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작년 겨울에 지면으로 처음 뵌 박노자 선생님 강연에 두번째로 친우님과 함께 갔습니다.

저는 사회주의자도 아나키스트도 아닙니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도 않으며, 무관심에 가깝게 살아오고 있습니다. 그저 가끔 분노를 하며 울분을 호소할뿐 그 이상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경험한 것들 중에서 생활에 있어서 실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실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아주 가끔만 하고 사는 그런 사람입니다. 여전히 많은것들을 알고 있지도 않으며, 움직이는 것들의 태반에 대해서 이해는 커녕 생각조차 하지 못해왔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의를 들으며 그래서 책을 봅니다. 저의 바보를 극복하고, 이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서요.

11월 21일
여전히 강연회 포스터의 사진은 초절정 청년(추측입니다.)시절의 사진이더군요.
노린건가? 라고 언제나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물어볼 사람이 없습니다. 주체측에 물어보기도 초난감한 질문이니까요.;;; 정말 물어보고 싶지만 저는 살아남고 싶기때문에 언제나 처럼 참았습니다. =_-;
언제나처럼 명쾌하며, 절묘한 타이밍에 슬프지만 웃고마는 선생님의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웃는 얼굴로 그런 현실과 내일에 대해서 이야기 하시는 모습도 여전히 가슴에 남았습니다.
강의메모는 하단(참고로 저는 정리 못합니다. ㄱ-)

저는 전쟁에 대해서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던것은 아니었던거 같습니다.
친우가 권한 <아부그라이브에서 김선일까지>라는 책을 보고 울었습니다. 지하철에서요. 사실 전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인간이거든요. 그래서 타인의 고통의 기억에 대해서 이해하기 위해서 저의 경험을 대입해서 이해하고자 노력합니다. 친우가 아끼던 개의 죽음은 사랑하는 남동생이 죽는다면? 이라고 가정하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전쟁세대는 아니지만 초등학교때 언제나 반공포스터 때문에 고민해왔었습니다. 고등학교때 전쟁이나면 집에 돌아가기 위해서는 한강다리를 건너야하니 책가방에 일주일정도 튜브를 넣고 다닌적이 있었습니다. '전쟁'에  대해서 통렬하게 반응하지는 않지만, 언제나 정리되지 못한 것들이 머리에는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여러가지로 생각하게 된것들을 단어로 정리한다면,
종교의 문제. 종교의 핑계. 국익의 문제. 개인의 문제. 살인의 문제. 퇴보의 문제. 희생의 문제. 잔혹함의 문제. 사상의 문제. 자주독립의 문제. 주권수호의 문제. 우리의, 혹은 국가의, 혹자는 민족의 문제. 평화의 문제. 해결의 문제. 비타협의 문제. 완고함의 문제. 이상의 문제.... 그리고 테러(?)의 문제.

타인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하고 얻는 그것은 정말 달콤할 것일까?
나 혹은 우리를 위해서 하는 살인이 스스로에게도 정당화 될 수 있을까?

가까운 1차적 관계에만 해도 "어느 시점에서 돌이켰으면 좋겠어."라고 생각 하기도 또는 타인에게 이야기 하기도 하며 살아오고 있습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것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적어도 조금은 양보한다면 고통받으며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줄어든다던가, 아니면 최소한 피눈물이 아니게 된다던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어떤것이 우리가 아니라 인간에게 바람직한것인가. 나라는 인간. 우리라는 인간들. 당신이라는 인간. 당신들이라는 인간. 그라는 인간. 그들이라는 인간들... 살면서 작은 양보조차 아까워 하는 저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입니다. 이상은 이상인건지...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해야 할 거 같습니다.
요즈음은 다른 생각이나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사시는 분들에게 조금 아주 조금 관대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저에게도 이유가, 그분들에게도 이유가 있으니까요. 앞으로 나아가는 걸까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근원주의자"라는 말은 저도 사용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얼마전의 저의 생각이나 텍스트들이 부끄러워졌습니다.

박노자 선생님의 마지막 한마디 "가끔씩 극복되기도 합니다." 
가끔씩 극복되어서 다행입니다.;; 현실은 언제나...

저도 사소한 것에서 양보를 시작하는 극복된 저를 만나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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