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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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친 성폭력 감춰진 진실>, 주디스 루이스 허먼(주디스 허먼), 삼인
전작 <트라우마>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래서 망설임 없이 잡은 책이었습니다. <트라우마>가 나온 출판사와 <근친 성폭력 감춰진 진실>이 나온 출판사가 달라서 그런지 저자분의 이름이 두개 책이 미묘하게 다르게 표기되어 있습니다. <트라우마>에서는 주디스 허먼, <근친 성폭력~>에서는 주디스 루이스 허먼으로 되어있습니다.
사실 이 책은은 읽으면서 참 소화하기가 힘들었어요. 이 책에서 끊임없이 강조하고 말하는 분명한 '사실'에 대해서요. 사실 저는 <트라우마>쪽은 별거부감이 없이 읽었는데요. 저의 선생님께 빌려드렸더니 소화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해주셨습니다. 이책에서 말하는 그 성차적인 부분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서 2번째 읽었을때 좀 그 입장이 이해되었다 뭐 그런식으로 이야기 하시더군요. 전 그런 부분들은 미처 느끼지 못했는데, 이것이 성별의 차이인가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트라우마쪽에서 충격받았던 부분은 2차대전후 절멸수용소에서 살아온 그분들을 상담 혹은 분석하시던 의사들이 많은 고통을 호소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살아있는 것 자체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그분들의 그 느낌을 그대로 전달(?)되어서 상담을 하는 상담자 자신도 그런 고통을 많이 호소했다는 그 사실에 굉장히 충격받았었거든요. 이전에 상담을 해주는 직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어려움에 대해서 굉장히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사실 이 책을 보면서 환자가 의사를 착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사고의 비약도 있었어요. 뭐랄까 그래서 당시에 제가 종결했던 상담을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선생님을 찾아가는 것이 너무 많은 부담을 주고 죄를 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었어요. 물론 그런 저의 기우라면 기우인 우려는 다른분과 대화를 나누면서 비현실적인 걱정을 기반으로 확장되었다고 알게되었지만요. 뭐 그랬다는 이야기. -.,-;;
이 책을 보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성폭력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달라졌고, 그리고 흔히 하는 변명(?)이 얼마나 가해자 입장에서 하는 자기합리화식의 변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유혹적인 아이들은 존재하지 않았어요. 애정을 갈구하는 아이들만 존재하고 있었을 따름이지요.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고자 하는 아이들의 부던한 노력과 그리고 그것을 자기에게 편리하게만 해석해서 아이를 자신의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정당화 하는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근친 성폭력이 발생하기 쉬운 가족의 경향에 대해서도 좀더 도식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폭력안에서 당사자와 그리고 가해자 그리고 다른 가족들의 역활에 대해서도요. 어찌하여 그런 가족안에서 엄마의 역활이 부재하는 지에 대해서도요. 사실 엄마의 역활이나 그런 가해자를 옹호하거나 그런 사례에 대해서 이전에 읽었던 다른 책에서 굉장히 의문이 많았는데요. 이 책을 통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읽으면서 굉장히 의아해 했던 책은 삼인에서 나왔던 성노동에 종사했던 분들의 글쓰기 책 이었어요. 친아버지의 잦은 성폭력이 원인이 되어서 가출을 하게 되었고 흐르고 흘러와서 이쪽에 정착하게 된 그분의 글에서 그분은 여전히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었거든요. 뭐랄까 그런 아버지의 성폭력에 대해서 당위성을 부가한다는 느낌도 받았구요. 이 책은 읽은지 더 오래된 책이라서 남아 있는 기억은 이런 느낌이었어요)
무엇보다 굉장히 크게 느꼈던 부분은 제가 가지고 있던 고정된 이미지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가장 크게 충격을 받은 부분은 딸은 반드시 아버지에게 애교있는 모습을 보여줘야하는 사랑스러운 존재로만 남아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화두를 던지는 부분과  자녀의 의존 욕구를 능가하는 아버지의 바램 혹은 권리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부모(아버지)에게 사랑스럽지 않아도 자식은 자식인데말이에요. 반드시 딸은 애교가 넘치는 사랑스러운 존재여야 한다는 조건적인 도식은 역시 성역할에 대해서 굉장히 제한적이고 편파적인 시각의 일환인것 같아요. 씩씩하던 무뚝뚝하던... 사랑스럽던 아이는 아이이죠. 그건 그냥 개인의 특성일 뿐. 애교가 많은 남자아이도 있는거고 ... 하나의 성향만 있을 수는 없는거니까요. 인간은 여러가지 성향을 가지고 있고... 그런것들을 균형되게 발달시키는 것이 중요한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성폭력을 당한 사람들에 대한 종단연구의 일환으로 이사람들에 대한 인터뷰에 대한 부분도 있는데요. 이 사람들이 호소하는 고통과 그리고 그 고통이 몇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떤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도 절절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읽으면서 좀 많이 울었어요. 너무 먹먹해서 페이지를 못 넘길때도 있었고... 
정말 많이 고민하고 무섭기도하고 그리고 공부할 것이 참 많은 책 이었는데요. 읽은지 벌써 1년이 흘러가서 기억에 남는건 일단 이정도로 많이 희석되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이책에서 받은 간접적인 공포감이 얼마나 크게 작용했는지 정말 반대의 성에 대해서 어떤 굉장한 편견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 성폭력 가해자인 특히 친부나 양부에 대해서 굉장히 분노 감정이... 아 뭐라고 설명하기 힘든데요. 제가 이런 느낌을 받았던건 그만큼 충격적었고 믿기도 어려운 사실을 텍스트로 접해서 그런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애교를 부리는 딸을 이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불편하거나 우려하는... 뭐랄까 색안경을 끼고 본다는 감각이라고 해야하나? 그래서 더 힘들었었어요.  
조만간에 두번째 독서를 할 예정이에요. 읽으면서 견디기 힘들었던 부분은 여전히 많고 두렵고 때로는 공포스러울 때도 있겠지만, 저는 용기있게 페이지를 펼쳐 볼 예정입니다. 이책은 다른분들랑 읽으면서 피드백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책이에요. 저와함께 피드백을 나누실분 조심스럽게 모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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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털어놓은 부모에 관한 불편한 진실<당신의 아이가 울고있다>, 엘리자베스 마쿼드, Y브릭로드 
제목이 본문 내용과는 미묘하게 거리가 있다고 느낀 책이었어요. 제목이랑 표지가 달랐으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좀더 많은 부모님들이 일독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표지에서 전달받은 메세지는 막연한 부모에 대한 어려움에 대한 부분이었지만, 책은 굉장히 구체적인 인 대상에 관한 책 이었습니다.
이혼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에 대해서 연구하고 상담한 내용인데, 이혼 가정 아이중에서 비교적 행복하게 이혼(과연 존재할지 의문스럽지만)이라고 평가되는 집단과 그리고 이혼후에도 양쪽 부모 모두와 주기적으로 연락하고 함께 사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저자 본인이 이런 '불행한 결혼보다는 행복하다는 이혼 가정'에서 자란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경험과 그리고 비슷한 입장에 있는 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사례에 나오는 아이들은 대부분 언론에서 포장해서 소개되었던 '행복한 이혼가정'의 아이들이 어떤 고난을 겪고 있는지에 대한 책이었어요. 저자는 '언론에서 말하는 행복한 이혼(?)을 한 부모의 아래에서 자란 아이들의 어려움도 저렇게 많은데... 행복하지 못한 이혼을하고 그리고 이혼후에도 여러가지 트러블이 많은 부모 아래에서 자란 아이들은 어떻겠느냐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부모가 이혼을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서로의 가치관이나 문화의 배경이 다른것이 가장 큰 부분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 서로가 협의점을 이끌어내는 것을 실패했기 때문에 이혼하는 경우, 그리고 한쪽 배우자의 외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모가 이혼을 하고 나면 그 부분에 대해서 부모들이 조율하고자 노력했지만 실패했던 그것이 고스란히 아이에게 온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포스터에 처럼 시골에서 사는 아빠에게 여름방학에 다녀가고 도시에 사는 엄마와 학기중 생활을 하는 여러가지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두개의 양극단의 가치관에 맞추기 위해서 아이는 끊임없이 카멜레온처럼 변신을 강요받고 그리고 스스로도 그렇게 되도록 부던히 노력한다고 합니다. 
이혼후에는 한쪽 부모의 외모에게 더 많은 것들을 물려받은 외모는 반대쪽 부모의 집안에서는 비난이나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그리고 이혼한 부모 사이를 왕래하는 아이들은 양쪽 부모 모두에게 버림받을까봐 전전긍긍하며 양쪽 모두 집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못하며,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표현한다고 합니다.
그냥 부모가 화가나서 일시적으로 던지는(?) 말인 "너네 아빠(엄마)네 집으로 가버려!"라는 말은 아이들을 근원을 뒤흔들 정도로 불안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현실로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만약 내가 부모가 원하는 조건적인 부분을 선택하거나 취득하지 못한다면 나는 그렇게 될수 있는 연장선상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 발버둥치는 아이들의 노력들을 부모들은 자신들의 어려움이나 여러가지로 인해서 인식하지 못하며, 아이를 통하여 이혼한 배우자가 어떻게 사는지 알고자하거나 조정하고자 하는 경향이나... 
아이는 양쪽 부모의 집을 오가면서 점차 자신의 원래의 형태를 잃어가는 느낌을 받으며, 두개의 극단적인 가치관에서 조율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끼며, 그리고 더 상처받은 한쪽부모에게 다른 한쪽 부모의 집에서 함께한 생활을 어디까지 공개해야는지로 끊임없이 고민한다고 합니다. 자신의 상처받은 부모의 상처를 더 늘리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 아아. 정말 그들의 고군분투하는 노력들은 ... 
책을 보면서 불행한 결혼생활보다 행복한 이혼이 더 아이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이혼한 부모들을 위한 이혼에 대해서 환상을 부여하는 장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이혼에 대해서 자녀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장치로서 말이지요. 그렇다고 불행한 결혼생활이 이혼보다 더 낳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행복한 이혼이더라도 이혼은 아이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가져오고 그걸 간과하거나 미화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대해서 경종을 울리고자 저자는 텍스트로 힘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그런 선택이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었지만, 그 결과도 역시 가볍거나 낙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항상 상기하고 있어야 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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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히스토리를 넘어서>
부흥하는 일본 내셔널리즘에 대한 진보적인 지식인 18인의 비판
코모리 요우이치, 코우노 켄스케, 서경식, 이연숙, 나리타 류우이치, 요시에 아키오, 이효덕, 오오고시 아이코, 강상중, 카와모토 타카시, 이와사키 미노루, 요시비 순야, 타카하시 테츠야, 요네야마 리사, 우카이 사토시, 후루타 모토오, 하세가와 히로코, 시토 마나부
삼인, 신국판, p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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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어려운 책 이었습니다. 뒤로 갈 수록. -_=;; 일본문학에 대해서 잘 모르는 관계로... 주로 논의되는 예의 그 작품에 대해서 읽어본적이 없기 때문에 더 어려웠던거 같습니다. 그래도 읽어보시기를 추천해드립니다. 

본인의 관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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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파시즘>
임지현, 권혁범, 김기중, 박노자, 김은실, 권인숙
유명기, 김근, 김진호, 전진삼, 문부식, 삼인, p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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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비평 편집진이 모여서 만든 당비 특별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책. 내용은 책제목 그대로 우리 주변에 친숙하게 자리잡고 있는 파시즘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인의 리뷰
http://tsuyodung.tistory.com/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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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은 읽고 바로...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_=;; 기억이 잘... O>-< 우어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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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심리학>, 배르벨 바르데츠키, 북폴리오
사실 제목이나 표지의 느낌(내가 샀을 시절의 표지는 저 옆의 표지가 아니었음)을 생각하면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책.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주위에게 추천하는 도서가 되었다능. 발간할때 영화랑 같이 이벤트도 했다던데 조용히 사라졌던 책이라고 모님이 이야기 해주셨음. 아무래도 책의 제목의 문제가 가장 크지 않았을까 싶다. -_-a
책은 '나르시즘 인격장애'를 다루고 있는 책으로 이 범주안에는 폭식증, 거식증 이런 유형의 병으로 고생하는 분들의 성격의 분류가 대부분 여기에 해당된다고 한다. 나는 사실 이 말(나르시즘 인격장애)을 처음 들어봤다. 최근 교양 수업을 하면서 이상심리학에서 자기애적 인격장애를 본 기억이 있어서 그건가 했더니 좀 다른 범주였다. 깊이 들어가면 저변에 깔린 바탕은 비슷하다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었지만 말이다.
뭐 다른걸 넘어가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내담자들의 자기의 치료의 경험에 대해서 스스로 적은 부분'이라고 해야겠다. 개개인의 문제에 대해서 치료를 하면서 자신이 바라보고 개선하고 노력했던 것들을 축약해서 적은 부분인데 이것이 정말 좋았던 기억이 남는다. 
그 외에는... 책을 읽은지가 오래되어서 기억이 잘. -_=;;; 나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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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 서경식, 철수와 영희
좋아하는 서경식 선생님의 책. 매우 끄덕이면서 읽었지만,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라고 하면 '이스라엘에 대한 부분'이었다. 선생님은 이 나라에서 종교적인 문제를 매우 간과하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스라엘 악당'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난 적은(나에게는) 거이 없었다. 
오히려 매체에서 그 나라에 대해서 신성시 혹은 이미지화(우월한 국가)에 대한 글들 또는 주장들만 봤었는데, 내가 반대되는 글들을 보지 못했다는 건가? 주류 매체에서 나오는 이야기도 그들의 행동을 옹호하고 있으며 반대쪽은 악당으로 몰아갔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선생님은 어디에서 그런 사람들을 만난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튼간에 '악당 이스라엘'에 대한 이미지가 이 나라의 사람들 다수에게 있다면, 그건 그 국가가 지금 하는 행동 그 자체라기 보다는 이 나라에서 개신교에 대한 거부감의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미국에서 그네 나라의 상징인 건물이 불탈때 언론에서 말하는 내용과 반대의 입장의 생각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었다. '언젠간 저렇게 될 줄 알았지만, 저정도 일줄이야. 그들의 한이 크긴 컸구나. 그렇다고 해서 저걸 용인하거나 용납할 수는 없지만, 저런식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뭐 그런 생각들을 했던거 같다. 
선생님은 이스라엘의 모든 사람이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고 했던걸로 기억하지만(아마도) 그래도 그 사람들이 그 나라에서 주류라면, 반대의 의견에 힘쓰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그냥 따라가는 사람들에 대한 면죄는 불가능 하다고 생각한다. '몰랐다', '무지했다', '살기가 힘들어서...', '어쩔수 없었다' 등등의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런 말을 한다면 그 사람은 진정 염치 없는 인간이 아닐까 싶다. 고말을 그대로 당신들에게 돌려준다면... 당신들은 뭐라고 말할까? 당신들은 '유감이다'라는 말을 듣고싶은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민'으로서 누리고 있다면 '그 국민으로서 책임'도 인지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그런것을 가르쳐 주는 주는 공간이나 매체는 본 기억이 없는것 같다. 물론 그 책임의 다른 범주의 교육은 열심히 받았지만 말이다. ~_~
만약 이 나라에서 파병한 군인들 때문에 피해를 본 국가의 사람이 와서 '너네 나라는  #@$@#@#@??!!!'라고 말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생각으로는 죄송하다는 말 이외에 달리 생각나는 말도 없다. 상대방이 죄송하다는 말을 들을 준비가 된 사람이라면 그거야 말로 진정 안도(혹은 감사)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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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파시즘>, 임지현, 권혁범, 김기중, 박노자, 김은실, 권인숙, 유명기, 김근, 김진호, 전진삼, 문부식, 삼인
사고 보니 당대비평 특별호 이었다. 여는 글인 임지현 선생님의 글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줬다. 읽다가 몰랐던 부분도 많았고... 특히나 권혁범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오잉? 하고 말이다. 그외에 뭔가 생각했던 것들이 많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는 것. -_=;;; 하아.
더하자면 권혁범 선생님의 책을 사볼 예정이다. 이전부터 사보고 싶었지만 글을 보고 사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실 사보고 싶다는 건 임지현 선생님쪽이 더 강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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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상경해서 친구 M씨를 만났는데, 그자리에 M씨의 지인분 일본인 Y양과 그리고 M씨에게 호감이 있다는 교토대 인류학과 대학원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일본인 Y양을 같이 만나게 된건 Y양의 지인인 인도네시아 친구가 인도네시아로 돌아가는데 일기장 같은걸 만들어서 주는데 그 일기장에 그림을 그리는걸 도와주기 위함이었습니다. 본국에 돌아가는 그녀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매우 이미지가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부끄러웠다. 그녀는 어딜가나 오는 그 차별적인 시선을 견디기가 힘들었다고 일본인 Y양이 말해주더군요. 그리고 그녀는 한국에 오기전에 일본에서 잠시 생활했는데... 그런 대접을 받지 않아서 한국에서도 큰 어려움이 없으리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너무 달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더욱 한숨. 뭐 여튼 저는 매우 복잡한 감정으로 그녀를 위한 일기장의 장식들을 열심히 나는 도왔고... 그러던중 문제의 교토대 인류학 전공인 대학원생 청년이 왔습니다.

이런 저런이야기를 하다가 그가 물어본 질문은 '한국의 전통문화 단절'이었습니다. 순간 빠직. 이 나라의 전통문화의 기념품화와 예술화는 당신네들의 업적이었다라는것을 저변에 깔고 나름 열심히 침착하게 설명을 해줬고 그 청년은 한국말에 익숙하지 않은 관계로 함께 있었던 친구 M이 통역을 해줬습니다. 그의 답변은 자기네 전통도 단절 되었다라고... 단절의 범위가 틀리지 아니한가!! 우리네의 단절과 그들의 단절은 분명히 다름에도 그는 이해하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재차 설명. 게다가 제가 진심으로 유감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이유의 저변에 깔고 시작했던 그 진실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듣지 못했습니다. 이런식으로 일본인과의 교류는 처음인 관계로... 평정을 최대한으로 유지했지만, 저는 나름 패닉상태 이었던거 같습니다. 사실 자신이 한 이야기가 잘 전달 되었는지도... 내가 본인이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 말로 비슷하게라도 표현했는지 조차도 잘 모르겠더군요.
다음의 질문은 '이해가 가지 않는 한국의 기독교';;;;;;;; 하아. 또 열심히 설명해줬고 M은 열심히 번역해줬습니다. 그 총각은 구교와 신교의 차이도 잘 모르는 듯 했습니다. OTL 그리고 옆에서 똘망한 눈으로 듣도 Y양.

그리고 12시가 다되어서 친구 C선생과 친정집에 귀가해서 간만에 DVD를 빌리면서 전에 친구에게 빌려보다가 엔딩권을 못본 <골든데이즈>를 빌렸습니다. 그녀는 보지 않는 것이 좋을거라는... 미묘한 한 마디. 네타를 요청했습니다. "이탈리아 군복이야!!"라는 외침. 뭘까? 라고 생각하고 다음날 오후즈음 일어나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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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할아버지의 친구인 이탈리아인과 혼혈인 도령은 어머니의 나라인 이탈리아로 돌아가서 세계평화를 위해서 이탈리아군에서 무솔리니 양반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막장 엔딩. 막장이면 막장답게 독일은 어떠한가?라는 생각도 들더군요.그야말로 실소. 처음에는 번역하는 사람에게 화가 났었습니다. 차라리 미국으로 번역했으면... 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랬으면 수용소에서 있었겠구나. 영화 삼나무에서 내리는 눈이 생각이 났습니다. 암전. 명쾌하게 불쾌해졌습니다.

아무튼 저는 문제의 그 장면을 보고나서야 저는 책의 전반에 넘치고 넘쳐나는 균열이 그제서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참으로 빨리도 봤습니다.;;; 개인적인 이유의 살인은 용납되지 않지만, 국가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살인은 용납된다는 것. 일본인들의 일본인들에 대해서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판타지의 긍국. 저 시기에 이탈리아에서 잘도 인종차별을 아니받고 즐겁게 사셨을랑가?...라고 생각했더니 실소가. 생각해보니 애시당초에 그 시대로가서 전하고 싶었지만 전하지 못한 메세지인 원폭 문제.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피해자 입장뿐인 그네들. 시점이 아이들이니 더더욱 말다했습니다. 이걸 출판사에서 연재해주게 하는구나. 하긴 이나라에서 번역판도 나왔구나.
일본의 트렌드인 자민족 중심의 역사사관의 한 부분인거 같다고 친구 C선생에게 말하니 그게 보통 일본인들의 시점일꺼라고. 생각해보니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말은 하지 않았지만... 대화했던 그 일본인 두분과 별생각없음에는 크게 차이가 없는거 같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야말로 오십보백보가 아닌지.
저 또한 아무생각 없이 소비해오던 사람의 하나라서 정말 부끄러워졌습니다. 이런 부분을 느낄때마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난감합니다. 그렇다고 좋아하는 부분을 모두 부정할 수는 없는거고. 저 자신도 자유롭지 못한 기분이었습니다.

<골든데이즈> 마지막권을 본 이후에 다시 <내셔널 히스토리를 넘어서>를 잡았습니다. 사실 전에 책을 보다가 포기를 했었던 관계로 다시 읽는다면 매우 큰 계기가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그 계기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장 중심적인 부분이었습니다. 항상 이런 부분(조금 다를지도 모르지만)으로 언제나 고민해왔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의 일상적인 부분과 정치적인 부분의 해리에 대해서요. 친우 C선생은 이부분이 통일이 되어야 된다는 입장이지만, 저는 뭐 좋아하는 부분이 있으면 이부분은 눈감고 넘어가도 되지아니한가! 하는 입장이었거든요. 그렇지만 언젠가 충돌하는 부분에서 겹쳐지면, 저만 예외일까요? 저만 열외일리가 만무하시겠죠... 뭐 그런거입니다만, 그래서 정말 곤란해 지겠지요. 그렇다고 모두에게 정체성을 커밍아웃하고 살고있는건 아니라서요. 그네들의 입장에서는 제가 자란 집이 빨갱이 집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어야하는지 실소해야하는지 알수없는 현실입니다만, 요즈음은 현정부 입장에서 보면 그런거같습니다. 낄낄.

어떤 부분만보고 전체로 해석하는 편견앞에서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유롭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인 부분으로 이야기한다면, 가령 파병문제가 가장 적절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단지 국익을 위한 파병에 동의한다면 타국에서 그 국가의 국익을 위해서 국가와 국가간의 선을 넘어서서 그러한 부분에서 피해자가 된다면, 그네들의 국익을 위해서 결코 그 피해자 입장으로 항변하거나 항의하는데서 다른 국가들에게 피해자적 부분에 대해서 순수하게? 인정받고 도움받기(?) 힘들다는 것. 당연한게 아닙니까? 자기네를 위해서만 한정되게 국익을 위해서 인정한다니. 그 논리는 어디서 온건지. 애시당초 그 논리를 내세우는 그 뻔뻔함은...  라고 생각합니다.(먼 소리를 하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정말 어휘력이 딸리는군요. 쩝)
무정부주의자분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이분들은 열외로 한다고치고... 과거에 어떠한 잘못을 했다면, 그 과거가 그렇게 되도록 방관한 사람들(그 사회의 지배층이 아닌 그 사회 구성원의 보통 사람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관자적인 태도가 용서받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지했다라고 용서받는다면 이세상에는 용서받을것이 정말 많을거 같습니다. 몰랐었다!라고 끝날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거에 대해서 기억하고 있으며 앞으로 절대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하는것이 그 사회 구성원들이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현재 일본은... 그리고 우리들은....

궁극적으로는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아닌 사람이 되고싶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었스면 좋겠습니다. 그런면에서는 좋아하는 사람의 상당수가 그런 분이 아니라서 매우 좌절입니다. 역시 문제일까요?

<내셔널 히스토리를 넘어서>에서 카와모토 타카시씨의 글에서 사무엘 존슨의 한 경구를 언급했었습니다.
"애국심은 악당의 최후의 가리개" 매우 공감. 언제나 민족(국가)주의앞에서 무너집니다. 그리고 가족주의 앞에서도요. 저는 시바 료타로의 작품을 읽어본적은 없지만, 읽어볼 마음이 생겼습니다. 변역본이 있다면요. 책은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배경지식이 거이 전무한 저에게는요. 그래도 접근하기 쉬웠던 분의 글은 재일교포 분들의 글(서경식씨). 서경식씨와 대담집을 읽어서 조금 가까워진 타카하시 테츠야씨. 그리고 내국인이 되기를 희망한 반도인의 좌절을 다룬 이야기였습니다. 어려워도 최소한 3번은 읽어봐야겠습니다. 진심으로 어떻게 그렇게 된건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러는 의미에서 박노자씨의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사?인가 그책도 필히 읽어야겠습니다. 후에 어느날 그분들이 그때를 이야기하면 아무생각 없는 지금의 저는 대답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뭐라 사과 할지도요. 아는게 있어야죠.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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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by d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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