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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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상경해서 친구 M씨를 만났는데, 그자리에 M씨의 지인분 일본인 Y양과 그리고 M씨에게 호감이 있다는 교토대 인류학과 대학원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일본인 Y양을 같이 만나게 된건 Y양의 지인인 인도네시아 친구가 인도네시아로 돌아가는데 일기장 같은걸 만들어서 주는데 그 일기장에 그림을 그리는걸 도와주기 위함이었습니다. 본국에 돌아가는 그녀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매우 이미지가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부끄러웠다. 그녀는 어딜가나 오는 그 차별적인 시선을 견디기가 힘들었다고 일본인 Y양이 말해주더군요. 그리고 그녀는 한국에 오기전에 일본에서 잠시 생활했는데... 그런 대접을 받지 않아서 한국에서도 큰 어려움이 없으리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너무 달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더욱 한숨. 뭐 여튼 저는 매우 복잡한 감정으로 그녀를 위한 일기장의 장식들을 열심히 나는 도왔고... 그러던중 문제의 교토대 인류학 전공인 대학원생 청년이 왔습니다.

이런 저런이야기를 하다가 그가 물어본 질문은 '한국의 전통문화 단절'이었습니다. 순간 빠직. 이 나라의 전통문화의 기념품화와 예술화는 당신네들의 업적이었다라는것을 저변에 깔고 나름 열심히 침착하게 설명을 해줬고 그 청년은 한국말에 익숙하지 않은 관계로 함께 있었던 친구 M이 통역을 해줬습니다. 그의 답변은 자기네 전통도 단절 되었다라고... 단절의 범위가 틀리지 아니한가!! 우리네의 단절과 그들의 단절은 분명히 다름에도 그는 이해하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재차 설명. 게다가 제가 진심으로 유감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이유의 저변에 깔고 시작했던 그 진실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듣지 못했습니다. 이런식으로 일본인과의 교류는 처음인 관계로... 평정을 최대한으로 유지했지만, 저는 나름 패닉상태 이었던거 같습니다. 사실 자신이 한 이야기가 잘 전달 되었는지도... 내가 본인이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 말로 비슷하게라도 표현했는지 조차도 잘 모르겠더군요.
다음의 질문은 '이해가 가지 않는 한국의 기독교';;;;;;;; 하아. 또 열심히 설명해줬고 M은 열심히 번역해줬습니다. 그 총각은 구교와 신교의 차이도 잘 모르는 듯 했습니다. OTL 그리고 옆에서 똘망한 눈으로 듣도 Y양.

그리고 12시가 다되어서 친구 C선생과 친정집에 귀가해서 간만에 DVD를 빌리면서 전에 친구에게 빌려보다가 엔딩권을 못본 <골든데이즈>를 빌렸습니다. 그녀는 보지 않는 것이 좋을거라는... 미묘한 한 마디. 네타를 요청했습니다. "이탈리아 군복이야!!"라는 외침. 뭘까? 라고 생각하고 다음날 오후즈음 일어나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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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할아버지의 친구인 이탈리아인과 혼혈인 도령은 어머니의 나라인 이탈리아로 돌아가서 세계평화를 위해서 이탈리아군에서 무솔리니 양반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막장 엔딩. 막장이면 막장답게 독일은 어떠한가?라는 생각도 들더군요.그야말로 실소. 처음에는 번역하는 사람에게 화가 났었습니다. 차라리 미국으로 번역했으면... 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랬으면 수용소에서 있었겠구나. 영화 삼나무에서 내리는 눈이 생각이 났습니다. 암전. 명쾌하게 불쾌해졌습니다.

아무튼 저는 문제의 그 장면을 보고나서야 저는 책의 전반에 넘치고 넘쳐나는 균열이 그제서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참으로 빨리도 봤습니다.;;; 개인적인 이유의 살인은 용납되지 않지만, 국가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살인은 용납된다는 것. 일본인들의 일본인들에 대해서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판타지의 긍국. 저 시기에 이탈리아에서 잘도 인종차별을 아니받고 즐겁게 사셨을랑가?...라고 생각했더니 실소가. 생각해보니 애시당초에 그 시대로가서 전하고 싶었지만 전하지 못한 메세지인 원폭 문제.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피해자 입장뿐인 그네들. 시점이 아이들이니 더더욱 말다했습니다. 이걸 출판사에서 연재해주게 하는구나. 하긴 이나라에서 번역판도 나왔구나.
일본의 트렌드인 자민족 중심의 역사사관의 한 부분인거 같다고 친구 C선생에게 말하니 그게 보통 일본인들의 시점일꺼라고. 생각해보니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말은 하지 않았지만... 대화했던 그 일본인 두분과 별생각없음에는 크게 차이가 없는거 같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야말로 오십보백보가 아닌지.
저 또한 아무생각 없이 소비해오던 사람의 하나라서 정말 부끄러워졌습니다. 이런 부분을 느낄때마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난감합니다. 그렇다고 좋아하는 부분을 모두 부정할 수는 없는거고. 저 자신도 자유롭지 못한 기분이었습니다.

<골든데이즈> 마지막권을 본 이후에 다시 <내셔널 히스토리를 넘어서>를 잡았습니다. 사실 전에 책을 보다가 포기를 했었던 관계로 다시 읽는다면 매우 큰 계기가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그 계기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장 중심적인 부분이었습니다. 항상 이런 부분(조금 다를지도 모르지만)으로 언제나 고민해왔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의 일상적인 부분과 정치적인 부분의 해리에 대해서요. 친우 C선생은 이부분이 통일이 되어야 된다는 입장이지만, 저는 뭐 좋아하는 부분이 있으면 이부분은 눈감고 넘어가도 되지아니한가! 하는 입장이었거든요. 그렇지만 언젠가 충돌하는 부분에서 겹쳐지면, 저만 예외일까요? 저만 열외일리가 만무하시겠죠... 뭐 그런거입니다만, 그래서 정말 곤란해 지겠지요. 그렇다고 모두에게 정체성을 커밍아웃하고 살고있는건 아니라서요. 그네들의 입장에서는 제가 자란 집이 빨갱이 집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어야하는지 실소해야하는지 알수없는 현실입니다만, 요즈음은 현정부 입장에서 보면 그런거같습니다. 낄낄.

어떤 부분만보고 전체로 해석하는 편견앞에서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유롭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인 부분으로 이야기한다면, 가령 파병문제가 가장 적절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단지 국익을 위한 파병에 동의한다면 타국에서 그 국가의 국익을 위해서 국가와 국가간의 선을 넘어서서 그러한 부분에서 피해자가 된다면, 그네들의 국익을 위해서 결코 그 피해자 입장으로 항변하거나 항의하는데서 다른 국가들에게 피해자적 부분에 대해서 순수하게? 인정받고 도움받기(?) 힘들다는 것. 당연한게 아닙니까? 자기네를 위해서만 한정되게 국익을 위해서 인정한다니. 그 논리는 어디서 온건지. 애시당초 그 논리를 내세우는 그 뻔뻔함은...  라고 생각합니다.(먼 소리를 하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정말 어휘력이 딸리는군요. 쩝)
무정부주의자분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이분들은 열외로 한다고치고... 과거에 어떠한 잘못을 했다면, 그 과거가 그렇게 되도록 방관한 사람들(그 사회의 지배층이 아닌 그 사회 구성원의 보통 사람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관자적인 태도가 용서받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지했다라고 용서받는다면 이세상에는 용서받을것이 정말 많을거 같습니다. 몰랐었다!라고 끝날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거에 대해서 기억하고 있으며 앞으로 절대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하는것이 그 사회 구성원들이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현재 일본은... 그리고 우리들은....

궁극적으로는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아닌 사람이 되고싶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었스면 좋겠습니다. 그런면에서는 좋아하는 사람의 상당수가 그런 분이 아니라서 매우 좌절입니다. 역시 문제일까요?

<내셔널 히스토리를 넘어서>에서 카와모토 타카시씨의 글에서 사무엘 존슨의 한 경구를 언급했었습니다.
"애국심은 악당의 최후의 가리개" 매우 공감. 언제나 민족(국가)주의앞에서 무너집니다. 그리고 가족주의 앞에서도요. 저는 시바 료타로의 작품을 읽어본적은 없지만, 읽어볼 마음이 생겼습니다. 변역본이 있다면요. 책은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배경지식이 거이 전무한 저에게는요. 그래도 접근하기 쉬웠던 분의 글은 재일교포 분들의 글(서경식씨). 서경식씨와 대담집을 읽어서 조금 가까워진 타카하시 테츠야씨. 그리고 내국인이 되기를 희망한 반도인의 좌절을 다룬 이야기였습니다. 어려워도 최소한 3번은 읽어봐야겠습니다. 진심으로 어떻게 그렇게 된건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러는 의미에서 박노자씨의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사?인가 그책도 필히 읽어야겠습니다. 후에 어느날 그분들이 그때를 이야기하면 아무생각 없는 지금의 저는 대답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뭐라 사과 할지도요. 아는게 있어야죠.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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