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

지금부터 행복해지는 우울 극복 프로젝트<행복을 미루지 않기를 바람>, 정보연, 푸른숲
듀나게시판본인의 블로그에서 '우행길(우울을 넘어 행복으로 가는 길)'을 연재하시던  being 님의 글을 모아서 출판한 책입니다. 사실 듀나게시판에서 이분의 글을 처음 봤을때 들었던 생각은 근무했던 출판사 사장님께 출판 제의를 해보면 어떨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요. 그래서 이분을 글을 보면 볼수록 그 고민을 더 진지하게 하게 되었던 즈음, being님이 게시판을 통해서 본인의 책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려주셨어요. 반갑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었어요.
사실 책은 받아보고 조금 실망을 했었어요. 실은 많이 일지도 모르겠어요. 표지 디자인이 좀... 너무 정형화 된 패턴의 디자인이라서 책의 표지를 보았을때는 책의 안에 이런 진솔하고 많은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게 해주리라는 기대가 별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제목도 좀 많이 통속적이라는 느낌이었구요. 그래서 더 많이 아쉬웠어요. (ㅠ.ㅜ)
게시판이랑 블로그 글은 사실 읽다가 텍스트가 너무 작고 굉장히 긴 글이라서 몇번이고 나누어서 읽었는데요. 역시 단행본이라서 그런지 정말 편하게 단숨에 읽었습니다. 저는 이 책이 많은 분들에게 두루두루 읽히기를 희망해요. 사실 당사자 시각에서 풀어낸 책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이런쪽으로 조명한 책은 제가 본 책중에는 유일무이한 책이었거든요. 그래서 참 좋았어요. 질병에 대한 이해나 해석 패턴도 중요하지만, 그 질병과 함께 하면서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자신의 경험담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책은 없었거든요. 

내가 가지고 있는 질병과 함께 살아가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그리고 때론 실패해서 좌절하지만 그래도 다시 재정리해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며, 힘들때 뒤돌아 보면서 자신이 걸어온 여정의 하나 하나를 스스로에게 격려하고 칭찬하며 위로하며 나아가는 것은 어떻게 보면 참 쉬운 명제이자 사실이지만, 우리는 대부분 그것의 중요성을 망각하거나 간과하고 살아가니까요. 
그냥 그렇고 그런 책으로 보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달라요. 정말 다르거든요. ^^;; 그 고통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그리고 얼마나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지 알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공감하고 함께 기뻐하고 그리고 자극받고 위로받고 그리고 저도 힘내서 걸어가도록 응원하는 책이에요. 

저의 경우를 좀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요. 이런 생각이 있었어요. 지금도 뭐... 언제까지 이렇게 나에게 돈을 쳐(!)발라야 하는지에 대해서 괴로워 하는 시간이 정말 많았어요. 어떨때는 하루중 대부분의 시간을 반추하면서 보낼때도 있어요. 뭐 최근에는 그런 빈도는 줄어서 급성 스트레스로 인한 삽화가 찾아오지 않는 이상 그런 자신을 만나는 일은 드물어요. 그래도 하루 하루의 대부분을 비교적 건강하게 지낸다고 해도, 일상이 어느정도 형태를 잡아서 유지되고 있다고 하여도, 마음 한편에서 그런 생각을 지우기는 참 힘들어요. 
학교에 가서 '이것이 질병이다'라는 정의를 접하고 그리고 이론을 배우고 그리고 진단을 내리는 기준을 달달 외워도 마음 한편에서는 <우울증에 반대한다>는 피터 아저씨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내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혹은 다른 사람들 다수가 느낄지도 모르는(?) 그런 질병의 은유에 대해서 내내 괴로워 했어요. 
나의 전전두엽은 스폰지처럼 구멍이 뽕뽕 뚤렸고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는 유전적인 취약성, 양육적 환경에서 영향을 받은 취약성을 충분히 고려한다고 하여도... 지금의 저 자신이 서서 있는 그 위치가 참으로 많이 부끄러워요. 이렇게나 절박하게 노력하는데도 나는 아직도 여기일까라는 생각이나 앞으로 얼마나 시간, 노력, 비용을 투자해야지 남들이 말하는 보통(?)의 기능을 유지하는 항상성을 형성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 그런 불안은 평소에도 그리고 삽화가 찾아왔을 때는 무너지는 감각으로 저와 인사를 해왔어요. 

열심히 책을 읽고, 열심히 상담을 받고, 약도 비교적 열심히(여긴 좀 으음...) 그리고 학교도 가서 공부도 하고 의미심장한 꿈을 꾸면 일어나자 마자 꿈에 대한 내용을 적고 분석하고, 일상에서 찾아오는 삽화에 대해서 분석하고 연구하고, 감정 그래프도 그려보고, 육체가 붕괘되는 느낌이 올 정도로 무너져서 울어보기도 하고... 그런데도 말이에요. 정말 아직도 갈길이 멀었다는 그 느낌은 참 저를 좌절하게 만들어요. 이제는 약을 먹지 않아도 일상을 어느정도 유지하는데도 말이에요. 그때 정말 힘들었을때보다 정말 100배는 좋아졌는데 말이에요. 
분명히 그때 그 모든것이 와해되던 그 순간과는 분명히 다르고 형태가 있는데도 더 많은걸 바라고 있어요. 지금의 이 모습은 그때 저 자신이 그토록 간절하게 바라던 모습이었는데도 말이에요. 그리고 이렇게 노력하는데도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압도되어서 그냥 무너질때가 많았어요.
그럴때 being님의 글을 처음 듀나게시판에서 만났어요. 저보다 더 노력하고 저보다 더 공부하고 힘내고 그리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격려하고 있었어요. 그게 참 힘이 되었어요. (하하하;) 좀 다르기도 하고 비슷한 부분도 있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힘내는지를 알게되는건 그런 힘이 있었어요.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하는 그런 느낌과 그리고 다른 사람이 선택한 것들 중에서 배울만한 부분은 저에게 적용시킬 수 있다는 것. 그게 참 좋았어요. 그래서 저기 모니터 넘어에 있는 괴로워 하는 누군가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우리 함께 좋아져요. 


*

아이보다 더 아픈 엄마들을 위한 심리학 <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 신의진, 걷는나무
읽는지 꽤 오래전 책이에요. 양육을 하면서 죄책감을 많이 느끼는 엄마분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 이었어요. 사실 아동의 문제는 저는 90%(마음으로는 99%...)이상 엄마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 잘못이나 대를 이어서 고착되어온 관계의 패턴이나 감정의 문제를 물려주는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이 책에서도 저자가 내내 그부분을 강조하고 있었어요. 거의 대부분의 자신의 아이가 문제가 있다고 병실의 문을 두두리는 엄마가 그의 자녀보다 더 문제가 많다는 사실.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이상, 타인 또한 매한가지로 진정으로 소중히 여길수 없다는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간과하는 명제에 대해서 강조하고 또 강조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책의 제목도 그렇게 공격적이고 그리고 독자를 어필하는 제목으로 지어져 있었습니다. 
근데요. 내용이 제목에서 받는 느낌만큼 공격적이거나 직접적인 느낌은 아니었어요. 양육을 하면서 많은 사회에서 부과했거나 스스로가 부여헸거나 아니면 은유적으로 대를 이어서 내려온 죄책감이나 비난받는 느낌이 드는 많은(?) 엄마들을 위한 책이에요. 엄마라면 읽독을 권해드립니다. 


반응형

과거에 대해 '가정'이란 없습니다, '그것 말고 다른 선택을 했어야 했다'는 후회는, 절대 불가능한 것을 분명 가능하다고 하는 거짓말일 뿐이에요. 그 거짓말이 무지에서 비롯되었던 악의에서 비롯되었든, 거짓말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당시의 내가 그때의 나인한, 필연적으로 선택지는 단 하나였고, 바로 그것을 택했으며, 그렇기에 그것은 최선인 것. 그렇게 이어진 무수한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그렇기에 지금의 내 모습은 바로 내가 선택한 결과물, 그렇기에 다 나의 책임인 것. 혹여 내가 손댈 수 없었던 원인 혹은 우리가 악운(가끔은 행운)이라 부르는 것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 하더라도, 그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었다면, 그것은 나의 선택이 아니고, 그렇기에 나의 책임도 아니며, 나의 잘못은 더더욱 아닌 것. 그 일은 그저 단지 나에게 일어난 일. 그저 그뿐. 그리고 그 일에 대한 반응 역시,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으며, 그렇기에 나에게 최선의 길이었다는 것.

그렇기에 과거에 대한 후회도, 비난도, 자책도, 분노도 결국 필요 없습니다. 혹 이 감정들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과거가 지금의 내 수준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일어난 일들과, 내가 내린 유일하고 최선의 선택들로 이루어진 완벽한 길이었다는 사실에 대해 무지하고나, 확신하지 못하거나, 단지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싶기 때문일 거예요. 


- 지금부터 행복해지는 우울 극복 프로젝트<행복을 미루지 않기를 바람>, 
'만약 그렇지 않았더라면'이라는 가정, p246, 정보연, 푸른숲



반응형
*
<외도, 그후...>, 돈-데이비드 러스터먼, 푸른숲
부제목은 '사랑하는 이에게 상처받은 영혼을 위한 심리 치유서'라고 되어 있었다. 딱히 사랑하는 이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굉장히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번역도 잘 된 편이고, 책의 구성 자체도 굉장히 좋은 편. 굉장히 구체적인 지침들과 물어보고 싶은 것들을 모아서 질문 답변을 해둔 파트(4장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도 있었고 그것들을 보면서 평소에 가지고 있던 외도에 대한 수많은 편견이 많이 무너졌다. 좀 부끄럽지만 나는 '외도'는 한쪽의 잘못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되었다. 물론 그 사람 개인적인 문제로 습관적인 외도나 엽섹을 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 개인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지 않은 많은 경우는 부부간의 문제에 대해서 회피의 한 패턴으로 외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부간의 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외도를 한 배우자와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리고 외도를 한 배우자는 상대방 배우자의 반복된 분노나 불신을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그것들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진심으로 반성해야 한다는 것. 많은 부부가 외도를 계기로 본인들의 부부관계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이전보다 더 돈독하게 지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의 상담 사례에서 나 자신이 '외도'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기존의 지식이 얼마나 편견에 가득 차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대화를 할 때는 '감정을 이입'해서 대화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언급하는데 사실 이 대화법은 <비폭력 대화>에서 이야기하던 '비폭력 대화법'이 바로 연상되었다. 이 책에서는 대화법에 대해서는 '역지사지'하는 마음을 강조하지만, 그 구체적인 지침이나 단어 사용에 대한 안내는 없는 편. 이 책의 목적은 '대화'에 있는건 아니니까 뭐 살짝 언급하고 넘어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다.

+
구체적인 대화법을 배우고 개선하려고 하시는 분들에게는 <비폭력 대화>를 권해 드립니다. 시중에 성인용으로 2가지 책과 어린이용으로 1가지 책이 있고, 비폭력 대화 센터라는 협회가 있으며, 이 단체에서 체계적으로 비폭력 대화를 배울 수 있습니다.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어어어어어!!
재미있습니다.!!!!! 우어어어!!! 완전 시원해요!!! -_-//// <- 가 저의 감상 포인트 입니다. 화장실에서 심심하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 입니다. 인생 상담인데 화장실에서 볼 수준으로 재미있고 시원하고 간결하게 답변하는 것도 정말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분은 진정 능력자입니다. 그래서 우어어어어!!!! 능력자!!! 어준 아저씨는 능력자에요.!! 원츄!

이 책을 사서 봐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은 "친구 오빠와 사귀자 친구와 사이가 틀어졌어요" 이었어요. 저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저는 가끔 연애 관계 사이에 끼어서 매우 난감했던 적이 몇번이나 있었거든요.
크게는 고등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그리고 다음에는 초등학교 동창들과 그녀의 남동생 사이에서 그리고 몇년전인 가장 친한 친구중의 한 사람인 모모군과 그녀의 여자친구 그리고 그녀의 지금 결혼한 남자 사이에서요. 저한테 분명 문제가 있는거 같아요. 그전까지는 별로 인지하지 못했는데요.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역시 문제는 저한테도 있었던거 같습니다. 저의 처신이 좋았다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았거든요. 비겁하다면 비겁했다가 답인거 같습니다.
그의 답변은 "음. 일단 욕부터 하자. 이런 나쁜 년. 지가 뭔데. 지가 동생이면 당신은 연인이다. 동생이 벼슬인가. 그리고 누가 오빠와 눈 맞을 줄 알았나. 연애, 삶의 기획 바깥에서 벌어지는 불가항력 사변이다. 천재지변과 '다이다이'라고. 그걸 어떻게 사전에 상의해. 게다가 당신을 오빠와 사귈 주제가 못 되는 여자라 여긴 거라면 지가 친구 자격 없는거지. 사과는 지가 해야지. 혹여 지 생각엔 오빠가 너무- 귀하신 몸이라 그런 거러면, 그럼 치료부터 받아야지. 둘 중하나야. 나쁘거나, 미쳤거나. 그러니 욕부터 먹어야지. 담에 보면 대뜸 헤딩해버려. 콱! 왜? 거기 치료 차원이라고 봐야지. ...... 그럼 어쩌나. 어른들의 연애, 범죄 상황 아닌 한, 누구도 개입 권한, 없다. 그게 어른들 연애의 기본이야. 주변인들, 의견 개진 조언 권고 할 수 있어. 때론 경고 의무도 있고. 하지만 거기까지야. 분노 표출, 진도 방해, 이별 강요, 누구도 못 해. 그럼에도 관계의 중단이나 지속을 강제할 권리가 가족이란 이유로 천부인권처럼 자동 부여된다고 오인하는 거, 우리나라에서 유난해. 전술한 이유로. 그러니 다 생까고 이것만 기억해. 당신, 죄, 없어. 그리고 그거 당장 당신이 고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의 가족에게 수용되고 싶은 거 인지상정인데, 자기 잘못 아니고 자기가 해결할 수도 없는 일에 메달리는거, 삶의 낭비야. 그 시간에 당신이 해결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 그 남자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고 즐거울까에 시간 써. 나머진 생까. 친동생인데......? 아냐, 그래도 돼. 잘못한 건 개야."

이거 읽고 저는 우어어어!!! 탄복!! -_=;;;; 이 나이에 탄복했습니다. 그때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불편한 감정의 이유가 저거(!) 였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거든요. 관계는 그랬어요. 어릴때 단짝인 초등학교 동창(A)었어요. 뭐 그녀와 저는 자주 만나고 연락하는 사이였구요. 그리고 학창시절에 그냥 적당히 아는 사이었던 다른 친구(B)가 등장해서 가끔 세명이서 보고 놀았었어요. 저는 C라고 명명하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친구B에게는 아주 잘생긴 남자 동생(D)이 있었어요. 당시 친구 A와 D군은 같은 가게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구요. 저는 그 가게에 가끔 놀러가서 A뿐만 아니라 D군이랑도 잘 놀았죠. 저의 성향은 좀 여성적인 부분과 좀 거리가 있어서 특히나 남동생들이 저를 따르기도 했었거든요. D군도 그런 케이스였고, 뭐 만화도 비슷한 취향이라서 연락도 하고 그런 사이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A와 밥을 먹고 놀고있는데 A가 D군을 불렀습니다. 셋이서 잘 놀았죠. 저는 사실 연애에 무심한 편에다가 눈치도 꽝인 관계로 그게 뭔가 의미가 있다는 걸 몰랐어요. 왜나면 뭐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근데 A양은 그게 저한테 D군과 사귄다고 커밍아웃을 한거였던거에요. 이것도 어떻게 알았나면요. B양이 전화해서 요즘 D군이랑 뭐 이야기하거나 만난적 없냐고 물어봐서 A양과 같이 밥먹은걸 이야기했거든요. 근데 그때부터 B양으로 부터 나오는 건 험담. 험담. 험담. A양은 D군과 사귀기 전에 학교 커플이었던 F가 있었어요. 그리고 그 직전에 F가 군대에 간 상황이었죠. A양이 자신의 연애에 대해서 남들에게 그다지 잘 말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F와 헤어진지 조차 모르고 있었어요. 눈치 없었던 저는 B양에게는 A양의 욕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이걸 A양에게 말해줘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하는건가 매우 난감했었어요. A양에게 가서 D군과 사귀는 거냐? 라고 물어봐야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뭐 저는 그냥 계속 B양에게 A양 욕을 들으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근데 문제는요 D군이 철이 없었는지 A양과 데이트를 하면 그걸 B양에게 말을 다 했던거 같아요. 그리고 B양은 대놓고 D군에게 A양의 험담을... 그리고 D군은 그 이야기를 그대로 A양에게... 그리고 저는 A양에게 원망아닌 원망을 들었죠. 그 후로도 B양의 A양의 험담은 계속 되었고, A양과 D군이 사귀는 동안에는 계속 되었던거 같아요. 깨지고는 더 했던거 같기도하고... 뭐 지금은 기억이 아련합니다만, 만약 지금이라면 그때 어떻게 했을거냐면요. 우선 B양에게 A양의 이야기를 그만하라고 했겠죠. 불편하다고... 저는 암묵적으로 B양의 이야기에 동조하고 있었던거 같았거든요.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른 채로요. 누나인 심정은 그런 심정일까요. 솔직히 말하라면 A양이 저의 남동생과 사귄다고 말했으면 저도 화가 났을거 같아요. 그때는 A양이 얄팍해 보였거든요. 과거의 A양의 그랬었어요. 그리고 A양이 저에게 그녀의 연애에 대해서 커밍 아웃 했을때 정확한 상황을 물어보고 불편한 부분에 대해서 말할거 같아요. 친구의 남동생을 사귀려면 그런 얄팍함을 버려달라고. 그 알팍함이라는 것도 저의 주관적인 판단이겠지만. 그래도 친구로서 그 정도의 예의는 지켜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의 동생이 그런 얄팍함이 아니라 절실한 사람과 사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람은 원래 이기적이지만, 그래도 아닌 부분으로 서로를 위하는 연애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의 느낌인거 같아요. 그녀가 말하는 대기 순번이 없는 연애요. 대기 순번이라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거든요. 그게 그녀가 나에게 한 농담인지 진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정체성을 이해 할 수 없는 저로서는 그녀의 연애는 얄팍하게만 느껴지는 것이 저의 진실입니다.

더 심했던건 고등학교때랑 몇 년 전인 다른 이야기는 저도 함께 막장으로... 달렸습니다. -_=;;; 허허허허. 중간에서 들은 험담들을 어떻게 처리 해야할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나중에 먹는 건 욕. 멈추라고 해도 욕. 이건 다 욕이네요. 뭐 그랬습니다.
마지막으로 몇년전의 친구의 연애사에 끼었던 그 때는 저도 같이 설사하고 잠 못자는 나날 이었습니다. 당시에 정말 화가났던거는 친한 친구 M의 여자친구 이었던 그녀의 행동 때문이었던거 같아요. 후회하는건 그녀에게 졸라 욕해주지 않았다는 것. 그걸 돌려서 말했다는 것. 그리고 그녀와 지금은 그녀와 결혼한 분에 대한 그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막판에 저는 폭발해서 주위 지인들에게 지금까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말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걸 잘했는지 못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뭐 저는 그 남자분이 제가 하는 말은 다 거짓말이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열폭했거든요. 지금와서 매우 후회하는건 그 화상들에게 대놓고 까지 못했다는 거에요. 주위 사람들에게 모든 정확을 알린건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뭐 저 자신이 받을 오해를 생각하면 깔 수 밖에 없었넌거 같다는건 <- 역시 변명이겠죠. 욕 하지 않고 주위 사람에게 정황을 말한 저 자신에게 실망이에요. 욕이 최곤데. 욕 먹어도 싼 인간들에게 욕을 하지 않았다니 전 바보 같았습니다. -_- 웬 착한 척. 웬 예의 차람. 상대방은 헐벗은 행동을 하는데 그런게 다 뭔 소용이었는지.
원초적으로 행동하는 분들에게는 그분들에게 걸맞는 대화를 해야지요. 얼마전에도 또 반성하는 일이 있었어요. 거절을 거절로 이해하지 못하고 관심으로 해석하는 그 양반에게 뭐라고 해야할지. 그냥 말했어요. 당신과 밥 먹는 일은 아마도 절대 없을거라고. 이쯤 하면 아시겠죠. 역시 슬픕니다. 모두가 이해 할 수 있는 국제공증 대화법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가끔 생각해봅니다. ㄱ-

뭐 저의 경험은 이정도로... 이 책을 읽고 남는 것은 "자존감의 중요성"이었어요. 그리고 타인에 대해서 어느정도 선을 그어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요. 그리고 어디에서 저의 얄팍함을 기억하는 분들에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때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얄팍한 저를 보고도 참아주며 계속 남아준 분들 감사합니다. 소생 노력하면서 살겠사옵니다.
그나저나 책은 제본의 문제일까요? '건투를'의 글자 상단이 잘려 나가서 그게 좀 아쉽습니다. 이건 분명 제본의 문제라고 생각함. 뭐 정확하게 잘리는건 무리지만 그래도 그래도... 라고 외칩니다. 표지가 정말 좋았어요. 김어준씨 스러워요. 히힛. 어제부터 현태준씨가 그린 김어준씨 표정을 흉내내면서 말하고 있습니다. (=3=)// 윤고딕 220 좋아요. 매우 사랑하는 서체 중에 하나 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태준씨의 일러스트를 보면서도 폭소했었습니다. 앞으로 이책은 화장실에서 종종 볼 꺼 같아요. 당분간은 만화책을 들고 가는 건 안녕입니다. 안녕-!

더하기_ 지금에 와서는 하는 분노의 욕 -_-;;


반응형
1 
BLOG main image
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by dung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407)
우리집 곰두리들 (149)
만날만날 (52)
토동토동 (370)
리뷰 (514)
나의 시간 (145)
알아차림과 수용 (0)
S - 심리치료 (145)
S - 일러스트와 디자인 (24)
w - 모에모에 설정 (0)
W - 나의 끄적끄적 (0)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05-03 03:34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