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를 출간한 출판사의 책으로, 이 책에 대해서는 <트라우마>의 날개를 보고 알게되었다. 매우 강렬한 제목에 호기심도 생겼고, 어떤식으로 반대한다는 건지도 궁금해서 사서 책장에서 반년정도 묵혀두었다가 얼마전에 읽기 시작해서 오늘에야 독서를 완료했다.
책 제목은 수잔 손택의 <해석에 반대한다>를 연상시키는 제목이었다. 책의 주제는 우울증에 대해서 기존(지금 현재) 가지고 있는 편견들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으로 우울증은 명확한 질병으로 분류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책이었다.
저자의 전작 <프로작에 듣는다>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전작들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한 책. 무엇보다 광범위한 정보에 놀라고 그리고 우울증이 우리들의 신체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에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까지... 라고 생각할 정도 였다.
여러 연구자들이 발표한 연구 결과들에 대한 보고들을 보고있자니... 우울증이 해당 질병의 치료를 방해하고 그리고 해당 질병을 발병하게 하는 큰 요인이었다. 암, 감염성 질병, 혈관성 질환, 심장병, 동맥경화, 뇌졸증 등등.
우울증의 병리적 특성은 뼈, 내분비선, 심장, 혈관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는 보고와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이었다. 우울증이 먼저 와서 영향을 끼치고 그 질병이 발병하면 우울증 증세가 따라오는 '후기 발병 우울증 혹은 혈관성 우울증'으로 인하여 치료가 더디고 회복력도 더디고 환자 자신이 병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기가 힘들다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연구 결과는 심장병이 있는 환자들에게 A군인 환자들은 심장병약만 처방했고, B군의 환자들은 심장병약과 우울증약을 함께 처방했다. 10년인가 20년후에 그 환자들의 생존률은 B군의 환자들이 A군의 환자들보다 2~3배정도 높았다는 결과를 보고 충격. 이 환자군은 심장병이 발병하기 전에 우울증이 없는 환자군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이 부분은 조금 가물가물. 그렇다고해도 충격적인 결과였다.
이 나라의 이 책에서 열거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우울증 치료도 병행받고 있는지는 매우 회의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통계치를 보지는 못했지만;;;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서 1부에서는 저자의 내담자들의 사례들과 우울증에 대한 연구가 진해중이거나 결과가 나온 부분에 대해서 광범위하게 알려주며, 2부에서는 서양에서의 우울증의 은유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우울증은 질병이며 치료하지 않으면 많은 문제점들을 가지고 삶의 전반을 망치게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정신적, 육체적 모두가 말이다.
사실 2부에서는 나는 그쪽 사람이 아닌 관계로 아마 이 책을 읽는 이 나라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간극을 느끼리라고 생각한다. 거기서는 우울증에 대한 은유는 마치 판타지를 보는 느낌이었다. 동경이라던가 뭐 그런거 말이다.
자살한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우울증이나 간질환자 이었고, 오늘날은 우울증의 스펙트럼에서 좀더 상세하게 양극성 장애로 분류되고 있다고 했다. 양극성 장애로 고통받는 예술가들은 조증일때는 열심히 창작을 하고 울증일때는 그 작품을 고치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
오븐에 머리를 넣고 자살한 실비아 플러스 라던가 고흐, 버지니아 울프 등등 많은 예술가가 예전에는 우울증이나 간질로 고통받았던걸로 인식되었지만, 오늘날 학자들의 견해는 양극성 장애로 여겨지고 있다고 했다. 양극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예술가들에게 조증과 울증의 높낮이를 좀 낮추기 위해서 처방한 약을 먹게되면 창작 부분에 상당히 문제가 생긴다는 보고가 있다고 했다.
저자는 맺는 부분에서 약이 할 수 있는 판타지(혹은 망상)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두뇌 유입을 막는 효과적인 약물(항당류코르티코이드, CRF 차단제)이 개발되어서 신경증인 사람들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 고통이 둔화된다던가...
우울증인 사람들이 우울증 증세가 둔화되면 성격적으로도 변화가 있어서 여러가지가 달라진다던데... 우울증의 스펙트럼을 어디까지 봐야하는지는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다만 그런 약물이 개발된다면 중증의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매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우울증 삽화를 막는 방어체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그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고통을 온전히 체험해야지 후에 감정의 후폭풍이 찾아오지 않을텐데 약물으로 그걸 억제한다고 해서 과연 해결이 가능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어찌되었던 그건 불완전한 것이고 약물치료와 본인의 슬픔에 대해서 애도하는 것이 함께 병행되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
읽다가 흥미로운(혹은 걱정되는) 것을 알게되었다.
인터페론으로 치료를 받는 일부 사람들에게 약물의 부작용으로 기분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참기 힘든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고 그 빈도는 매우 높다고 보고되었다고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충분히 안내해주는지 그게 문득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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