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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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1~10(완결), 아시하라 히나코, 대원
 제 50회 소학관 만화상을 받은 작품으로 일본에서는 드라마와 영화로도 만들어진 작품이다. 아시하라 히나코 선생님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이분의 작품중에서 가장 권수가 많은 단행본. 많은 감정 스펙트럼 중에서 이 분은 작품마다(내가 본것들만) 그 부분에 대해서 조명하고 그 감정에 대해서 알리려고 애쓰시는 분이다.그들이 한 선택들이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최선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그 상처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당시에는 선택했던 최선이 지금에 와서는 별 효과가 없다는 것. 그리고 한계가 와서 폭발하는 것 까지는 현실 그대로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상처들은 스스로가 노력한다고 해서 극복되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엔딩에 대해서는 좀 복잡한 기분이다. 뭐랄까 동화속에서 '두사람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느낌과 조금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그정도로 막장 판타지는 아니지만 말이다. 

어릴적부터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안의 어머니 미와코. 그녀는 결코 조용하다고 할 수 없는 자신의 고향에서 나가기를 간절하게 희망했었고, 탈출에 성공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다시 돌아오는 일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고향에 다시 돌아오게 된다. 그 이유는 남편의 사업 실패로 인한 이혼. 그리고 그런 그녀가 최종적으로 내린 선택이자 결론은 자신의 삶에 대한 마침표. 
그녀의 그러한 선택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그녀의 딸에게 평생을 따라다니는 의문이자 어둠을 선사했다. 가만히 있으면 흘르고 흘러가서 만나는 그런 구멍을 선사하고 만 것이다. 안은 그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면, 보통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패턴처럼 삶의 마침표에 대해서 그녀 또한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어버렸다. 
안은 엄마의 그런 선택을 자신이 재촉했다는 죄책감과 자신을 남겨두고 그런 선택을 했다는 분노감. 자신은 결코 그녀에게 있어서 그다지 소중한 존재가 아니었나 하는 좌절감 등등. 여러가지 감정이 넘처 흘렀지만, 어린 그녀는 그런 마음을 가슴 깊이 뭍어 두는 것을 선택했고 그리고 그녀를 현실 세계에 머물러 있게 하는... 정확히는 자신의 현실로 부터 도피하게 하는 그 대상을 찾아서 매달리고 또 매달리는 삶을 선택했다. 그녀의 그 대상은 그녀의 첫 사랑인 다이고.

오른쪽으로 부터 다이고 안, 시이카, 그리고 그녀가 살아남기 위해서 선택한걸 알면서도 그걸 받아줬던 후지.

아이가 아이에게 해줄수 있는 위로는 별로 없었다. 애초에 인간이 인간을 구원한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오만이지만, 그는 그녀를 구원하고 싶어했고 그럴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그런 부분들을 억누른체로 보기에는 큰 문제 없이 지내왔다. 회피하려고 애써왔지만, 언젠가는 만나게 되는 그 의문. 그녀의 그런 부분과 그 뿌리에 전극을 갖이하는 에피소드를 만나서 폭발했고 그녀는 그에게 돌이킬 수 없는 말을 해버린다. 정확히는 자신의 감정과 관통하는 부분에 대한 영역이었고 덕분에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과 현실의 간극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되었고 그들의 사이는 점점 멀어지게 되어버렸다. 어린 그에게도 그 간접적인 그 감정은 감당하기 힘든 부분이었으니까. 그도 살아남기 위해서 그런 선택을 한게 아닌가 싶다. 
그녀는 살아남기 위해서 또 다시 그녀에게 내민 후지의 손을 잡았다. 그건 분명 그녀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에 어떤 상처가 되던간에. 하지만, 그 선택은 자신의 기분을 보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래 갈 수는 없었다. 보통의 삶을 살기 위해서 무던히 애쓰는 사이에 시간은 흐르고 흘러서 그녀는 직장인이 되었다. 연애와는 거리가 먼 줄 알았으나 인연이 묘하게 흘러가서 만난지 얼마되지 않은 사람과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지만, 곧바로 파혼으로 이어졌다. 

쌓여있던 뭔가가 터진 기분이었을까? 그녀는 과거의 추억의 파편들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다이고가 근무하는 초등학교에서 그의 한조각을 발견하고 진심으로 기뻐한다. 그리고 그와 마지막 만났던 해변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여러가지 감정들이 번갈아 가면서 올라오고... 멀리했던 그 분노의 마음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그 순간에 절묘하게 그녀는 그 모래사장에서 발바닥에 유리가 박혀 버렸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는 것 처럼, 그 선택은 그녀로서는 정말 자연스러운 것 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그 구멍으로 흘러가는 것응 당연한 이치였으니까.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도 기적이라면 기적. 구멍이 있음에도 보려하지 않았으니 어디까지 가야지 그 구멍을 만나는지도 몰랐던 그녀는... 그 순간 그 구멍을 만나버렸고 흘러가버렸다. 그렇게 흘러가는 도중... 그 구멍으로 흘러가는 것이 주위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 것이라는것을 인지하고 자신의 선택을 멈추려 노력한다. 흐르는 피는 멈추지 않고 그녀의 의식은 저 멀리로 흘러가고... 

그녀는 살아 남았고 손목에는 그 흔적이 확연하게 보이게 되었다. 구멍의 흔적이 눈으로도 보이게 되었다. 하나의 각인처럼. 다이고는 전에 그녀가 그에게 메달릴때 자신은 너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었으나 그건 불가능 한걸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는 그렇게 약하지 않다고... 그 말이 얼마나 그녀를 몰아갔던가. 그랬던 그 말을 뒤집어서 그녀에게 자신을 행복하게 해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안의 대답. 그들은 힘들때는 그 상처를 바라보며 그 길을 그 두사람이서 천천히 걸어가는 것을 선택했다. 

해피엔딩 일까나? 살아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축북이라고 하니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매번 스멀스멀 기어 오르는 그 지루한 삽화를 그 둘이서만 어떻게 견딜지는 나는 잘 모르겠다. 그저 필사적으로 견디는 걸까. 그의 말이 주문이 되어서? 
그녀의 구멍은 결코 메워진 것이 아니고, 다만 그 주위에 작은 울타리가 생겼을 따름 결코 극복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별로 해피엔딩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 지루한 싸움을 둘이서 나아갈 생각을 하면서 그 구멍을 정면으로 바라 보려고 한다는 느낌은 없었으니까. 현실이라면 십중 팔구 언젠가는 그 공간으로 돌아가겠지. 이게 현실이 아니고 작가의 머리속에서 이루어진 이야기니까. 그 뒤는 없는게 아닌가. 
당신의 선택은 언제나 최선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게 아니게 되어버렸다는 것. 당신의 어머니는 당신에게 정말 못할 행동을 했다는 것. 당신에게 올라오는 모든 감정들을 느끼고 스스로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알아주고 아이었던 당신을 스스로가 위로해주고 독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그저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는 것을 스스로가 알아줘야 한다는 것. 그 지루한 싸움을 위해서는 상담선생님 뿐만 아니라 약물이 필요할지도 모르고, 때때로 삽화가 크게 찾아와서 정말 견디기 힘들때가 있지만, 큰 흐름에 볼때는 결코 그게 나빠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 병원에 입원한다고 해서 자신이 바뀌는 것이 아니고 그냥 조금 아플 뿐이고 사람은 누구나 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하는 그런 영역일 따름. 
결코 희망을 잃어버리지 말고 천천히 걸어가도록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당신은 내 앞에 없고 그 선택이 최선이라고 확신하고 그 이야기를 더이상 하고 싶어하지 않은 그 누군가를 바라보는 기분이 드는건 나의 노파심일까? 뭐 여튼 그렇다. 이 기분은 요즘 연재하시는 <piece> 어떻게 끝나는지 알게되면 더 확실해질 것 같다. 이번 엔딩도 그런 식이라면, 이 양반의 결론은 여기에서 끝났다는 것을 확인하는 거가 될것 같다. 그런 건 정말 슬픈데.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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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서핑하다가 찾은<모래시계> 드라마 리뷰가 좋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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