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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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M씨를 기다리며 서점에서 신간들을 보다가 <베델의 집 사람들>이라는 책이 나왔다는 걸 알았습니다.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인터넷에서 주문하기로 결심하고 돌아서서 인터넷에서 보다가 베델의 집에서 나온 책이 국내에 소개된 책이 <베델의 집 사람들>과 <지금 그대로도 괜찮아>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조만간 몰아서 주문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지난주 토요일날 도서관에 갔더니 신간코너에 떡하니 <베델의 집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바로 대여 고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는건 정말 좋은거 같은데... 사서 보기로 결심한 책들을 좀처럼 사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책을 주문을 할 때가 되면 순위에서 그 책들이 밀려나서 말이다.-_-;; 보고싶은 책은 웰케 많은지;; 하하하.

사실 책을 처음 잡게된 동기는 귀여운 표지때문이었다. 집의 위에 올라가있는 귀여운 수염 아저씨의 그림을 보고... 궁금해져서 책을 잡았는데 베델의 집의 정신장애인들과 베델의 집과 관계가 있는 일반인들의 글을 모아서 낸 책이 <베델의 집 사람들>이었다. 책의 중간중간에 있는 귀여운 그림들처럼 책은 그러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매우 유쾌했다. 그리고 즐거웠고 읽는 도중 그들의 행동이 귀여워서 웃음이 나올때가 몇번이나 있었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사업체를 운영하는지 알았을때도 정말 유쾌했고... 이런 직장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일한다면 직장에 출근할때 좀더 즐거운 마음으로 갈 수 있을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회사다닐때 더 좋아져야 한다는 것이라던가 기한내에 끝내야 한다는 것 등등으로 압박받았던 일들이 생각이 나더군요.
책을 읽으면서 찡했던 부분은 환자들의 글에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아도 지금 그대로도 좋다는 것,특히 못난 자신 그대로가 좋다는 것, 약함은 그대로 가치가 있다는 것, 실수해도 좋다는 것, 불안한것도 당연하다, 헤매더라도 중도에 실패하더라도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 등등 정말 많았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고 충격적인 것은 위의 생각의 확장선으로서 "환청"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의사선생님은 환청의 존재에 대해서 인정해주고 가령 약을 바꿀때 환자와 대화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환청씨에게도 의사를 물어보는 에피소드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환청'이 아니라 '환청씨'라고 호칭을 해서 환청에게 하나의 인격을 부여해줘서 환자와 그의 환청과의 대화를 유도하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면서 기존 사회에서 좋지 못한것으로 배척받는 것들에 대해서 긍정하는 마인드가 정말이지... 눈물이 핑글 돌았습니다.

못난 그대로 살아가다
저는 항상 자신에게 많은 벌점을 주며 살아왔습니다.
가와무라 선생님이나 무카이야치 씨는 "못난 그대로의 시미즈 씨로도 괜찮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저는 '못난 그대로의 자신'이 싫었기 때문에 "못난 그대로도 괜찮다"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못난 그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용기가 무척 필요한 일입니다. 못난 그대로의 자신이 싫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가 걱정되어 견딜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른 사람이 보고 있는 이미지'는 사실 저 자신이 만든 이미지였습니다. 어둠 속에서 가장 먼저 보인 게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때 비로소 저는 "현실에서 도망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못난 내가 싫어, 싫어"라고 결국은 7년 동안이나 자신에게 응석을 부리며 살아온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 자신을 때리면서 어떻게든 살아왔습니다. 자기학대를 그만두고 온화한 마음이 되면 사람의 인상도 바뀌나봅니다. 자신이 변하면 인상도 변하는 법이니까요.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지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변하면 됩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집착하는 나 자신에게 집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 체념이 중요해, 시미즈 리카, p 127

실수할 권리가 있다
사람은 병에 걸려 알게 되는 것이나 얻을 수 있는 것도 분명히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합니다. 병이 재발하는 것만을 두려워한들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환자에게도 '실수할 권리'가 있습니다. 실수나 고생에서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병원이나 의료진은 '재발을 막는'다는 대의명분 아래 정신장애 환자에게서 지나칠 정도로 '실수할 권리'를 빼앗아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베델의 집'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어려움과 실수를 '살아가는 고생'으로 소중히 여기는 장을 만들어 왔습니다. 저 역시 "실수해도 좋다", "불안한것도 당연하다", "헤매더라도, 중도에 실패하더라도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저연스런 일이다"라고 존재 자체에대해 안도감을 갖게 되어 마음이 아주 편해졌습니다.
- 지금 이대로가 좋은 것 같다, 무카이야치 에쓰코, p 179

'약함'은 그것 자체로 가치가 있다
일을 포함하여 모든 작업이나 사업을 진행하면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도달 목표나 주의 사항을 강조하는 것보다 각자가 안고 있는 약함이나 모자람으로부터 앞으로 일어날 다양한 사고를 미리 예측하여 그것을 서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각자가 가진 '약함을 공개'하여 서로 돕게 되고 결과적으로 위험을 피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것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약함이란 강함이 약해진 것이 아니다. 약함이란 강함으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도 아니다. 약함에는 약함으로서의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다. 이처럼 '베델의 집'에는 독특한 '약함의 문화'가 있다. '강한 것', '옳은 것'의 지배를 받는 가치 속에서 "인간이랑 약한 존대다"라는 사실과 마주하고 그 안에서 '약함'이 갖는 가능성과 저력을 이용한 삶을 선택한다. '베델의 집'은 그런 삶의 문화를 키워왔다.
- 약함을 유대로, 무카이야치 이쿠요시, p208-209



요근래에 화재사건도 그렇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이 그 불안정함을 관리받지 못하여 사건과 사고를 일으키게 되는 것에 대해서 그런 사람들을 격리해야한다는 의견을 넷에서 볼때마다 정말 답답할때가 많았습니다. 중세때 정신질환저들을 배에 태워서 계속 돌리는 것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거 같아서 그런 내용들을 보면 부끄러워집니다. 약을 먹고 상담을 받으면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은 아주 심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로 하고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이 늘어간다는 것.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부분은 원래 타고나는 유전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사실 살아가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해결또는 해소하지 못해서 쌓이고 쌓여서 폭발하는 구조가 아닌까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울증을 방치하고 극도에 이르면 정신분열에 이르른다던가... 사회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들과 사회를 원활하게 움직이게 하는 기관에서 그런 부분을 해소해준다던가 멈추도록 해준다던가 사회적 장치나 제도를 마련해야한다는 필연적인 증거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되었던 개인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그 사회에서 낙오된다던가 그런 좌절로 인해서 더 심해진다는건 부정 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건 사회에 책임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언제까지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사회로 남아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최근의 2mb의 꼴을 보면 계속 그럴거 같네요. 허허. 취직관련으로 멍멍소리를 하는거를 보면...
병원을 기피하는 사회적인 편견들, 비싼 병원비, 치료를 받게되면 생기는 문제들을 기관(국가)에서 나서서 인식의 개선을 해줘야하는것이 당연한건데... 베델의 집 사람들이 그들이 살고 있는 우라카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하며 일반인들과 교류해서 나아가기도 하고 뒤로가기도 하는 그런것 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최소한 보험에서 차별받는 그런 문제는 해결해달라는 겁니다. ㄱ- 너무 어려운걸 바라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티비에서 장기기증자도 보험 가입을 거부당한다는 사실을 았았습니다. O<=< 분열증에 처방받는 약도 몇년전에야 의료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했다니... 뭐 말다한거 같지만; 바다 건너 나라를 생각하면 여기는 나름(?) 천국일지도 모르겠지만, 상담을 받는다던가 그런것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바다 건너의 나라가 부럽습니다. 특히 영화에서 그냥 평범하게 부부가 상담받는 장면을 볼때 그렇습니다.

<지금 그대로도 괜찮아>도 읽어보고 싶은데 이 책은 베델의 집 사람들과 관계자분들이 쓴 책이 아니라 기자가 쓴 르포라서 좀더 어둡다고 <베델의 집 사람들>에서 번역자분이 후기에 적어주어서 살짝 망설여졌습니다. 국내에 <'베델의 집'에서 부는 바람>과 특히 <안심하고 절망할 수 있는 인생>이 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제목에 필이 퍽퍽!!하고 왔거든요. 얼마전에 산 <사람으로부터 편해지는 방법>인가? 는 사고 매우 좌절했지만요.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크게 좌절했습니다. 그냥 생활에 대한 가벼운 느낌의 글들이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글들도 있었지만... 제목의 이미지는 아닌거 같습니다. OTL 일본에서 발행된 원제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역시 낚였다는 생각이;; 최근의 출판사의 신간도 그런쪽으로 낚더군요. 신간코너에서 보다가 낚일 뻔 했습니다. 후후후. 뭐 겨울이니 요즘 나라안의 상황도 그렇고하니 그런거 같지만... 그래도 좀...;;; 아닌책을 그런책으로 포장하는 건 좀 많이 슬프네요.
그나저나 본문에 사용된 일러스트는 누가 그린건지 없더군요. 궁금했는데... 마음속에서 베델의 집 사람들 중에서 누가 그렸다고 상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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