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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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어어어어어!!
재미있습니다.!!!!! 우어어어!!! 완전 시원해요!!! -_-//// <- 가 저의 감상 포인트 입니다. 화장실에서 심심하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 입니다. 인생 상담인데 화장실에서 볼 수준으로 재미있고 시원하고 간결하게 답변하는 것도 정말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분은 진정 능력자입니다. 그래서 우어어어어!!!! 능력자!!! 어준 아저씨는 능력자에요.!! 원츄!

이 책을 사서 봐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은 "친구 오빠와 사귀자 친구와 사이가 틀어졌어요" 이었어요. 저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저는 가끔 연애 관계 사이에 끼어서 매우 난감했던 적이 몇번이나 있었거든요.
크게는 고등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그리고 다음에는 초등학교 동창들과 그녀의 남동생 사이에서 그리고 몇년전인 가장 친한 친구중의 한 사람인 모모군과 그녀의 여자친구 그리고 그녀의 지금 결혼한 남자 사이에서요. 저한테 분명 문제가 있는거 같아요. 그전까지는 별로 인지하지 못했는데요.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역시 문제는 저한테도 있었던거 같습니다. 저의 처신이 좋았다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았거든요. 비겁하다면 비겁했다가 답인거 같습니다.
그의 답변은 "음. 일단 욕부터 하자. 이런 나쁜 년. 지가 뭔데. 지가 동생이면 당신은 연인이다. 동생이 벼슬인가. 그리고 누가 오빠와 눈 맞을 줄 알았나. 연애, 삶의 기획 바깥에서 벌어지는 불가항력 사변이다. 천재지변과 '다이다이'라고. 그걸 어떻게 사전에 상의해. 게다가 당신을 오빠와 사귈 주제가 못 되는 여자라 여긴 거라면 지가 친구 자격 없는거지. 사과는 지가 해야지. 혹여 지 생각엔 오빠가 너무- 귀하신 몸이라 그런 거러면, 그럼 치료부터 받아야지. 둘 중하나야. 나쁘거나, 미쳤거나. 그러니 욕부터 먹어야지. 담에 보면 대뜸 헤딩해버려. 콱! 왜? 거기 치료 차원이라고 봐야지. ...... 그럼 어쩌나. 어른들의 연애, 범죄 상황 아닌 한, 누구도 개입 권한, 없다. 그게 어른들 연애의 기본이야. 주변인들, 의견 개진 조언 권고 할 수 있어. 때론 경고 의무도 있고. 하지만 거기까지야. 분노 표출, 진도 방해, 이별 강요, 누구도 못 해. 그럼에도 관계의 중단이나 지속을 강제할 권리가 가족이란 이유로 천부인권처럼 자동 부여된다고 오인하는 거, 우리나라에서 유난해. 전술한 이유로. 그러니 다 생까고 이것만 기억해. 당신, 죄, 없어. 그리고 그거 당장 당신이 고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의 가족에게 수용되고 싶은 거 인지상정인데, 자기 잘못 아니고 자기가 해결할 수도 없는 일에 메달리는거, 삶의 낭비야. 그 시간에 당신이 해결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 그 남자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고 즐거울까에 시간 써. 나머진 생까. 친동생인데......? 아냐, 그래도 돼. 잘못한 건 개야."

이거 읽고 저는 우어어어!!! 탄복!! -_=;;;; 이 나이에 탄복했습니다. 그때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불편한 감정의 이유가 저거(!) 였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거든요. 관계는 그랬어요. 어릴때 단짝인 초등학교 동창(A)었어요. 뭐 그녀와 저는 자주 만나고 연락하는 사이였구요. 그리고 학창시절에 그냥 적당히 아는 사이었던 다른 친구(B)가 등장해서 가끔 세명이서 보고 놀았었어요. 저는 C라고 명명하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친구B에게는 아주 잘생긴 남자 동생(D)이 있었어요. 당시 친구 A와 D군은 같은 가게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구요. 저는 그 가게에 가끔 놀러가서 A뿐만 아니라 D군이랑도 잘 놀았죠. 저의 성향은 좀 여성적인 부분과 좀 거리가 있어서 특히나 남동생들이 저를 따르기도 했었거든요. D군도 그런 케이스였고, 뭐 만화도 비슷한 취향이라서 연락도 하고 그런 사이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A와 밥을 먹고 놀고있는데 A가 D군을 불렀습니다. 셋이서 잘 놀았죠. 저는 사실 연애에 무심한 편에다가 눈치도 꽝인 관계로 그게 뭔가 의미가 있다는 걸 몰랐어요. 왜나면 뭐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근데 A양은 그게 저한테 D군과 사귄다고 커밍아웃을 한거였던거에요. 이것도 어떻게 알았나면요. B양이 전화해서 요즘 D군이랑 뭐 이야기하거나 만난적 없냐고 물어봐서 A양과 같이 밥먹은걸 이야기했거든요. 근데 그때부터 B양으로 부터 나오는 건 험담. 험담. 험담. A양은 D군과 사귀기 전에 학교 커플이었던 F가 있었어요. 그리고 그 직전에 F가 군대에 간 상황이었죠. A양이 자신의 연애에 대해서 남들에게 그다지 잘 말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F와 헤어진지 조차 모르고 있었어요. 눈치 없었던 저는 B양에게는 A양의 욕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이걸 A양에게 말해줘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하는건가 매우 난감했었어요. A양에게 가서 D군과 사귀는 거냐? 라고 물어봐야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뭐 저는 그냥 계속 B양에게 A양 욕을 들으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근데 문제는요 D군이 철이 없었는지 A양과 데이트를 하면 그걸 B양에게 말을 다 했던거 같아요. 그리고 B양은 대놓고 D군에게 A양의 험담을... 그리고 D군은 그 이야기를 그대로 A양에게... 그리고 저는 A양에게 원망아닌 원망을 들었죠. 그 후로도 B양의 A양의 험담은 계속 되었고, A양과 D군이 사귀는 동안에는 계속 되었던거 같아요. 깨지고는 더 했던거 같기도하고... 뭐 지금은 기억이 아련합니다만, 만약 지금이라면 그때 어떻게 했을거냐면요. 우선 B양에게 A양의 이야기를 그만하라고 했겠죠. 불편하다고... 저는 암묵적으로 B양의 이야기에 동조하고 있었던거 같았거든요.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른 채로요. 누나인 심정은 그런 심정일까요. 솔직히 말하라면 A양이 저의 남동생과 사귄다고 말했으면 저도 화가 났을거 같아요. 그때는 A양이 얄팍해 보였거든요. 과거의 A양의 그랬었어요. 그리고 A양이 저에게 그녀의 연애에 대해서 커밍 아웃 했을때 정확한 상황을 물어보고 불편한 부분에 대해서 말할거 같아요. 친구의 남동생을 사귀려면 그런 얄팍함을 버려달라고. 그 알팍함이라는 것도 저의 주관적인 판단이겠지만. 그래도 친구로서 그 정도의 예의는 지켜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의 동생이 그런 얄팍함이 아니라 절실한 사람과 사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람은 원래 이기적이지만, 그래도 아닌 부분으로 서로를 위하는 연애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의 느낌인거 같아요. 그녀가 말하는 대기 순번이 없는 연애요. 대기 순번이라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거든요. 그게 그녀가 나에게 한 농담인지 진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정체성을 이해 할 수 없는 저로서는 그녀의 연애는 얄팍하게만 느껴지는 것이 저의 진실입니다.

더 심했던건 고등학교때랑 몇 년 전인 다른 이야기는 저도 함께 막장으로... 달렸습니다. -_=;;; 허허허허. 중간에서 들은 험담들을 어떻게 처리 해야할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나중에 먹는 건 욕. 멈추라고 해도 욕. 이건 다 욕이네요. 뭐 그랬습니다.
마지막으로 몇년전의 친구의 연애사에 끼었던 그 때는 저도 같이 설사하고 잠 못자는 나날 이었습니다. 당시에 정말 화가났던거는 친한 친구 M의 여자친구 이었던 그녀의 행동 때문이었던거 같아요. 후회하는건 그녀에게 졸라 욕해주지 않았다는 것. 그걸 돌려서 말했다는 것. 그리고 그녀와 지금은 그녀와 결혼한 분에 대한 그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막판에 저는 폭발해서 주위 지인들에게 지금까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말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걸 잘했는지 못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뭐 저는 그 남자분이 제가 하는 말은 다 거짓말이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열폭했거든요. 지금와서 매우 후회하는건 그 화상들에게 대놓고 까지 못했다는 거에요. 주위 사람들에게 모든 정확을 알린건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뭐 저 자신이 받을 오해를 생각하면 깔 수 밖에 없었넌거 같다는건 <- 역시 변명이겠죠. 욕 하지 않고 주위 사람에게 정황을 말한 저 자신에게 실망이에요. 욕이 최곤데. 욕 먹어도 싼 인간들에게 욕을 하지 않았다니 전 바보 같았습니다. -_- 웬 착한 척. 웬 예의 차람. 상대방은 헐벗은 행동을 하는데 그런게 다 뭔 소용이었는지.
원초적으로 행동하는 분들에게는 그분들에게 걸맞는 대화를 해야지요. 얼마전에도 또 반성하는 일이 있었어요. 거절을 거절로 이해하지 못하고 관심으로 해석하는 그 양반에게 뭐라고 해야할지. 그냥 말했어요. 당신과 밥 먹는 일은 아마도 절대 없을거라고. 이쯤 하면 아시겠죠. 역시 슬픕니다. 모두가 이해 할 수 있는 국제공증 대화법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가끔 생각해봅니다. ㄱ-

뭐 저의 경험은 이정도로... 이 책을 읽고 남는 것은 "자존감의 중요성"이었어요. 그리고 타인에 대해서 어느정도 선을 그어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요. 그리고 어디에서 저의 얄팍함을 기억하는 분들에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때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얄팍한 저를 보고도 참아주며 계속 남아준 분들 감사합니다. 소생 노력하면서 살겠사옵니다.
그나저나 책은 제본의 문제일까요? '건투를'의 글자 상단이 잘려 나가서 그게 좀 아쉽습니다. 이건 분명 제본의 문제라고 생각함. 뭐 정확하게 잘리는건 무리지만 그래도 그래도... 라고 외칩니다. 표지가 정말 좋았어요. 김어준씨 스러워요. 히힛. 어제부터 현태준씨가 그린 김어준씨 표정을 흉내내면서 말하고 있습니다. (=3=)// 윤고딕 220 좋아요. 매우 사랑하는 서체 중에 하나 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태준씨의 일러스트를 보면서도 폭소했었습니다. 앞으로 이책은 화장실에서 종종 볼 꺼 같아요. 당분간은 만화책을 들고 가는 건 안녕입니다. 안녕-!

더하기_ 지금에 와서는 하는 분노의 욕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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