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스트레스였든, 불안과 공포였든, 또 신체적 감정적 통증과 고통이었든, 명상에서 하는 것은 그것을 단지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다. 명상 특히 이 책에서 설명하는 통찰형의 명상에서는 그 순간순간에 거기에 있는 것, 혹은 일어나고 있는 - 사고, 감정, 신체감각 등을 포함하여-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리는 것, 즉 자각(알아차림)을 갖고 대웅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어떠한 불안이나 통증에 대해서도 판단을 내리지 않고 주의를 기울이면, 그때까지 알지 못했던 세세한 관점이 나타나게 된다.

앞서 말한 카밧진의 설명에 따르면 명상에서는 불안과 통증이라는 감각에 대한 자기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때까지는 그 감각을 '통증'이라고 불렀을지 모르지만, 통증이라고 이름붙인 것은 자기의 생각과 감정이다. 마음에는 이 통증과 관련한 다양한 생각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예를 들면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라든가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이런 고통 속에서 계속 살 바에야'와 같은 생각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그러나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자기의 생각일 뿐, 고통 그 자체는 아니다.

그리고 고통에 대한 생각은 자기 자신이 아니다. 그것은 고통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때에, 고통에서 해방되고자 원하는 반응이다. 고통에 대한 자기의 생각과 감정, 고통스러운 신체적인 느낌, 그리고 신체 자체를 자신과 동일시해 버리면, 더더욱 혼란스러워져 '객관적인 방관자로서의 관점'이 유지될 수 없게 된다. 명상에는 이 '방관자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카밧진은 강조한다.

신체라는 것은 함께 인생을 걸어가야 하는 반려이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 그 자체'가 아니다. 신체 그 자체가 내가 아니라면, 신체의 고통도 나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명상을 통해 그러한 자기의 존재감각에 깊숙이 들어갈 수 있으면, 고통과의 관계가 변하게 된다. 명상을 통하여 이러한 체험을 하게되면 고통을 받아들일 여유가 생겨나고, 고통과 함께 살아갈 자기 나름의 방법을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게 된다. 

메시추세츠 대학의 스트레스 클리닉에서는 이러한 생각에 입각하여 병원의 '통증 클리닉'과 연계하여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통증 클리닉에서 의료 처치만으로는 나을 가망이 없는 사람들 가운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명상을 도입한 치료적 관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치료 성과의 소개에 따르면, 의학적인 '통증 척도'에서 측정된 만성적인 통증을 안고 있는 화자들 중 60%에서, 통증이 반감되었다는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또한 그뿐만 아니라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기 신체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단기간에 큰 폭으로 개선되었다고 한다. 


- <심리치료와 불교>, 안도 오사무, 불광출판사, 명상치료의 실천, 통증.고통에 대한 대처,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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