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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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 수다>

마르잔 사트라피, 휴머니스트


<페르세폴리스>로 유명한 마르잔 사트라피의 신작-신작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하지만, 그래도 가작 최근작이니 우겨봄-을 지인 P님께서 빌려주셔서 읽게되었습니다. 사실 살까말까 굉장히 고민했었는데요. 언제나 위시리스트에서 밀려서 구매는 다음달에서 다음달로 그리고 그다음달로 연기되어서 최근에 이르렀... ^^:;

사실 읽기전에는 굉장히 걱정했었어요. 저는 <페르세폴리스>1권은 그다지 유쾌하게 읽은 쪽은 아니었거든요. 2권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가감되었지만, 비슷한 시기에 읽었던 <차도르를 벗겨라>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그녀가 계속 떠올랐었거든요. 두 사람은 분명 별개의 타인이고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그렇다고 해야겠지만, 근본은 같기도 했고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선택의 폭의 차이를 극명하게 볼 수 있었어요. 

그 공간에서 살아나와서 타지에서 인종차별을 받으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것도 그 공간에서 죽음을 눈앞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은 그런 선택을 상상 할 수도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계급적인 기반에 대해서는 작품내에서 그다지 다루어지는 느낌이 없어서 더 그랬던것 같아요. 

뭐 넘어가서요. 이 만화는 정말 유쾌한 만화였습니다. 읽으면서 <네 방에 아마존을 키워라>가 생각났어요. 이 책이랑 같이 읽었던 책도 있었는데... 그 책은 제목이 기억이 도통;;; 강도는 <네 방에~>의 강도는 아니구요. 아마존이 강도가 C-A->B->C의 수준으로 뒤로 갈수록 강도가 올라가는-라고 하면, 이 만화는 A 정도 되는것 같아요. 

처녀막 때문에 첫날밤 자신의 허벅지에 상처를 낼려다가 배우자의 그것에 상처를 내고만 이야기가 가장 웃겼습니다. ^^;; 웃기만 할 수 없지만, 뭐 그래도 그런 현실을 가지고 위트있게 이야기해서 더 편하게 타인의 경험담을 읽어나갈 수 있었어요. 

이야기 구성은 밥을 먹고 남자들은 낮잠을 사는 사이에 여자들이 차를 마시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와 자신의 경험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대담 형식의 구성이었어요. 그래서 때로는 죽은 어떤 이에 대한 나름 충격적인(?) 이야기도 그리고 자신의 고통스러웠지만, 그걸 어떤 다른 방식-관조적에 가까운것 같아요. 타인의 이야기를 하듯-으로 이야기를 하고 그리고 그 과거에 대해서 본인이 첨언을 하고 그리고 그 주제에 관련해서 모임의 다른 여성분이 자신의 경험을 이어서 이야기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페르세폴리스>에 비해서 읽기가 비교적 쉬었던 부분은, 그쪽은 페이지가 굉장히 빽빽한 구성이었는데 반하여 이쪽은 그쪽이 1페이지에 넣었던 이야기를 5페이지 정도로 풀어나가서 좀더 읽기가 편했습니다. 시원스러운 화풍이 한페이지에 한 컷으로 그려져 있으니까 그림을 감상하기에도 좋았거든요. 그래서 추천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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