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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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아이를 사랑하고 미워한다>

모성애에서 자녀 살해까지, 누구나 느끼지만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어머니의 양가감정에 관한 모든 것

바바라 아몬드, 간장


저자는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로 '모성'에 대하여 정면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모성 환상'에 대한 시각은 광범위하게 퍼져있기 때문에 정면으로 도전한다는 말에 크게 무리가 없는것 같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서 주양육자와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경험을 기반-내적작동기제, 자기대상, 대상표상이라던가...-으로 확장해 나가기 때문에 예전에 비하여 양육의 중요성이나 그 질에 대해서 많이 강조되는 것이 사실인것 같습니다. 

여전히 많은 엄마들이 죄책감-자신이 모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에 시달리고 있고 충분히 잘 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 엄마들도 자신이 부족하다고 자책하는 걸 많이 봤어요. 뭐 이건 주변인을 기준으로 결론을 내린거지만, 이전에 비해서 정보를 찾고 그리고 다른 이와 비교할 수 있게 만드는 '인터넷'을 통하여 굉장히 잘 해내는 사람들을 보고 자신은 너무 부족한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들었어요. 

사실 책을 읽기전에는 서양은 우리보다 좀 더 양호할것 같다는 막연한 환상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부분은 사라지더군요. 동양이나 서양이나 뭐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_ㅜ 정도와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의 비중의 문제지 그 사고의 스펙트럼은 대충 비슷한게 아닐까 싶어요. 

임상 현장에서 만난 사례와 그리고 작품을 통하여 매체에서 그려지는 모성에 대한 환상이나 이미지에 대해서 밀도있게 이야기 하며, 출산 이후 뿐만 아니라 출산 이전 그리고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에 대해서도 풍부하게 다루고 있어서 모성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범위-양가감정, 괴물출산, 자녀 살해, 침해적인 엄마들, 모성애, 위기개입-를 망라하는 책 이었습니다. 

읽는데 크게 무리가 없었고 독자에게 비교적 친절한 책 이었어요. 임상 사례와 문학 작품과 영화에서 그려지는 모성에 대한 부분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지루함이 적었던것 같아요. 출산을 고려중이거나 양육에 어려움이 있는 분들에게 권해봅니다. 특히나 ' 양가감정'에 대한 부분-내면화 해법 대 외면화 해법-은 여러모로 공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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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의 심리학>

그들은 어떻게 친구가 되고 왜 등을 돌리는가

레이철 시먼스, 양철북


어려운 책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오랜기간 읽었던 책이었습니다. 읽으면서 학창시절의 기억이 많이 떠올라서 그걸 소화하면서 읽는라고 오래 걸렸던것 같아요. 이 책덕분에 학창시절의 관계에 대해서 내렸던 결론에 대해서 다시 꺼내서 보고 재정의를 내리게 된 부분이 많았어요. 저의 경우에는 '관계에서의 배제'에 대한 부분이 그러했습니다. 

저자가 상담이나 임상쪽 종사자는 아니지만, 본인이 피해자 입장 그리고 가해자 입장 양쪽에 속했다는 것을 어느날 명확하게 인지하게 되었고 소녀들 사이에서의 은유적인 폭력에 대해서 기록하고 연구를 해야한다고 강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학교 현장에서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자신의 피해 경험과 가해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담담하게 기술해 나아가는 구조의 책으로 학생들이 그 관계에서 도움이 되었던 경험이나 바라는 부분-부모나 선생님이나 주변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담담한 어조로 기술합니다. 

학창시절에 힘든 경험이 많았던 분이나 딸을 키우는 부모님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에요. 읽는 것만으로도 괴로웠지만, 위로가 되는 부분도 있었어요. 참고로 제가 괴로웠다고 말하는 부분은 다른 사람의 괴로움안에서 제가 괴로워 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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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을 낳는(즉 무언가가 잘못되는) 환상은 여자들이 자신의 양가감정과 씨름할 때 가장 먼저 따라붙는 두려움이지만, 휠씬 더 만연한 두려움은 아이가 처음에 정상이다가 나중에 괴물로 자라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어머니가 아이를 충분히 사랑할 수 없거나 어머니노릇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까닭에 아이를 괴물로 만들 것이라는 생각은, 내 경험상 그 심리적 처리 방식에서 서로 다른 두가지 양상을 보인다. 어머니는 스스로를 탓하든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 특히 아이를 탓한다. 즉 어머니의 해법은 내면화. 죄책감. 자학-"내 잘못이야"-이든가, 아니면 외면화. 피해망상. 책망-"다른 누군가의 잘못이야"-이다. 

...(중략)... 내면화 해법의 경우에는 어머니가 양가감정에서 비롯된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고, 대게는 좋은 어머니가 되고자 더더욱 열심히 노력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지며, 자신의 실패에 대해 실제로든 상상으로든 스스로를 처벌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외면화 해법은 자기 자신이나 다른 중요한 사람들. 특히 부모나 형제자매, 부우자의 혐오스럽고 문제적인 부분들이 자신의 아이에게 구현되었다고 보는 어머니와 관련된다. 이런 어머니는 아이를 비난하고 더욱 화를 내는 경향이 있다. 내가 보기에 이 두 번째 해법은 어머니가 자신의 어머니와 관계를 맺는 데 장애가 있거나, 또는 초기 모자 관계가 지장을 입는 따위의 트라우마적인 경험들-유아와 아이들은 이를 모두 어머니의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경험한다-이 있는 경우에 보다 쉽게 나타난다. 

자신을 탓하는 어머니는 자신의 실패를 바로잡으려 한다. 그런 어머니는 심리치료를 찾을 가능성이 더 높고, 일단 치료를 받으면 자신의 내면적인 생각과 감정, 두려움, 환상을 바라보기가 더 수월해지낟. 또한 이미 스스로를 규탄한 터라, 자신이 알게 될 내용을 덜 두려워한다. 그러나 상황은 간단치 않다. 아이에게 자신의 잘못을 보상하려는 필요로 인해 어머니는 지나치리만큼 아이의 응석을 받아줄 수 있으며, 아울러 아이의 요구가 종종 타고난 기질 및 성격 발달과 관련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할 수도 있다. ...(중략)...

다른 사람들을 탓하는 어머니는 죄책감이 아니라 수치심과 분노를 느끼는 경향이 있다. 그런 어머니는 아이에게서 자기 내면의 용납 불가능한 특성들을 보며, 아기의 불량함을 곱씹는다. 또한 자신이 직시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충동과 감정들을 자기 내부에서 밀어내야 하지만, 아이에게 이런 부분들을 볼 때는 보상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크게 빚지고 있는 쪽은 어머니가 아니라 오히려 아이이니 말이다. 이런 어머니들은 자기 아이를 별개의 자율적인 인간으로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치료를 구할 가능성도 낮은데, 그들이 자녀와 맺고 있는 관계를 바꾸는 것은 그들의 흔들리는 평정심에 너무나도 큰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 <어머니는 아이를 사랑하고 미워한다>, 바바라 아몬드, 간장

어머니는 누구나 양가감정을 느낀다, 어머니의 양가감정: 내면화 해법 대 외면화 해법, p 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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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양가감정이 지니는 여러 차원들을 밝혀나가기 전에, 그 용어 자체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이해하려면 미움과 공격성의 차이를 명료화할 필요가 있다. '양가감정'은 갈등에 빠진 정신 상태, 즉 동일한 사람에게 사랑과 마음의 감정을 모두 느끼는 정신 상태를 지칭한다. 또한 그것은 단지 어머니와 아이의 관계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나타는 특징이다. 하나의 감정으로 다른 하나의 감정을 짓밟는 일이 없이 여러 경우에 두 가지 감정을 모두 견뎌낼 수 있다면, 정신건강이 좋다는 뜻이다. 사랑이나 미움 가운데 하나를 부인하거나 억눌러야 한다면, 관계가 협소하고 환고해져 다른 사람의 감정적 현실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된다. 

...(중략)...

미움과 사랑은 감정. 즉 우리가 우리 자신의 내면에서 경험하는 상태들이다. 공격성과 다정한 보살핌은 행위, 즉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향해 취하는 행동들이다. 공격성은 우리 자신의 필요가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작동하여, 혐오 띤 감정이나 분노에 찬 환상, 또는 행동의 형태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미움은, 사람들의 필요가 심한 갈등을 겪거나 만족되지 않을 때마다 불가피하게 나타나지만, 또한 분리감을 길러 줄 수도 있다. 사랑과 나란히 존재하는 한, 미움은 개인의 발전을 용이하게 해줄 수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생은 형의 우월한 힘과 지식, 영향력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동시에, 형을 깊이 존경하여 모방하고 싶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그의 형처럼 될 수 없다. 그는 자신의 개성과 재능, 능력을 찾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형에 대한 존경심이, 그리고 형 역시 성장의 몸부림을 겪어야 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도움으로 작용한다. 

영국의 분석가인 로지카 파커는 어머니의 양가감정이 충분히 창의적인 과정일 수 있다고 본다. 즉 그 과정에서 어머니가 자기 자신과 아이 사이의 차이를 적극적으로 생각하여, 보다 적절한 어머니노릇을 고려하는 해법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파커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양가감정이 일으키는 불안과 죄책감으로 인해 우리가 그 창의적인 측면을 보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불안과 죄책감은 문화적 명령과 기대치에서 기인할 뿐만 아니라, 미움이 사랑을 능가하여 짓밟을 것이라는 뿌리 깊은 두려움에서도 기인한다. 

어머니의 양가감정은 평소에 다정하던 어머니가 가끔씩 조바심과 화, 심지어 미움을 표출하는 식으로 다소 가볍게 시작된다. 엄청나게 다양한 양가감정적 행위들이 근본적으로 무해할 수 있는데, 이는 그 행위들이 결국 사랑에 의해 완화된다는 뜻이다. 

...(중략)...


- 모성애에서 자녀 살해까지, 누구나 느끼지만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어머니의 양가감정에 대한 모든 것 

<어머니는 아이를 사랑하고 미워한다>, 바바라 아몬드, 간장, p 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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