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어제는 몸이 많이 아프고 슬펐어. 아마 너는 이런 아픔 속에서 겪는 절망을 상상할 수 없을 거야. 도저히 설명할 길 없는 무시무시한 불안과 때로는 그 무엇으로도 진정시킬 수 없는 고통을 느끼곤 하지. 그래, 고통도 절망도 나 혼자, 다른 누구도 없이 오직 나 혼자서 겪어야 해. 앞으로 몸을 구부릴 수 없기 때문에 오래 글을 쓸 수도 없고, 다리에 엄청난 통증이 몰려오기 때문에 걸을 수도 없어. 책을 읽는 일도 나를 피곤하게 할 뿐이고. 하긴, 읽고 싶을 만큼 흥미 있는 것도 없지만 말이야. 이제는 우는 것 외에 달리 할일이 없는데, 어떨 땐 우는 것조차 힘에 겨워. 내 방을 둘러싼 벽이 나를 얼마나 절망에 빠트리는지 넌 상상도 할 수 없을 거야. 이게 전부야! 이제 이런 절망에 대해 너에게 더 이상 말할 수 없구나….
- 1927년 4월 25일 알레한드로에게 보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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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을 자른 자화상 1940년

알겠니, 내가 널 사랑한 건 네 머리카락 때문이었는데,
이제 그 머리카락이 네게 없으니, 더 이상 널 사랑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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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입은 사슴 1946년

살아가는 동안 결코
당신의 존재를 잊지 않으리라
당신은 지친 나를 안아주었고
어루만져 주었지
너무도 작은 이 세상에서
시선을 어디로 향해야 하나?
너무 넓고, 너무 깊어라!
이제 시간이 없다. 더 이상 아무것도 없다
아득함, 오직 현실만이 존재한다
그랬다, 항상 그랬다.



그녀의 그림은 감정을 전이시키는 힘이 있어서 그녀의 그림들에 나의 밤은 지배받고 있었다.
아침. 자다가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 잠을 깨고. 결코 그런 그림들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행복했었다면 그런 그림은 존재하지 않았을려나?  만약 그렇다면 눈앞에 있는 저책도….

좀 더 평범하게 보통으로 그를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세상에는 그 사람만 있는 게 아닌데…….
그게 그녀의 불행의 근본의 원인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견디기 힘들어요. 그건 말이지요. 승화 아니 고통을 응집시켜 표현한다고 해서 근원이 해소될리는 만무한데, 오히려 자신의 그림으로 인하여 더 한없이 내려갔던 건 아닐까 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고민하며 살고 싶지 않을 거라고. 정말로는 그건 견딜 수 없는 것이었고 그저 그걸 표현함으로서 어떤 무언가가 해소되었던가 아니면 그렇게라도 해야지 살아 갈 수 있는 거였는지.
그로 인하여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었을 까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멈출 수 없었던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건 그 어떤 것으로도 그건 채워질 수 없으니.

부디 행복해주세요.
모든 고통을 여기에 담아내고 떠나갔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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