보다 굉장히 훌륭했다. 애니메이션은 원작자의 개그와 진지함을 동시에 담고 있었다. 단행본(한국쪽)에서는 만화가 다 끝나고 4페이지 칼라 부록식으로 있었던 그 부분을 각 화의 맨 앞에 끌고 와서 이 애니메이션이 현실에서 벗어난 것 처럼 느껴지는 장치들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어져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사실 원작인 만화쪽에서는 이런 장치들에 대해서 그다지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황당한 전개의 개그에 웃다가 못봤었던 것 같다. 그만큼 각 화의 시작에서 리쿠의 독백은 굉장한 의미를 가지고 다가왔다.
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라면 '황당함'에 대한 리쿠의 반응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분명 그냥 그런 개그(개그로서만 존재하는)가 아니라 우리의 좁은 시각에 대한 풍자이기도 했다. 아라카와라 하천 부지라는 공간은 도원경처럼 우리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지고 있는 수 많은 짐들을 있던 곳에 버려두고 가벼운 모습으로 살아가게 만들어주는 이공간이기도 했다. 내가 승자독식의 경쟁사회에서 쟁취한 것들은 이 세계에서는 그 세계처럼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니노씨를 통해서 리쿠가 느끼는 '아라카와 하천 부지'의 공간은 그런 가치들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그 가치관으로는 온전히 받아들일 수도 알 수도 없는 세상. 승자가 아니면 패자가 될 수 밖에 없는 '무한경쟁사회'에서 나와서 그는 비로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마주하게 되고... 타인을 그 배경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리쿠는 지병인 천식으로부터 좀더 자유로워지고, 그리하여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나가고 있었다. 그런 리쿠 옆에 무심하면서도 가끔은 중요한 말을 던지며 함께 있는 니노씨가 있었고... 그런 니노씨는 정말 귀여웠슴메. 저는 저런 무심한 표정의 시크한 아가씨가 참 좋습네다. ㅠ_ㅠ
겉보기에는 그런 리쿠를 니노씨가 구원하는 것 처럼 비춰질지도 모르겠지만, 간간히 니노씨도 리쿠의 자상한 한마디에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고... 이 커플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나갈지도 매우 기다려 집니다. 니노가 금성으로 정말로 가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와 작별을 하게 된다면... 리쿠가 상처받을 것 같다는 불안한 예감도 들어서 솔직히 조금 걱정되기도 합니다만, 전 그녀가 반드시 그를 대리고 가리라고 믿씁네다. *_* 프로포즈도 했으니까요!!! (두둥!) <- 리쿠씨와 함께 착각중;
애니메이션은 주제가, 캐릭터, 채색, 연출, 목소리 모두 매우 만족스러워서 원작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처음 이 애니메이션을 접하시는 분 모두 좋아할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개그 코드가 통할 경우에만. -_=; 저는 이 장르를 '퐝당개그'장르라고 통칭하는데 요. 그래도 만화보다는 애니메이션쪽이 좀더 자상한것 같아요.
<아라카와~>의 나카무라 선생은 곧잘 우스타 쿄스케 선생과 비교가 되는데... 최근의 우스타 선생을 생각하면... 좀 거리가 먼것 같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게다가 현재 연재작의 주인공들은 시작부터 전작인 <멋지다 마사루>의 캐릭터들이 연상되었던지라 전작의 연결선상에서 지켜보게 되더군요. 개그코드도 전작과 동일하고 전작과 캐릭터의 설정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서... 게다가 전작에 비해서 캐릭터에 대한 차별도가 높아진 관계로 차대명(이라고 쓰고 포기라고 읽어봅니다)의 캐릭터가 저 나락으로 내려가는건 전작의 대팬으로서는 견딜기 힘들더군요. 아무리 현재 연재작이 이전작에 비해서 원작 이외에 즐길 거리가 많다지만요.
차라리 같은 퐝당 개르로 친다면 오와다상의 작품이 더 비슷하지 않나 싶은데, 다른분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네요. 오타상이 우주로 가는거나! 우주인과 크로스 카운터를 서로 먹이고 사나이답게 화포를 푸는 것도 그렇고... <경사청~>쪽에서도 알몸 개그라던가 여러모로 저를 웃게 만드는 개그 코드가 굉장히 비슷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외에 생각나는 작품은 토죠 카즈미 선생님의 <검은튤립 시리즈> 정도. ^^;;
일드로 치면 쿠도칸 선생이 그쪽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쿠도칸 선생의 작품은 호불호가 굉장히 갈리는 지라... 가령 <나의 마법사>의 경우에는 예의 변신후의 그 개그를 못견뎌서 매번 1화나 2화를 끝으로 접곤 했는데, 다른 작품인 <키사라즈 캣츠아이>, <맨하탄 러브스토리>, <미래강사 메구루>는 굉장히 좋아해서 몇번이고 봤었던 작품이거든요. 특히 <키사라즈 캣츠아이>는 너무 사랑한 나머지 클럽에서 상영회도 진행했으나 정작 극장판 디브이디를 사서 제공한 저는 극장판은 보지 못했다는 후문이. -_=;; 징크스 같은데요. 상영회를 한 작품은 끝까지 보지 않게되는 이상한 경향이 있는 고로... 좋아하던 춤대의 <춤추는 대수사선> 극장판 스핀 오프 시리즈도...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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