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

부와 건강, 평화를 부르는 하와이인들의 지혜

<호오포노포노의 비밀>, 조 바이텔, 이하레아카라 휴 렌, 눈과 마음

사실 이 책은 교수님이 추천하는 책이라서 읽어볼까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제가 자주 놀러가는 월덴님의 리뷰를 보고 역시나 하고 관두었거든요. 제가 추구하는 방향하고는 아주 극과 극에 위치한 책이더라구요. 제가 좋아하는 이론은 알버트 앨리스의 REBT, 그리고 심리도식치료. 그리고 대상관계이론. 대충 그런쪽입니다. 그래서 수업을 들을때도 종교의 향기가 느껴지는 수업은 듣기가 힘들었던 편 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교수님의 수업이 많이 힘들었었고 그래서 이분이 추천해주신 책을 읽으면 이런 불편함이 좀 줄어드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요. 그 리뷰를 보니 그럴 마음이 싹 가시더라구요. ㅎㅎㅎ -_-;;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저 개인에게 감성 코칭 선생님께서 이 책을 추천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지금 저에게 추천해 주신 책 이었으니까요. 책 자체에 기대치가 없었지만, 중요한건 '지금의 저'에게 추천해주는 책이니까 괴로워도 졸려도 꼭 끝까지 읽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독서를 완료했어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쉬운 책인데... 많이 졸려하면서 읽었습니다. 황당한 부분이 많아서 그 부분에서는 정말 웃기도 했구요. 

최근에 '감성코칭'이라는 걸 배우고 있는데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성 능력[각주:1]을 어린시절에 그들의 부모님으로 부터 배우지 못하였고-물론 그들의 부모님도 그들의 부모님으로 부터 배우지 못하였으니 자식에게 없는 것을 배우지도 않았는데 만들어서 물려줄리가 만무한- 성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이쪽 방향으로는 능력치가 낮기 때문에 감정적인 것을 표현하고 받아들이는데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 그래서 우리는 지금이라도 배워야 할 의무가 있다는 말을 해주셨습니다.


요근래의 저의 숙제는 지금 여기서 저의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표현하는 것 입니다. 그래서 과거를 또 느끼고 괴로워 하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의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며 살고 싶어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력하면 언젠가는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평생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고 좌절하는 날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조금씩 좋아졌는걸요. 몇달이 지나서 느끼던 감정을 한달 즈음 지나서 느끼게 되고... 그러다가 몇일이 지나서 느끼게 되고... 그날 낮에 있었던 일을 그날 밤에 자기전에 느끼게 되고... 최근에는 있었던 일이 지나고 바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좀더 노력하면(?) 좀더 가깝게 느낄 수도 있을것 같다는 희망이 생겼어요. 


...음 뭔가 책과는 좀 거리가 먼 이야기를 한것 같은데요. 

책에서 전하는 요지는 지금 현재를 느끼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굉장히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느끼는 감정은 과거의 어느 순간의 감정이 다시 느껴지는 것에 대한 언급도 있었고 그리고 모든 것을 자신의 내부안에서 이유를 찾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사랑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물론 접근하고 설명하는 방향이 정말 황당할 정도의 이야기도 많았지만, 이전과 달리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저라면 어떤 사람에게 회의적인 측면이 보이면 그사람의 다른 부분까지 자동적으로 확장해서 보는 경향이 강해서 그런 자신을 멈추려고 노력하고 그런 자신에 대해서 괴로워 하며 대부분을 시간을 보내는 편 이었습니다. 

이 책의 영적인 경험을 이야기 하는 이하레이카라 휴 렌의 이야기는 황당한 이야기가 많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말하는 부분까지 같은 색으로 칠하며 읽는 방햑으로 독서가 나아가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그렇게 읽고 있다는 사실이 좀 놀라웠습니다. 

요정이 보이고 처음 들어간 호텔에서 그 방이 저자에게 자기 이름을 말해주고 그 방과 대화한다는 대목에서는 정말 빵~ 하고 터졌습니다만, 정말 방이 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저로서는 알지 못하는 사실이고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 까지 매도할 이유는 없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전 그사람이 아니니까 그 방이랑 대화를 하는지 아닌지는 저로서는 죽을때까지 모르고 살 확률이 더 높으니까요. 이전에는 경험하면 인정할것 같다고 생각했는데요. 그건 그냥 제가 불편해서 받아들이지 못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저는 사물에게 이름을 붙이고 말을 거는 좀 이상스러운(?) 취미(?)가 있는지라 정말 방이 자기 이름을 말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사물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사실은 전달되는 것은 느껴져서 그 부분이 좀 재미있고 웃기기도 했습니다. 이제 저 나름의 방식으로 이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사물에 말을 걸고 이름을 붙이면 애착이 생겨서 특히나 인형의 경우에는 어느순간 부터는 이 아이가 살아있는것 처럼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진짜 내가 뭔가 말을 해서 표정에서 피드백이 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때가 종종 있거든요. 뭐 이 자체도 제가 그렇게 보려고 하고 그게 이제 자동적으로 되니까 그런 부분이 있겠지만, 어찌되었던 전 그 사물에 애착을 가지고 대화를 하고 그리고 불편한거나 아니면 내가 없는 동안 잘 지냈는지 물어보니까 이전과는 달리 그 대상을 좀더 소중히 여기게 되는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


환자의 카르테를 읽고 기도하고 사랑하는 마음과 정화 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담아서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나를 용서해주세요'라고 말을 해서 심각한 문제가 있던 환자가 좋아졌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믿기도 힘들고 그리고 '그럴수도 있을것 같다'라는 방식으로 부분적으로 수용하기도 힘들지만, 타인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로 바라보고 걱정하고 생각하고 답을 구한다는 것 자체는 따뜻하구나 하는 하는 느낌이 올라왔습니다. 

누군가에게 나의 어려움을 토로했을때 너의 안에서만 존재하는 오직 너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것 보다 우리라는 혹은 나의 문제라고 바라보는 것은 어떤 이상적인 사랑이나 애정 혹은 치유에 대한 환상적인 부분을 충족시켜주는 부분이 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상대가 감당하지 못하니까 그건 상대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라고 말하는 것은 마치 엄마가 아이를 양육함에 있어서 아이가 감당하지 못하는 여려움을 호소했을때 그걸 엄마가 받아서 소화해서 아이가 소화 할 만한 수준으로 돌려주는 그런 방식-담아내는 것과 담기는 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로로 돌아가서 과거에 휩쓸리는 게 아닌 현재를 위한 삶을 살자는 말 자체에는 옮고 그름으로 판단 해야할 어떤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는것이 좋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그냥 어떤책을 읽던지간에 내게 필요한 부분은 받아들이고 소화하기 힘든 부분은 그대로 두는것에 대해서 괴로워하지 말며 그리고 부정하고 싶은 부분이 있더라도 그 부분으로 인해서 나머지 부분까지 착색하여 흰색이거나 검정색으로만 있는 세계가 아니면 좀더 살아서 숨쉬는 것이 편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흑백만 있는 세상은 힘들어요. 나 자신도 흑 혹은 백으로 칠해야 하니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은 이 부분인것 같아요. 

흑백논리로 자동적으로 나아가는 자신이 아닌 다른 자신을 보는 일은 꽤 신기했습니다. 이건 책에서처럼 정화의 힘일지도 모르고 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의 힘일지도 모르고... 뭐 해석하는 건 각자의 마음속에서 내리면 되는거니까요. 전 저 자신이 그만큼 좋아졌다고 믿고 싶습니다. 




+

적고보니 책의 리뷰보다는 다른 이야기가 대부분이네요. -_-;; ㅎㅎㅎ




 


  1. 정서인식능력, 정서표현능력, 정서조절능력, 정서활용능력,감정이입능력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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