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

<그래도 사랑을 할 꺼야>

Natsuko Kusuda, 삼양


음. 이전부터 궁금해 하던 작품이라.. 사실 리뷰를 찾아보고 별로 권하는 편이 아닌거 같아서 매번 보류하다가 결국은 구매하게 되었네요. 사실 삼양출판사의 책소개 부분에서 '대머리'라는 부분이 저의 ... 네 저는 주인공이 탈모로 고민하는 귀여운-주관적인 의미로- 주인공이 나오는 만화를 좋아하는거 같습니다. 

타카쿠라 아츠코 선생의 <빛나라 사쿠라이>를 참 좋아라 했었거든요. 십대시절부터 탈모로 고민하던 사쿠라이군. 대머리를 고치겠다는 큰 뜻을 품고 동경대를 향하여 입시를 준비했지만, 입시 전날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한 설사로 탈진하여 결국 그 학교 입시는 보지도 못한 두부 멘탈(응?) 소유자로 그에게는 그의 콤플렉스를 은근히 자극하는 무심한 그녀와 종국(응?)에는 결혼을 하여 함께 사는 내용의 만화로 대머리가 아닌 삶을 살기위해서 고군분투 하던 1부를 절찬히 연재후 대머리가 되어서 그 삶을 영유하는 중년의 사쿠라이 가족의 이야기가 2부로 나왔습니다.

전작에 대한 애정도를 생각하면 사실 저는 2부도 전권을 할할할하며 봐야하는데요. 그냥 머리쪽에 완전히 미련을 버린 그는 저에게 더이상 매력적이며 귀여운 그리고 가여운 캐릭터가 아니더라구요. ㅎㅎㅎㅎ (-_-);; 나도 참... 허허허. 뭐 암튼 1부를 할할할 하던 저는 그 1부와 2부 앞권을 당시 지인이었던 J모씨에게 넘기고 조용히 대머리남 만화의 세계에서 졸업했었습니다. 적고보니 취향이 정말 노골적으로 보이네요. 허허허허.

전 아마도 가질 수 없는 것을 소망하는데 그래도 치열하게 그걸을 위하여 매진하면서 좌절하고 또 좌절하는 그를 좋아했던거 같아요. 자신을 수용하면서 살아가는 그는 제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접었던것 같구요. 뭐 극중에서 주인공의 그런 절박함으로 인하여 벌어지는 개그적 상황도 좋아했지만요.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이 만화는 저의 취향은 아니었어요. 불가능한 걸 염원하는 주인공이 아니었거든요. 현상유지하면서 자신을 포장하고 싶어하는 주인공 이었으니까요. 대머리라고 하던 주인공은 사실 대머리는 아니고 이야기 안에서의 설명에 의하면 탈모가 진행중이라는데 그냥 이마가 원래 넓은 사람인거 같았어요. 

사실 대머리라면 그 나이에 이미 상당히...  그림체에서 그가 가련한 머리숱을 가진 사람은 절대 아니더라구요. 게다가 디테일함도 없어요!! 탈모로 괴로워 하고 있으면요. 모름지기 아침에 일어나서 빠진 머리털의 개수를 세서 통계를 내야죠!! (어 물론 이 총각은 사쿠라이군이 아니지만요. ㅎㅎㅎ) 그냥 육모제를 바르는 수준으로는 이 사람의 탈모가 심하다고 말하기는 상당히 애매했어요. 


그리고 루저남이라고 하는데... 직장에서도 업무적인 부분은 훌륭했었고, 그냥 본인이 느끼기에 이전의 연애에서 자신의 콤플렉스를 여친이 무성의하게 말했기 때문에 그게 더 강화된 느낌 정도이었어요. 직장도 안정적인 공무원이고 얼굴도 그정도면 쾌남이었구요. -_- 쳇. 

그거 그렇게 설명되어야 한다는 당위가 붙는 부분이라고 한다면, 타인을 무시하는 부분이... 티는 내는걸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뭐 대부분 직장생활 어느정도 하고 자신보다 나이가 있거나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그런건 알아차리니까요. 본인만 인식하지 못할뿐. 결국엔 다 알게되니까요. 언어적으로 숨겨도 비언어적인 단서는 뭐 감출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 콤플렉스가 있는 그는 짝사랑하는 그녀에게 고백도 못해보고 끝내게 되었어요. 자신이 망상을 하면서 격식을 차린 접근을 하는 사이에 그녀는 직장내 신입사원과 연애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의 또다른 주변인물로는 같은 부서 신입사원인 리사씨. 그녀는 키가 크며 동성들에게 인기가 많아요. 일도 잘하구요. 신입사원인 주제에 그만큼 업무를 잘 하는 편입니다. 게다가 그가 좋아하는 그녀의 사촌이었구요. 나중에야 다이스케 군이 알게되지만 그녀는 원래는 굉장한 미인인데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겪게되는 불편함으로 스스로 부시시한 머리스타일과 안경을 끼고 생활하고 있던 것 이었어요. 

그는 리사씨에게 콤플렉스 1-대머리라는 것. 사실은 이마가 넓다는 것-을 우연히 들키게 되고 그리고 그녀에게 또다시 콤플렉스 1과 2-깔창을 깔고 생활한다는 것-를 동시에 들키게 됩니다. ㅠㅠ 넘어졌는데 깔창이 분리가 되었거든요. 흑흑흑. 감기에 고생하면서 출근해서 그럴까 업무적 실수를 한데가 거기까지 자신이 라이벌이라고 생각했던 그녀에게 들킨 그는 아무것도 없어진 느낌에 사로잡혀서 회사를 몇일동안 쉬게됩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리사는 도시락을 배달해다 줍니다. 

여전히 사이가 좋은건지 나쁜건지 알기 힘든 두사람이지만, 그는 그녀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아름다운 외모로 인하여 받는 괴로움들로 사람들은 그사람의 외모만을 본다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용기를 내서 자신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그녀를 격려하는 말을 건내게 됩니다. 동시에 자신만 상처를 받았던 그 연애 관계에서 사실 상대방도 어떤 부분은 상처를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용기를 내서 동창회에서 그녀에게 말을 붙이고 지난 힘들었던 그런 부분을 오픈하고 털어내게 됩니다. 

이 만화는 여기서 마무리 되지만, 그의 연애는 순탄하기 힘들것 같은 예감. 리사씨를 좋아하는거 같거든요. 근데 이 아가씨 쫌 많이 둔한거 같아요. 게다가 그녀보다 키도 작고!! 업무적으로 그녀에게 도 밀리는거 같은-신입사원인데!!- 그!!!  힘내라 다이스케 군! 노력하면 언젠가는...!!!  그래서 좀 아쉽네요. 단권으로 끝나서요. 


절대적으로 그러한 것은 사실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 모든 관계는 상대적이고... 그리고 상대방이 되어보는 것이 아닌 이상은 그사람의 괴로운 점을 모른다는 것이 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인것 같아요. 아무리 모든것을 다 갖추고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 사람도 내가 모르는 콤플렉스가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다"라는 다이스케군의 말 저도 동의합니다. 우리에겐 늘 그말이 필요한것 같아요. 그때 그순간에는 자신의 선택이 정말 최선이었다는 것을 지금의 자신이 잊어버리니까요. 

그게 최선이 아니라는 것은 그때의 내가 아니라 지금의 자신이 인지하는 부분인데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그 중요한 사실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더 할 수 있었을지도 몰라"라는 가정문을 형식을 취하는 반추는 사실 내가 더 앞으로 나아가도록 독려하는 말로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정말은 그건 그냥 자신의 행동에 대한 비난일 뿐이죠. 그렇게 밖에 하지 못했는 과거의 자신에 대하여 지금의 자신이 던지는 ... 중요한건 그건 과거의 내가 과거의 내게 던지는 말이 아니라 지금의 내가 던지는 말이라는 거에요. 그건 지금이니까 보이는거죠. -_- 그차나요!!!  과거에 그게 보였다면 진작에 그러했을거에요! 자신을 힘들고 괴롭게 하는 선택을 하는 사람이 어디있어요. 

그런 생각이 단기적으로 어떤 이득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니까 오래 오래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자신에게 정말 가혹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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