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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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명째 아리스>6

카와이 치구사, 서울문화사 


알고 있었는데요. 우리 아리스는 정말 천연이구나를 통감했습니다. ㅠ_ㅠ 귀여운 아이이지만,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천진난만함으로 인하여 테오가 상처를 받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 복잡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상대에게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지만, 나는 그런 이슈가 있으니까 상대방의 말과 행동 하나 하나에 괴로워지는 그런 패턴-. 이대로 이런 패턴이 계속 이어진다면, 테오군이 많이 힘들것 같아요. 정말로...  

마음이 많이 복잡할것 같아서 테오군이 참 애처러워 보였어요. 거기다가 빅군...! 이 총각 원래 이런 아이었나 싶을 정도로 테오군이 의식으로 인지하지 못한 부분까지 느끼도록 건드려요. 그것도 노골적인 것이 아니라 수동 조정적으로요. 테오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화한 느낌으로 말이지요. 그 감정은 자기 감정인건 사실이지만, 그걸 말하는 그 타이밍은 자기를 위함이 아니라 테오를 건들기 위함이고 상대방이 그런걸 느끼게 만들어 버리니까 그런 면에서 참으로 잔인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건 아리스의 잘못이 아닌걸요. 알고 있겠지만요. 뭐 솔직히 말하면 누구의 잘못도 아니죠. 테오의 경우에는 그걸 명확히 인지하고 자기가 상대의 비범함을 시기하고 있다는게 몹시 괴로운것 같아요. 자신이 좋아하는 그녀도...  그게 명확하게 자신의 눈에도 보이는 현실이라서요. 그래서 좀 슬퍼졌어요. 보통의 아이들이 그 시기에 우월한 친구를 향해서 느끼는 감정이니까요. 그걸 상대방에게 확인-상대도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시기하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사실-할 수도 없고, 그걸 들통나서는 안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냥 전전긍긍하며 괴로워 하는 그런 패턴이 떠올랐습니다. 

아리스의 반짝거림은 여전하지만, 그럴 지켜보는 입장으로서 이제는 마냥 엄마 미소를 지을 수는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다가 애 이런쪽으로는 100% 눈새인지라..:; ㅠ_ㅠ 뭐 정확히는 '진짜 아이'같다는 쪽에 가깝지만요. 오염된 부분이 없어요. 겉으로 보여지는 부분과 속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최초로 알게된게 빅과의 부분이이니까 말 다했지요. 그래서 빅이 그런 이중적인 구조로 자신을 대했다는것에 충격받고 그리고 그걸 빅에게 확인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 하는 모습에서 정말 순수하다고 느껴졌어요. 그래도 자아가 튼튼한 아이니까 금방 통합하더군요. 

사실 아리스가 보통 그 나이대의 아이들이 보여주는 일반적인 사고 구조를 가지고 있는건 아니자나요. 그 예로 이 만화에서는 그런 타입의 아이는 아리스만 등장하기도 하고, 어떻게 자라면~ 그 자연스러운 모습을 유지 할 수 있었고 앞으로 이 아이는 자신의 그런 자연스런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까가 이제 이 만화 감상의 최대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아리스처럼 자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느끼고 표현하면 좋을텐데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그의 지나친 솔직함-혹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은-은 타인글에게 불편함과 의구심을 자아내고 공격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정서의 폭발을 불러오는것 같아요.


마지막까지 보면서 이 만화에서 가장 불행한 아이는 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권 예고를 참고해서 추측하자면, 빅은 막스에게 소원했던 형제 관계를 보상하는 말을 했던것 같지 않아요. 막스가 아리스에게 좀더 질투하고 그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분노 하도록 독려하는 말을 했을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빅이라는 아이는 겉보기에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좀 초월했다는 느낌을 주지만, 가만히 그 아이의 언행을 보면 가장 민감하고 취약하게 받아들이는것 같아요. 게다가 그런 자신을 통합하지도 못한것 같구요. 동생인 막스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양극의 이중적인 감정, 그리고 아리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것 같아요. 그래서 클레어는 그걸 눈치채고 빅에게 경고의 말을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사랑받은 막스 모자에 대한 질투, 막스가 가지고 있는 재능에 대한 질투. 어머니가 사랑했던 남자의 아들인 아리스에 대한 감정도 비슷한 패턴이에요. 그 아리스도 자신과 막스가 가지지 못한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아리스를 바라보는 주변의 자원에 대해서도 시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무너질것 같은 사람-즉 테오-를 건드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리스가 가지고 있는 그 천연의 모습을 좋아하지만, 한편으로는 견디지 못할 정도로 질투하고 파괴하고 싶어 합니다. 자신을 향한 아리스의 신뢰를 기뻐하면서도 동시에 그게 무너지길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 처럼요. 동생 막스의 성장을 바라기도 하지만, 아리스의 재능에 굴복하여 좌절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동시에 아리스의 성장을 바라지만, 아리스가 좌절해서 무너지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순수한 모습의 아리스를 지켜보는 주변 인물들에게 자신이 아리스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감정들을 느끼도록 하여 그 감정을 상대방이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이고 그 감정에 대해서  싶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걸 아주 노골적으로 들어내는 부분이 테오에게 하는 피드백과 그리고 선생님에게 그 부분에 대해서 던지는 부분이 그랬습니다. 특히 테오에 대해서는 괴로워 하는 모습에 가슴아파 하지만, 동시에 테오가 아리스에 대해서 분노를 폭발하기를 원하며 조정하기를 희망하는...


그 결과가 어찌 되었던 간에 다른 이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이에야 빅이 상대방에 대해서 양극단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상대방을 통제하려고 한다는 걸 알게 될텐데 그때는 다른이들-막스, 아리스, 테오, 클레어-는 어떻게 반응할지 ... 

아리스는 이번처럼 그가 양쪽 마음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괴로워 하기도 하지만, 좋은 마음은 좋은 마음으로 괴로운 마음은 괴로운 마음으로 그걸 하나의 사람이 가지고 있는 걸로 통합하려고 할까요? 아리스가 가지고 있는 그 항상성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궁금해졌습니다만, 그 아이는 상처받고 괴로워 한다고 하여도 그 아이를 본질적으로 혹은 근본적으로 상처받아서 날개를 꺾어버리는 건 불가능할것 같아요. 

그게 본질적으로 가능한건 그 자신정도 일것 같아요. 물론 다른 주변인들도 그의 그런 언행으로 인해서 매우 상처받겠지만요. 가장 상처받는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이 되겠지요. 


그때 아리스는 여전히 그의 곁에 남아 있을까요? 

빅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무엇일까요? 


마음 한구석이 괴롭다는 걸 아는데도 그렇게 행동하는 건 분명히 원인이 있어서 그러는 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부모님 대에서 가지고 있는 감정을 모두 물려 받은건 빅이니까요. 엄마 아빠의 그런것 모두가... 그래서 이 아이가 참 안타깝지만, 저런식의 행동을 하는건 역시 매우 화가 납니다. 좀더 자기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지금 여기에 충실해졌으면 좋겠어요.

아리스에 대해서 좋아하는 마음과 질투하는 마음이 동시에 공존한다는 것을 인지하면 좋을텐데 말이에요. 동생에 대해서도요. 물론 그걸 받아들이기는 정말 힘들겠지만요. 

그걸 평생 잡고 있어도 부모님은 본인이 원하는 형태의 피드백을 주지 않고, 그리고 부모님이 아니지만 자신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타인에게도 또 다시 버림받게 될거에요. 그럼 빅은 원가족에게 정서적으로 버림받은 것 처럼, 자신이 선택한 사람에게도 원가족에게 받았던 그 유기의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될텐데...  그때는 대상을 회복시키고 싶어도 그 대상이 없을것 같기도 하고...  

 아....     여기까지 해야할것 같아요. 적다보니 너무 나가는 감이 있는것 같습니다. ^^;;; 사실 그렇게 심각한 수준이 아닐지도 몰라요. 그럼 좋겠습니다. 이전처럼 그냥 좀 가볍게 즐겁게 읽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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