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빅터 프랭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5.31 장 아메리의 <자유죽음> 8
  2. 2009.11.03 최근에 읽은 책들 - <죽음의 수용소에서>, <주기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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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죽음>, 장 아메리, 산책자 
서경식 선생님의 책에서 많이 인용되었던 장 아메리의 선생의 유명한 저작중 하나인 <자유죽음>이 한국어판으로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출판사는 산책자. 저는 장 아메리 선생의 책이 나온다면, 창비나 돌베개 출판사 일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아니었습니다. 산책자는 웅진씽크북 단행본 계열사중의 하나로, 최근에 흥미로운 인문학 서적들을 많이 발행하고 있는 출판사입니다. 게다가 표지들도 좋아하는 디자이너분들이 디자인을 해서 어떤 디자인으로 책이 포장될지도 기다려지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자유죽음>또한 좋아하는 디자이너 중의 한분인 석운님의 디자인으로 표지나 본문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매우 잘 살려줬다고 생각합니다. 그 선택에 대해서 작지만(작은 새) 강한 목소리를 내는 느낌을 살린 표지였습니다. 
이 책은 살려고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던 시기에 월덴님댁에 방문하게 되었는데요. 북크로싱으로 올라왔기에 사기전에 한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크로싱을 신청했습니다. 저보다 먼저 보신 분은 혜란님과 월덴님. 두분의 평은 생각보다 좋지 못했습니다. 두분이 생각보다 아니었다라고 말하는 이유를 페이지를 넘기면서... 저도 뭔지 알것 같더군요. 

저 또한 책 자체가 생각했던 내용이나 방향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장 아메리라는 사람을 알게된 경유는 서경식 선생의 책에서 이었습니다. 사실 가장 궁금했던 책은 <죄와 벌의 피안>쪽 이었습니다. 처음 장 아메리씨의 텍스트를 보게된 책은 서경식 선생이참여한 대담집이었던 <단절의 세기 종언의 시대>쪽으로,가장 기억에 남았던 구절은 서경식 선생이 인용했던 장 아메리의 문장. 그리고 다음에 만난 것이 또 서경식선생님의 다른 책에서 만난 장 아메리의 글의 인용 문구 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만난 인용문이 서경식 선생님이 프리모 레비의 흔적을 찾아서 떠난 책에서... 
그의 책에서 인용되었던, 그 문장의 장 아메리와 <자유죽음>에서 느껴지는 장 아메리는 좀 거리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런 느낌의 문장도 만나긴 했지만, 수많은 문장들 중에서 그건 정말 간간히 만나는 우연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방향은 같은 아우슈비치 생존자였던 프리모 레비 선생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이었거나, 이 두사람과 달리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던 빅터 프랭클 선생처럼 개인적인 이야기와 본인의 주장을 담은 이야기가 적당히 섞여 있을줄 알았습니다만, 아니었습니다. 
그의 책을 읽고 나서 든 느낌은 <우울증에 반대한다>라는 책과 굉장히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울증에~> 저자 피터 D 크레이머는 책에서 시종일관 정말 힘들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타인의 힘을 빌어서요. <자유죽음>에서도 장 아메리는 유명한 사람의 말이나 있었던 일을 토대로 계속 자신의 주장을 이끌어 나갑니다. 사실 그 시대에는 그 사람들이 정말 유명한 사람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쪽의 문화적 사회적 배경에 취약한 이쪽 세계의 사람인 저로서는 접근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가 인용했던 그 많은 사람들의 태반은 모르는 사람이고... 그 사람들의 저작 또한 처음 들어보는 책들이 참 많았습니다.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면 접근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느끼는 책들은 언제나 나에게 그 간극을 느끼게 해서 참 서글픕니다. 이론으로 무장했던 당시의 시대적 기반에 충실해서 여러사람이 나왔던 간에... 

저는 당신이라면, 그런것들(비하하고자 함은 아닙니다)의 힘(텍스트의 힘이라고 해두죠)을 빌리지 않아도 충분히 자신의 주장을 내세울 수 있는 개인적인 체험의 근거가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아니었나봅니다. 정말 지겹고 또 지겹고 힘들게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그건 정말 지루한 싸움이었나봅니다. 저는 종교가 없고 그쪽(유럽)의 종교적 기반에 의한 가치관의 프레스가 어느정도인지 몰랐기 때문에 정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그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들은... 당신이 존재하지 않는 지금은 그정도까지는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조금씩 좋아져 갑니다. 아주 천천히요. 여전히 편견의 벽은 높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소수지만 당신의 입장을 존중하고 그대로 받아드리는 집단도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때와 달리 우울증에 대한 유일한 치료법이 정신분석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구요. 지금의 주류의 치료법은 인지 행동적 이론에 근거해 있고, 과거와 같이 전기치료나 정신분석이 대부분의 치료를 차지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 
치유(치료)의 목적은 당신이 생각하는 '기능성'에 대해서 개선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삽화의 상태가 견디기 힘들기 때문에 고통의 경감의 차원에서 접근하려는 방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그 견디기 힘든 지루한 고통때문이고 그 고통의 경감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선택이 '죽음'이라는 단 하나의 방법이 아니라 다른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안내하는 것이 목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선택치는 하나가 아니라 여러가지가 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달라지는지 당신은 알고있으리라고 생각해요.
 
책을 덮으면서, 당신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으며 얼마나 고통받았으며 이 책을 쓰면서도 얼마나 많은 것들과 싸워왔는지 알게되었습니다. 당신들의 노력이 있기에 지금 저는 조금더 안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살아남아 있는 것 이리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죽음을 비난하는 사람은 없어요.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살다보면 좋은 것을 더 볼 수 있다고 아쉬움이라던가 그런것들을 화두에 담지 않습니다. 그냥 당신의 선택을 존중할 따름. 본인이 아니고서야 뭐라고 말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어짜피 모든것들은 타인의 고통일 따름. 체현한다고 해서 그것이 과연 같은 압력으로 작용하는 체현일지는 의문스럽습니다.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개개인이 느끼는 그 무게는 다르니까요. 결코 같아질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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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청아출판사
내가 빅터 프랭클 교수의 책을 처음 본 것은 한 3년전 전으로, <의미를 향한 소리 없는 절규>를 읽고 난해해 했었다. 책의 광고 멘트와는 달리... 상당히 많은 문장의 구성이 이론적인 텍스트들로 무장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단순 명료한 그런 답을 찾고자 그 책을 펼쳤었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없었던 것 같았다. 뭐 그런 기억을 떠올리면서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잡았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는 아우슈비츠에서 생활을 2부는 그가 주장하는 이론 로고테라피에 대한 설명을 3부는 그 연장선상으로 비극속에서 낙관하는 방법에 대해서 나와 있었다.
역시 1부를 읽으면서 받았던 느낌은 솔제니찐의 <이반~>를 읽을때의 그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기묘한 이질감. 레비 선생님의 책을 읽을때도 그랬지만, 그것이 분명히 있었던 사실이라고 받아들이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지금에 와서 <이반~>을 다시 읽으면 그때 느꼈던 '재미'가 지금에 와서는 '고통'으로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시아의 수용소도 생존률이 50% 미만이라고 모 책에서 읽었던 기억 때문일지도 모르고 그의 책이 소설이 아니라 그가 경험했던 것들을 담았다는 것을 알게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2부에서는 로고테라피 기법을 이용하여서 그들의 굴절된 부분을 역발상적으로 인지시켜 줌으로서 치료를 하는 예시들이 간간히 나오는데... 나는 그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그냥 뭐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뭐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 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런 사고의 패턴이 생활 습관처럼 배여 있는 사람들에게도 그런 것들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 뭐 아직 3부까지 읽어본 것이 아니고 그리고 로고테라피 이론의 입문서를 본 것이 아니라 그가 아우슈비츠에서 어떻게 생환했는지가 메인인 책을 봤으니까... 그의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인간은 학살을 자행하는 존재이기도 하나 그런 잔혹한 공간에서 숭고한 모습을 보이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이야기 였다. 그래 그런 존재이기도 하지. 그런 사람은 아주 극소수겠지만. 그 공간에서 희망을 보는 그의 생각에 대해서 진중하게 탐독할 에정임. 뭐 그래서 다른 저작들도 읽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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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율표>, 프리모 레비, 돌베개
돌베게에서 나온 레비 선생님의 저작으로 <이것이 인간인가>와 세트로 보면 더 좋은 책 이었다. 개인적으로 <휴전>을 가장 읽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 책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다. 돌베개의 책을 사면 독자 엽서가 있어서 항상 다른 저작들도 번역해달라고 애독자 엽서를 보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걸로 봐서는... 훌쩍
이 책은 레비 선생님이 아우슈비츠에 가기 전까지의 에피소드가 메인이다. 뒷 쪽에는 아우슈비츠의 에피소드도 조금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도 조금... 가장 기묘한 기분이었던건 <이것이~>에서도 읽었던 그 독일인 교수의 이야기 부분이었다. 독자인 나도 분명하게 불쾌해졌는데 이 양반은 어떤 기분이었을지 상상하면... 누가 감히 '용서' '화해'라는 말을 꺼내는 걸까? 그런 단어들을 꺼내는 것은 그런 것들에 침범당해보지 않고 그런것들을 침범하는 군상이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감히 그런 텍스트들을 꺼내는 것인가. 존재하는 것에 대한 염치라는 것이 있다면, 그게 가능하리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건 기억을 지워도 분명히 어디 한구석에서 살아있다가 치밀어서 올라오는 부분일텐데. 개인적인 부분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나에게도 그런데 말이지 퍽이나 가능하겠어 그런것들이. 그 무지를 그 알려고 하지 않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건 역시 인간의 교만이 아닐련지... 아..아 정말이지. 치밀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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