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어머니의 양가감정이 지니는 여러 차원들을 밝혀나가기 전에, 그 용어 자체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이해하려면 미움과 공격성의 차이를 명료화할 필요가 있다. '양가감정'은 갈등에 빠진 정신 상태, 즉 동일한 사람에게 사랑과 마음의 감정을 모두 느끼는 정신 상태를 지칭한다. 또한 그것은 단지 어머니와 아이의 관계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나타는 특징이다. 하나의 감정으로 다른 하나의 감정을 짓밟는 일이 없이 여러 경우에 두 가지 감정을 모두 견뎌낼 수 있다면, 정신건강이 좋다는 뜻이다. 사랑이나 미움 가운데 하나를 부인하거나 억눌러야 한다면, 관계가 협소하고 환고해져 다른 사람의 감정적 현실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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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과 사랑은 감정. 즉 우리가 우리 자신의 내면에서 경험하는 상태들이다. 공격성과 다정한 보살핌은 행위, 즉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향해 취하는 행동들이다. 공격성은 우리 자신의 필요가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작동하여, 혐오 띤 감정이나 분노에 찬 환상, 또는 행동의 형태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미움은, 사람들의 필요가 심한 갈등을 겪거나 만족되지 않을 때마다 불가피하게 나타나지만, 또한 분리감을 길러 줄 수도 있다. 사랑과 나란히 존재하는 한, 미움은 개인의 발전을 용이하게 해줄 수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생은 형의 우월한 힘과 지식, 영향력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동시에, 형을 깊이 존경하여 모방하고 싶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그의 형처럼 될 수 없다. 그는 자신의 개성과 재능, 능력을 찾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형에 대한 존경심이, 그리고 형 역시 성장의 몸부림을 겪어야 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도움으로 작용한다. 

영국의 분석가인 로지카 파커는 어머니의 양가감정이 충분히 창의적인 과정일 수 있다고 본다. 즉 그 과정에서 어머니가 자기 자신과 아이 사이의 차이를 적극적으로 생각하여, 보다 적절한 어머니노릇을 고려하는 해법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파커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양가감정이 일으키는 불안과 죄책감으로 인해 우리가 그 창의적인 측면을 보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불안과 죄책감은 문화적 명령과 기대치에서 기인할 뿐만 아니라, 미움이 사랑을 능가하여 짓밟을 것이라는 뿌리 깊은 두려움에서도 기인한다. 

어머니의 양가감정은 평소에 다정하던 어머니가 가끔씩 조바심과 화, 심지어 미움을 표출하는 식으로 다소 가볍게 시작된다. 엄청나게 다양한 양가감정적 행위들이 근본적으로 무해할 수 있는데, 이는 그 행위들이 결국 사랑에 의해 완화된다는 뜻이다. 

...(중략)...


- 모성애에서 자녀 살해까지, 누구나 느끼지만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어머니의 양가감정에 대한 모든 것 

<어머니는 아이를 사랑하고 미워한다>, 바바라 아몬드, 간장, p 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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