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완벽주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10.21 '이상적인 자신'에 얽매이지 않는다
  2. 2012.09.11 완벽주의 4

자기부정을 안고 있는 사람일수록 거기서 도피하기 위해 이상적이고 완벽한 대상을 추구한다. 이런 사람에게는 자신의 정체성에 관해서도, '완벽한 자신은 착한 자신'이고 '불완전한 자신은 나쁜 자신'이라는 두 가지 대립적인 등식이 있을 뿐이다. 자신이 완벽하다면 부모와 주위 사람들도 인정하고 사랑해주리라고 믿기에 무리하게 발돋음을 해서라도 완벽해지려고 한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이란 없다. 완벽한 자신을 추구할수록 현실에서 발견하는 자신은 불완전하고 형편없을 뿐이어서 자기혐오에 빠지고 우울해진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완벽한 자신, 이상적인 자신이라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일까. 그것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일까. 그것은 어쩌면 부모의 바람이나 기대가 만들어낸 환상, 있는 그대로의 불완전한 자신을 숨기기 위한 가면, 어린아이처럼 단지 칭찬받기 위해 그려놓은 이미지가 아닐가. 만약 그렇다면 이상적인 자신을 실현했다고 해도, 거기에는 진정한 자신도 자기다운 행복도 없다. 그것이 환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남는 것은 허무뿐이다. 이상적인 자신과 비교했기에 현실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환상의 조종을 받는 쪽이 훨씬 더 한심하다.

'착한 아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부모에게 사랑받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상 속의 '착한 아이'에게 얽매여 있는 한, 부모의 지배를 극복하고 독립적인 성인이 될 수 없다. 현실 속의 '나쁜 아이'역시 소중한 자신이다. 스스로 자신이 '나쁜 아이'임을 받아들였을 때 성숙한 인간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다. 용기를 내서 '이상적인 자신'이라는 환상을 쫓아내고 '착한 아이'로 행동하기를 멈추자. '나쁜 아이'가 되자. 

그럴 때 죄책감이나 불안감이 엄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부모에 대한 의무감이 마음을 옥죄고 있기에 그 속박에서 벗어나려면 누구나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성인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불효자'가 되어볼 일이다. 부모를 한번 밀어젖혀 보는 것이다. 그것은 슬프고 괴로운 일이지만, 그러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부모로부터 자유로워졌을 때 다시 부모를 사랑할 기회도 찾아온다.

타인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이상적인 상대를 추구할수록 실제로 만나는 사람은 불완전하고 불만스럽기에 그런 관계에서 남는 것은 실망과 결별뿐이다. 완벽한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행복해지고 싶다몀ㄴ 100점을 추구하지 말아야한다. 100점을 추구하다 보면 99점에도 불행해진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사람을 불행하게 하는 사고방식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대답은 100점이 아니라 50점에 만족하는 것이다. 100점이 완벽해서 가장 좋은 것이 아니라, 50점이 인간적이어서 가장 좋다고, 발상을 바꾸는 것이다. 50점에 만족할 수 있으면 인생은 훨씬 행복해진다. 60점이면 기대를 넘어서고, 70점, 80점으로 올라갈수록 놀라운 기쁨이 찾아온다.

원래 완벽을 추구하는 힘도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완벽해지려고 했기에 공부도 잘했으며, 남이 쉽사리 하지 못하는 것도 이루었다. 주위에서 기대와 촉망도 받았다. 하지만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사춘기까지면 충분하다. 이제 그만 끝내자. 성인으로서 성숙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완벽에 대한 집착을 넘어섰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 <엄마라는 병>,오카다 다카시, 7장 '엄마'라는 병을 극복하기 위해, '이상적인 자신'에 얽매이지 않는다.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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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


자신의 가치를 생산성과 업적으로만 파악

불가능을 추구하는 자기 패배적인 성향 


- 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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