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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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끝까지 그녀가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살아왔던 이유에 대해서는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았다. 감독은 뭘 말하고 싶었던걸까? 현실은 그런거라고 말하고 싶은걸까. 나는 영화의 엔딩에 절망감을 느꼈다. 그녀의 그런 상황을 그대로 묻어둔 체로 사회에 나가서 한계상황이 도달하는 날까지 견디다가 스스로도 통제가 불가능 한 상황이 되면, 먼저 그녀에게 이메일 주소를 주고 나갔던 그녀처럼 돌아오는 것이 영화가 말하는 현실의 엔딩인가?

인지치료도 정신분석도 없었고... 그냥 약물투여만 있었다. 저게 어디 예의 그 병동인가. 뭐 아직 가보지 않아서 예의 그 병동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그건 분명히 해야하는 일인데 그녀들이 입원한 병원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과거에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그녀는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했고 그래서 그녀는 그 마주함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서 타인에게 기대는 것을 선택한걸로 느껴졌다. 그 선택은 "결혼". 그녀의 불행은 그에게도 이어졌고 그 결론은 전 남편의 자살로 이어지고 말았다고 생각되었다. 남편또한 뭔가 결핍되어서 그런 결론을 내렸을지도 모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녀의 불행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하고 스스로가 문제라서 전 남편과 아버지를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쩌면 결혼을 선택했던 것도 도피하기 위함이 아니라 상대방이 다른 방식의 삶의 태도가 삶에 대해서 정면으로 마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라면 어쩌면 다른 길이 혹은 구원 받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고 믿었던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자존이 약한 존재였고, 자신이 살 가치가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살아오고 있었다. 그 결말의 시작이 영화의 시작부분 이었다. 몸에 나타나는 두드러기도 분명 과거에 어떠한 연유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 희미하게 지나가지만 말이다.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살아온 그 결과는 몸이 벌을 받고 있었다. 불면증, 두두러기... 그러다가 그녀가 한 최후 혹은 최선의 선택은 자신의 의지로 스스로를 벌하는 것 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그러한 선택을 했다는 사실을 병원에 입원해서 얼마동안은 모르고 있었고, 그것을 기억해 내게 된 이유는, 그녀의 남자친구의 편지를 병원에 있는 다른 사람이 모두가 있는데서 읽는것으로 각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폭발했고 격리실에서 또다시 잠이 깨어서 하는 그녀의 독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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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에게 있을만한 장소를 부탁하기 위하여 약을 먹었다. 그리고 격리병실에 도달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폐만 끼치는 최악의 인간이 갈 만한 올바른 장소에 있는 것 뿐이다. 어서오세요 격리병실에. 그리하여 나는 살아 있다."


그날 당일 격리병실에서 나온 그녀는 착실(?)하게 병원 생활을 보냈고, 드디어 의사를 만났다. 의사는 그녀에게 퇴원해도 되겠다는 간결한 답변을 했고, 그녀는 퇴원했고, 퇴원하면서 병동에 있는 다른 그녀들에게 받은 편지 메세지들을 모두 휴지통에 버리고 떠났다. 영화가 상징하는 많은 것들이 불편했고, 그리고 그게 현실이라고 느껴져서 너무나도 슬펐다. 그건 분명히 현실이고 사회에 나간다고 해서 그 과거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과거를 기반으로 앞으로 나가가는 것일텐데. 그렇게도 부정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런 부정하는 정면을 바라보지 않는 인생의 결말은 그녀가 퇴원하면서 재입원하는 다른 그녀의 모습으로 재현될텐데... 그런 언제가 올지 오지 않을지 모르는 내일을 뒤로하고 그녀는 택시를 타고 사회로 나갔다. 그리고 지나가다가 만난 병동에 있었던 다른 환자의 황당한 모습에 웃음을 짓고 그리고 먼저 퇴원 했던 그녀에게 받았던 이메일 주소를 창문 저편으로 날렸다. 그 이메일 주소는... "삶은 행복하다."라고 적혀있었다.

 


+

같은 병실에 있던 그녀의 한 마디. 세계의 부조리가 나를 먹을 수 없게 만든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내가 밥을 먹으면 누군가가 내 대신 굶어"

거식증의 다른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불행을 삼키고, 불행을 토하고..."


영화의 결론은 "감독이여 각본가여. 닥치고 앨리스 밀러의 저작을 읽어주세요. 그건 현실이지만, 그렇게 되는 현실을 보고 싶지 않아요. 가능성을 알려주세요. 당신들에게는 그래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그 영화를 본 그 분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그런식으로 눈과 귀를 멀게 하지 말아주십시오." 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부분을 제외한다면, 다른 부분에서 공감하면서 느꼈던 부분은 부드러웠던거 같습니다. 좀더 과거시절로 들어가서 어린시절의 그 연유까지 들려줘야 모든 사람들이 납득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깊이있게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저정도까지 묘사해준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봤던 <처음 만난 자유>도 다시 보고 싶습니다. 동생 말로는 그 영화에는 모든 병의 환자들이 다 나온다던데... 잘 기억이 나질 않아요. 강렬했던 안젤리나 언니의 모습 이외에요.

그녀가 격리병실에 다시 들어갔을때 그녀의 독백은 그냥 저 편한대로 재번역했습니다. '콰이어트 룸'은 하나의 상징어로 느껴져서... 그냥 '격리병실(병동)'이라고 번역했습니다. 그냥 어쩐지 불편함으로 인해서 대체해서 사용한다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자신들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 기분으로... 하지만, 그 장소는 '콰이어트 룸' 대신 '격리병동'이나 '폐쇄병동'이라고 불리어지고 있는건 사실이니까요.
한국에서 개봉할때 영화 제목은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인데, 이것보다는 원 번역에 가까운 '콰이어트 룸에 어서오세요'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나저나 주인공 사쿠라 아스카역의 우치다 유키상은 처음 보았을때, 미즈노 미키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은 사라졌습니다. 그나저나 남친 역활로 쿠도상이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영화 정보를 찾아보니... 츠마부키군도 나와서;; 설마 그 사람인가? 하고 있습니다. 감독인 마츠오 스즈키 연출이나 개그 코드가 좀 많이 길들여졌다고 생각했더니... 쿠도칸 드라마도 담당했던 감독이셨습니다.-_=;; 맨하탄, 한밤중의 야지기타도 있더군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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