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첫째, 참 좋은 어머니는 유아가 자발적 욕구에 대해 거울 반응을 해 주고 또 유아가 홀로 있으며 자아 관계성을 느낄 수 있게끔 해 주는 어머니를 말한다. 후자는 요구하지 않고 유아와 함께하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유아에게는 흥분된 시기와 고요한 시기가 있다. 훙분된 시기에 어머니는 유아의 몸짓과 욕구에 거울반응을 해 주어야 한다. 즉, 유아의 몸짓과 욕구의 대상이 되어 주어야 한다. 그런 뜻에서 대상으로서 어머니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반면 유아가 고요한 시기에는 어머니가 유아를 침범하거나 요구하지 않는 하나의 환경으로만 있어야 한다. Winnicott은 유아가 흥분된 시기의 어머니 즉 대상으로서 어머니와 유아가 고요한 시기의 어머니 즉 환경으로서 어머니를 어머니의 두 측면이라고표현하였다. 다시 한 번 일상적인 용어로 표현하면, 아이가 찾을 때 곁에 있어주고, 찾지 않을 땐 가만히 내 버려둘 수 있는 어머니가 참 좋은 어머니인 셈이다. 물론 이때도 무관심하게 내 버려둔다는 뜻이 아니라, 어머니의 관심속에서 유아가 홀로 있을 수 있게 해 준다는 뜻이다. 

둘째, 참 좋은 어머니는 유아의 이행기 대상 경험을 존중해 주는 어머니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이행기 대상은 아이가 중요하게 경험했던 다른 대상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행기 대상을 갖고 놀면서 그런 중요한 인물들들을 아직도 아이 자신이 조절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이러한 느낌은 부분적으로는 현실적이고 부분적으로는 환상인데, 이는 아이가 실제 대상에 관심을 쏟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좋은 대상을 내면화하여 환상의 세계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Winnicott은 어머니가 유아와 '공모하여' 이행기 대상을 인정하고 존중해 줄 때, 이러한 환영의 과도기적 세계가 창조적인 환상이나 문화 그리고 예술의 기원이 되며, 또한 객관적으로 외부 현실을 창조한다고 생각하였다. 

마지막으로, 참 좋은 어머니는 유아의 공격성을 보복하지 않고 견뎌 냄으로써(생존함으로써) 유아가 대상을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어머니를 뜻한다. 어머니가 잔인한 아이의 사용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을 때, 아이는 자기의(환상속의) 파괴에도 불구하고, (실제 세계에서) 살아 남는 다른 사람을 알게 된다. 이러한 환상의 전능한 창조와 자신이 행한 파괴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대상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전능한 통제 너머에 존재하는 현실을 감각하고 타인을 인식하게 된다. 


- <대상관계이론을 중심으로 쉽게 쓴 정신분석이론>

최영민, 학지사, Winnicott의 대상관계이론, p53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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