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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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키네씨의 사랑>1, 카와치 하루카, 삼양
전 그냥 여성적이라고 정의되는 취미를 즐기는 좀 민감한 30대 남자 어른의 소소한 일상과 뜻밖에 찾아온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출판사에서 소개한 멘트들을 보면서 아베 히로시 주연의 '결혼 못하는 남자'를 떠올렸어요. 표지에 있는 세키네씨가 좀 비슷한 느낌이기도 했거든요. 저는 그런 기대를 가지고 <세키네씨의 사랑>을 펼쳤는데요. 제가 예상한 전개와는 전혀 다른 세키네씨와 그리고 그의 일상의 이야기 이었습니다. 
세키네씨는 민감한 사람인데 본인은 자신이 민감한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재의 세키네씨는 타인이 자신의 영역을 넘어오는 것을 굉장히 경계하는 사람인데 반하여 과거의 그는 결코 그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타인이 자신의 형태를 유지하는 선을 넘어서 들어와서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데 그것에 대해서 어떤 가이드라인도 없는 것처럼 보였어요. 상대방이 그 선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신의 몸을 향하여 본인의 관능욕을 마구 발산하는데도 그것을 저어하거나 분노하는 행동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어요. 
과외선생님과 학교 후배들과의 이야기가 그랬어요. 그냥 뭐랄까 자신의 몸이 그런 취급을 당하는 것에 대해서 자신의 몸과 자신의 정신을 분리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여튼간 좀 설명하기 힘든데요. 과외선생님은 물리적인 협박이 있어서 그렇다고 해도 후배들로부터는 충분히 자신을 지킬 수 있었을 텐데 그는 그냥 그런걸 다 놓아버린 느낌이라서 그래서 보는 내내 괴로웠던 것 같아요. 
이건 그 주체가 여자이던 남자이던 매한가지로 굉장히 보기 힘든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묘사되는 부분은 그런 강한 강도는 아니었지만 그건 저의 기준에는 충분히… 네. 뭐 그랬어요. 그래서 그런 느낌이 드는 묘사도 별로 유쾌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읽으면서 내내 힘들었습니다.
세키네씨에게 그런 행동을 하고 그에게 그의 몸을 요구하는 그 사람들은 세키네씨를 좋아한다면서 그가 자신들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할지 그리고 상대방이 그런 취급을 받으면 어떤 느낌일지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저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게 그의 몸을 정말 말 그대로 충실하고 알차게(?) 탐닉하더군요. -_- 세키네씨는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는 타인에게 자신의 몸에 대한 권리를 허용하고 자신의 예상과는 전혀 반대방향의 그런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황당해 하지만 그 행동을 멈추려는 노력은 없었어요. 적어도 저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더군요.
그가 어찌하여 수수방관하고 있는지 과거력 알고 싶다는 생각도 한편에서는 들었는데요. 사실 별로 그 부분을 다루는 에피소드까지 알고 싶지 않았어요. 게다가 이 양반의 현재의 상태도 시시 때때로 눈물을 보이다가 급기야 키사라기양 앞에서 매번 눈물을 보이게 되는 상태로……. 현실로부터 도피하고자 선택한 뜨개질이 오히려 그가 덮었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녀가 힘들어 하는 그를 수용하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2권에는 연애이야기 좀 나오기를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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