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국방부 불온서적 온리전을 할 때는 리스트를 만든것에 어이없어 하면서 저런 기획전을 하는 것에 대해서 아이디어가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에는 불온서적 리스트들을 얼핏 보면서 "음 저책도 있네?"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었습니다. "저 리스트에 든 이유가 뭘까?"하는 여러가지 궁금증이 있었지만 다른 것들에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러다가 월덴님의 블로그에서 북크로싱을 하기에 신청해서 단숨에 읽었습니다. '불온서적'이 된 이유를 어렴풋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앞부분을 읽으면서는 다른 책들에서 언급되었던 이야기들이 많아서 이 책이 그렇게 선정된 이유에 대해서 알 수 없었는데, 뒤쪽의 하종강 선생님의 글이 가장 큰 작용(?)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그게 다른 나라들의 현실과 우리가 그렇게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서 하나의 길을 제시 한걸로는 볼 수는 없는지 이해 할 수가 없어습니다. 거기에 있는 양반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정말 알고 싶어졌습니다. 국방부 불온서적 지정에 대해서 저자들이 손해배상 청구를 냈다는데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가 또 궁금합니다. 뭐 대충 예상도는 뻔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아. 사실 저는 부끄럽게도 스스로도 그런 정체성이 약했고, 그리고 그런쪽 보다는 사회에서 그건 순전히 개인적인(가족적인)이라고 하는 그런 것들에 대해서 매우 분개하는 편 이었거든요. 사실 개인적(가족적인)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여과없이 그대로 사용 해도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달리 떠오르는 단어도 없어서요. 개인적인(가족적인)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것인데요. 그걸 그렇게 쓰기에도 뭐랄까 석연치가 않습니다. 최근 여러가지 사건들을 보면서... 그런 비극이나 그런 사건을 모두 개인의 문제로 치환해버리는 언론이나 정부의 태도에 정말 분노를 느꼈고, 그건 개인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사회적인 부분이 더 많은 것이고 그리고 저는 사회에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알려주고 개선해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저의 기준에서 국가는 그런 존재에요. "국가가 어떻게 국민의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저렇게까지 눈이 멀 수가 있는가?"라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그게 알고 있는데 모르는척 하는건지 아니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하는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분명히 있는데 어째서 점점 그런쪽으로만 흘러가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강건너 불구경인거 같아서 정말 분노가 머리 끝까지 올라가 버립니다. 더 짜증나는건 치환하고 있는 저 자신이겠지요. 분노의 정점의 이유는 사실 저일지도 모릅니다. 가장 큰 핑계라면 장소가 멀다는 이유. 정말 치졸하죠. 그렇다고해서 여기에만 활동하고 있는게 아닌데 말이에요. 어릴때보다 더 나빠진거 같아요. 아니 인정하기 어렵지만 정말 나빠졌어요. 노동도 저 멀리가 아니라 같은 부분이고 함께 해야하는 부분인데 저 자신이 보이는 부분에서 빠져 있었어요. 그것도 노동자 개인의 문제가 아닌데 말이에요. 교육이란건 정말 무서운거 같아요. 하종강 선생님과 홍세화 선생님의 강의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정말 더 절실해졌습니다. 의식하지 않으면요. 그냥 재생산하는 존재에요. 뭘 하던... 그게 친구를 대하던 직장 동료를 대하던 나중에 자식을 낳아서 자식을 키우던... 인터넷에서 좀 규모가 있는 클럽에서 운영진과 시삽을 오래 했었는데요. 그 때는 정말 몰랐었어요. 지나고나서 제가 얼마나 재생산을 하는 존재로 활약(?)을 해왔는지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바보는요 자기가 바보인지도 몰라요. 지금도 여전히 바보인데 그래도 나름 좋아졌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염치가 없어요. 나이 먹어서 힘들게 읽으면서 느끼는 것들이 많은데도 참으로 고치기 힘들어서 고통스러워요.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서 배워야하는데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나라의 정부가. 이거 아니면 저것 뿐이죠. '잃어버린 10년?' 이라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더 암담할 따름입니다. 이 정부에서 저의 아빠쪽 본가의 정체성은 하나의 기준으로 해석되겠죠. 재미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요. 저의 아버지의 외할아버지는 광주에 가면 동상이 있어요. 일본의 식민 지배 시절의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애쓴(?) 결과 입니다. 그 외할아버지의 따님인 아빠의 어머니는 할아버지랑 결혼하셨어요. 할아버지는 식민지 시대에 나랏일을 하는 사람이었어요. 시골의 면장으로 알고있어요. 프랑스식이라면 그건 분명 '부역'을 해야하는 사람으로 판결날거 같아요. 식민 정부에 협조해서 나랏일을 한 사람이니까요. 지식인이라고 명명되는 부류의 사람이었구요. 아빠의 말로는 그 옛날에 전축을 돌리면서 사군자를 그리시는게 취미였다고 하지만... 그건 그냥 저 보기에는 현실도피로 느껴졌습니다. 근데 아빠의 엄마의 동생인 외삼촌은 월북하셨어요. 집안에도 월북하신분이 몇분 계세요. 김일성 대학을 나와서 남북 이산가족 만남 방송에 나와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작은 할아버지도 계세요. 저의 아빠쪽 본가는 친일인가 아니면 빨갱이인가 아니면 독립운동 가문일까요. 아니면 모두가 시대에 휘말린 희생자일까요. 아니면 암묵적 동의를 하고 살았던 사람일까요. 모든것이 이거 아니면 저거라는 논리는 어디서 나오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 흑백논리의 맥락으로 정의하면 그냥 빨갱이라고 불리어질거 같습니다. 어쩌면 이건 저의 피해자적 망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 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보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하는 걸요. 현실이니까요. 이 책은 원래 단행본으로 기획해서 만들어진 책이 아니라 작은책 강좌를 모아서 낸 책이라서 페이지가 가볍게 넘어갔습니다. 이해도 더 쉽게 되었구요. 사실 학술적인 책들을 보면 그 간극이 더 멀어진다고 해야하나요? 먼가 계속 현실에 있는 이야기인데도 현실이 아닌 저 멀리의 다른 세계를 이야기하는 느낌들이 많았는데, 이 책은 그런것들이 전혀 없었습니다. 저자와 이야기하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문학 계열 책을 처음 읽는 분이 있으시다면 정말 권해드리고 싶어요. 작년에 작은책에서 하는 강좌중에 박노자 선생님 강자만 가봤는데요. 다른 선생님들 강좌도 들을껄 하는 후회가 좀 많이 들었습니다. 금년에는 어떤 강좌가 있는지 자주 들러서 살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한미 FTA에 대해서 이야기하신 정태인 선생님의 글은 정말 이해가 쉽게 되었어요. 예전에 녹색평론에서 나온 <한미 FTA 핸드수첩>을 읽었거든요. 저는 좀 어려웠어요. + 어제인가 민변협에서 메일이 왔어요. 방송 찾아봐야겠습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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