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
<Go West>
1~4권 완결, 야가미 유, 삼양 
정말 신나게 읽은 책 이었습니다. 사실 표지를 보고 필이 와서 잡았는데 저자가 <엘프~>로 유명한 야가미 유 선생님 이더군요. 1권을 볼때만 해도 그 사실을 모르고 나이토우 선생의 <트라이건>의 앞부분과 비슷한 느낌을 받아서 좋아했었습니다. 저는 서부 활극도 좀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그게 개그면요. 그래서 <트라이건>쪽은 맥심엄 이전에 사랑하는 그이가 신나게 총질하면서 몸개그를 하던 전개가 더 좋았습니다. 그 뒤에는 어두워서 걍 접었습니다. 초반에 접었으니가 그 후로 어떻게 되었는지 몰라서 정확한 느낌은 모르지만요. 본인이 원했던 방향과는 좀 거리가 있어서 그랬던것 같습니다. 

<Go West> 아쉬웠던 점을 말하라고 하면 4권으로 완결이었다는 것. 사실 <엘프 사냥꾼(엘프를 사냥하는 자들)>의 경우에는 단행본이 나오던 시기에 워낙에 유명했지만 보지 않았던 관계로 이제와서 야가미 유 선생님의 책을 처음 접한것에 대해서 후회막심 이었습니다. 개그가 정말 취향입네다. <엘프~>쪽은 GM이 망해서 이미 단행본은 절판되었고, 현재 시중에서 판매가 되고 있는 단행본은 삼양에서 나온 <Go West>, 3권 완결인 <정들면 고향 코스모스장>, <엘프 사냥꾼>이 15~19권 까지. 이후로 대원에서 3권까지 나온 <한방! 소년>이 전부이더군요. 
<엘프~>쪽은 아무래도 판권 문제로 뒷권만 나온것 같은데 보통은 인기작이면 앞권까지 전부 내주던데 말입니다. 이유를 물어보고 싶지만, 출판사도 판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그런건가 싶습니다. 그치만 다른 출판사에서 GM에서 나오던 단행본을 가져간 것들은 앞권도 모두 죄다 잘 나왔는데. Y_Y 이래서 뒷북은 슬픈겁니다. 별수없이 애니쪽이나 노려봐야겠습니다. 흑흑 
그래서 정보 조사차 웹서핑을 하다보니 야가미 선생님으 <엘프~>이후에 나오는 단행본들은 보통 3~4권으로 완결을 내신다고 하더군요. 대부분 더 달려도 좋을듯 싶은데 거기서 끝내서 아쉽다는 평들이 많았습니다. 

건맨씨와 폭탄맨씨(왼). 폭주하는 컷(절대 에반게리온이 아님!!)

한편으로 <Go West>의 경우에는 4권 완결이 바람직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좀 들었습니다. 이 이야기의 무대는 양인들이 말하는 신대륙(?)의 개척(?)의 시대고, 그 무대는 서부입니다. 선주민인 인디언들이 살고 있는 땅을 그들은 '신대륙'으로 정의하고 그곳에 사람이 살던 말던 개척하면 장땡이니 거기서 나오는 서사야 뻔하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데 주인공은 동양인. 그것도 부모님 모두가 일본인인 여자아이입니다. 그녀의 이름은 나오미. 그녀는 자신의  부모를 찾아서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나오미는 활기차게 서부의 입국(?)심사처에서 부모를 찾으러 왔다고 합니다. 그러자 심사하는 남자(잭)은 여기는 여자에게 위험하니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조언을 하지만 그녀는 그걸 무시합니다. 그리고 뻥 터지는 개그들이 계속 이어집니다. >~< ;; 
처음 입성한 마을에서 나오미의 가장 큰 조력자(?)인 서쪽으로 직진만 가능한 말씨를 만나서 말과 함께 달려갑니다. 이 녀석이 직진만 한다고 했는데, 말그대로 직진만 합니다. 그 앞에 어떤 장애물이 있던간에요. =ㅂ=; 그래서 마을이 초토화가 되고 지반이 침식되고 뭐 그런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납니다. 이 녀석의 직진덕분에 나오미도 몸이 성치 않습니다. ㅠ_ㅠ 그치만 그녀는 초반에 운이 좋게 득템을 해서 몸을 보호하는 장비들을 공짜로 입수하게 되죠. 그리고 그 다음 마을에서 보디가드(?) 두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아후로 머리의 흑인인 폭탄맨과 지명수배자들을 잡으러 다니는 건맨씨(이쪽은 백인). 이 두사람은 그녀를 보자마자 폭탄맨쪽은 "여동생!", 건맨은 "딸!"이라고 외칩니다. ^^;;  외모상으로 암만 살펴보아도 비슷한 부분이라고는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지만 여튼 그 두사람은 나오미의 가족(오빠, 아빠)라고 강력하게 우기며 그녀에게 있는 민폐 없는 민폐를 다 끼치며 따라다닙니다. 개인적으로 폭탄맨씨를 보면서 <원피스>의 우솝씨가 좀 생각이 나기도 했지만, 그쪽보다는 저는 이쪽이 더 사랑스러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오미에게 있는 민폐 없는 민폐를 끼치던 그 와중에 그녀는 서부에 입국(?)하면서 만난 잭을 다시 만나게 되고 잭도 그녀의 일행(?)에 합류하게 됩니다. 문제의 두사람과 가는데다가 직선코스로만 달리는 말씨까지 있으니 그 여행이 단조로울리가 만무합니다. 가는 곳마다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다가 네사람은 모두 지명수배자가 됩니다. -ㅍ-;;; 그러다가 그녀의 부모님에 대한 실마리를 잡게되고 폐광이 되어버린 마을에 가게 됩니다. 
그 마을 인근에서 전설의 살인마 지명수배자의 전단지를 나오미는 보게되고 그 가면을 쓴 그의 모습에서 뭔가를 느끼게 됩니다. 다행이 그가 부모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부모와 매우 친했던 중국인 부부의 남자이었습니다. 그가 살인을 하게된 이유는 서구인(백인)들이 비서구인(원주민 혹은 선주민인 인디언 포함)에 대한 차별에 대한 분노가 있었습니다. 그 가면 캐릭터도 원주민의 상징이었구요. 

여기서부터 그는 말하더군요. '피해자 입장인 그들'에 대해서요. 그 테두리에는 비서구인 동양인들이 모두 들어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치만 그들은 선주민인 인디언의 입장에서는 가해자입니다. 그들은 피해자가 아니에요. 분명 서구인과 피부는 다르지만 원주민(선주민)인 인디언에게는 자신들이 사는 곳을 빼앗아서 자기들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서 온 사람들과 피부만 다른 사람들일 뿐이죠. 그 땅에서 살면서 자신들을 그들과 같은 피해자라고 말하는 데에는 좀 큰 괴리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부가 같다는 이유로 다른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서 차별을 받는다고 해도 그들(선주민)과 그들(개척자)의 입장이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서구가 비서구를 향해서 강탈의 칼을 들이댄건 사실이지만, 그것과 이건 분명하게 '구분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과 함께 자기들과 같은 처지에 있다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 있는 사람들을 몰아내고 자기들의 터전을 마련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접점이 크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책에서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비약적인 일반화로 느껴졌구요. 거 다행스러운건 피해자 입장에 대해서 대변한 것이 인디언들이 그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해야 하는건지, 주인공들이 이 사회에서 소수자인 사람들이 이어서 라고 말해야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만화는 현실이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현실의 연장선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저런것들에 대해서 위화감이 없다면 현실에서도 결국에는 위화감이 없어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 만화를 즐겁게 보지만 저자는 일본인이고 나는 한국인이고, 그들이 역사적 배경이 그 시점으로부터 훨씬 과거를 다루더라도 불편한 부분이 있는 것이 한국인인 나로서의 정체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크게 느껴졌던 것들은 가해자의 입장에서도 서 있었으면서 피해자의 구도로만 자신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그 모습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서구인들 처럼 힘이 없고 미개(서구인들의 기준으로)한 지역은 노는 지역이니 본인들이 진출해서 선주민을 몰아내고 사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위화감이 없는 부분이나 서구인들을 따라서 같은 노선으로 달리셨는데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말하는 부분이나... 그곳에서 친하게 지낸 부부가 일본인과 중국인이라는 것. 가상의 현실이나 해주고 싶은 말은 "퍽이나." 정도입니다. 
물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체 스토리 라이을 생각 했을때는 크게 다루지 않았고, 그리고 주인공 나오미도 매우 깊게 들어가지 않습니다. 자신이 고독한 존재고 부모님이 다 돌아가셨다는 사실에 대해서 절망하지만 그 배는 다시 그녀가 처음 시작했던 서부로 그녀를 안내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녀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모험은 또 시작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클라이막스를 장식했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다르게 풀었던 것이 더 매끄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그런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책은 정말 즐겁습니다. 4권 완결인게 억울하구요. 그리고 혼자서 뒷 이야기들을 상상하는 재미도 즐겁습니다. 연재분량 뒤에 빈 페이지에 있는 에피소드들과 연결되는 개그컷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구불구불 펜선과 자 없이 만들어낸 배경들도요.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작품입니다. 그치만 불편한 부분은 왜 불편했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기때문에 말이 좀 심하게 길어졌습니다. -_=;;  웹에서 찾아보면서 저와 비슷한 느낌을 받은 분이 한 분도 없어서 이기도 했구요. 쩝. 


반응형
BLOG main image
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by dung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407)
우리집 곰두리들 (149)
만날만날 (52)
토동토동 (370)
리뷰 (514)
나의 시간 (145)
알아차림과 수용 (0)
S - 심리치료 (145)
S - 일러스트와 디자인 (24)
w - 모에모에 설정 (0)
W - 나의 끄적끄적 (0)

달력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04-27 12:02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