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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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 고미숙, 휴머니스트
북크로싱으로 읽은 책. 월덴님의 포스팅과 그리고 고추장 아저씨 때문이기도 함. 연구공간 수유+너머에 대해서는 전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그 관심을 매우 충족시켜주는 즐거운 책 이었음.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유일하게 랄랄라 거리면서 읽은 책. 읽는 동안에는 뭔가 대안들이 많이 떠올랐던거 같은데 읽고나서 좀 지나고 나니까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 신기루 같은 느낌을 체험했음.
결론을 말하자면... "어떠한 단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역량이 그만큼 중요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능. 나는 모처 클럽을 말아먹은 존재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음. 그 이유는 차차 생각하기로 했지만, 결론은 질렸는데도 유지하기 위해서 자의가 아니라 타의 반으로 남아있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함. 오래 머물러 있으니까 그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 고착화 된다고 해야하나? 뭐 그런... 먼눈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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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된 희망>, 폴리 토인비, 개마고원
책을 고른것은 매우 표지의 힘도 크고(민진기 디자인)... 제목으로 선택된 단어 '거세'에 대한 그 선택이 적절했는가도 하나의 이유이기도 했음. 결론은 '거세된 희망'이라고 제목을 선택한 것은 매우 타당하다고 생각되었음. 책은 영국에서 2004년에 출판된 책인데 2009년인 지금 읽는데도 매우 고통스러웠음. 게다가 원출판사에서 제공한 영국 통계에다가 한국 출판사에서 한국의 상황을 더해서 통계와 분석을 제공하는 페이지가 특히 괴로웠다는... 영국 상황에 여기 이 나라의 상황이 더해지면 O>-< 후후후.
이 책은 3년간(아마도) 면밀하게 기획된 책으로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자신의 직업을 버리고 그 나이때의 이혼한 여자의 설정, 몸으로만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 할 수 없어서 정부기관에 서민 대출을 해야하 하는 상황으로 설정하고 그 곳에서 살면서 하위층에서 하는 직업으로 돈을 벌어서 먹고 살 수 있는가와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를 담은 이야기다.
그녀가 3년간 그곳에서 살면서 경험한 직종은 국민의로보험서비스에서 외주 파견직 일(잡무), 급식 업체에서의 일(여기도 외주 파견업체), 빵포장 공장에서 했던 일(직접 고용), 텔레마케팅 서비스(청소용역업체의 홍보용, 외주 파견직), 요양보조사(직접 고용) 등등의 일을 했었고, 이 일들은 모두 하나같이~ "어쩌면 그럴수가!"라고 외칠수 있는 수준의 노동의 강도에 비해서 매우 적은 수준(최저인금 이하)의 봉급으로 일해야 하는 일 이었다. 게다가 여기는 구직 시스템이 매우 신기(?)해서 취직을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돈이 드는지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설명해주는데 이 부분은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 였음. -_=;;
해당 업체에는 정직원, 파견업체에서 파견된 파견직 그리고 외주 업체에서 고용된 여러가지 직원들(계약직 등등)로 구성되어 있었고 해당 업종에 오래 종사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이직률이 높았다. 해당 업종에서 오래 종사하는 사람들은 적은 봉급이지만, 긍지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회사는 이를 이용하여 그들을 더 가혹하게 부려먹는 존재 일 뿐. 모든 상승된 이익의 2/3는 인금 감봉에서 온다는 사실. 봵.

최근 느끼는 건데 살면서 정말 특정 부류의 사람들 하고만 교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도 그런것들을 매우 통감했음. 고된 노동과 저인금의 공간은 외국인 노동자 혹은 아니면 경제적 위기에 몰린 여자들이 대부분 이라는 2004년의 영국의 모습에서 지금 내가 살아있는 공간을 바라보는 거 같은 착각은 무엇 때문인지. 대처 아줌마의 막장 정치의 행적을 지켜보는 것도 괴로웠고... 공기업 민영화는 여기에서도 이어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책의 후반에서는 일하는 노동의 강도와 그 중요성에 비해서 매우 적은 가치로 평가절하 되는 직업군에 대해서 여기서도 지적하고 있었다. 모 책에서 읽은 '가정주부화'가 여기에서도 ~_~ 책의 마지막에서는 지난 몇십년간 받는 봉급으로 치면 하위권에 속한 사람들의 봉급은 거이 오르지 않았는데, 상위권에 있는 사람들의 봉급이 격하게 상승한 것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었고, 그 상위권에 있는 인간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물가 상승을 고려해서 최저인금제도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라던가 그외 기가 차는 기타등등의 이야기들이 있다. 허헐.
그녀가 내세우는 제안은 정말 기똥찬 제안들이 가득했지만, 그 양반들이 그런 정책들을 취할리가 만무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 오너를 만나서 하는 대화를 듣고 있자니 더더욱 그런 생각들이 떠올라서 말이다. 미국사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 이야기였던 모 책에서 지적했던, 이제 '계급'은 사라졌고 '신분상승'은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달라진다'라는 그 이야기는 많은 환상을 불러오고 그리고 지금의 이 착취 시스템에 대해서 정당화를 하는 윗 양반들의 체제를 위지하기 위한, 혹은 있는 양반들의 찜찜함을 해소하기 위한 한 방법이라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나는 그런것들이 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선택된 반공(?) 교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의심을 가지고 바라보게 되면 모든것이 끝이니까 말이다.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사회는 그래서 아이 원츄. ㄱ-

=+
기억해야 하는 페이지
p 327, 332~,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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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 육아의 답을 찾다>, 토니 험프리스, 다산에듀
육아에 대한 심리학자의 필수 Q&A라고 보면 되는 책. 딱히 '심리학에서 찾는다'라기 보다는 보다 본질적인 혹은 숨겨적인 문제에 대해서 지적하는 책이라고 보면 됨.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의 자신이 떠오르기도 했고 책에서 지적하는 행동을 했을때 나의 부모님들의 반응을 보면서 매우 좌절했었던 것 까지 기억했다.
기존 사회가 가지고 있는 육아에 대한 환상이 무너지게 하는 아주 좋은 책. 개인적으로 <가족의 심리학>보다 좀더 직설적인 책이라고 생각함. 상황에 적용하기에는. 분류에 따라서 잘 나와있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해서 매우 받아들이기 쉽도록 잘 설명되어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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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로서의 질병>, 수잔 손택, 이후
이 책은 '은유로서의 질병'과 '에이즈와 그 은유'의 합본책으로 원래는 별판이었는데 한국에서 나올때는 합본으로 나온 책 이었다. 수잔 손택의 저서는 <타인의 고통>을 읽었고 그리고 <해석에 반대한다>를 읽다가 던저벼렀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것은 <해석에 반대한다>는 별로 자상한 책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각주가 너무 없었고~ 그리고 해석하는 책에 대해서 매우 친절한 설명이 없었던 걸로 기억된다. 뭐 그 책들에 대해서 개인적인 흥미가 없었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_~
<은유로서의 질병>에서도 수 많은 문학작품들이 등장하는데 편집자 주와 원저자 주로 친절하게 설명되고 있었다. 사실 저자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책에서 논의되고 있는 많은 책들의 대략적인 정보라도 알아야지 진도가 나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 무식한 사람들은 어쩌라고;;; 나의 경우에는 질병에 대한 은유가 담긴 책을 읽은 것은 기억 나는 책이 유일하게 두 권. <제인에어> 와 <페스트> 정도로만 기억한다. -_=;; 문학작품을 읽는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없었기 때문에 당시에 나와있던 출판사의 완역이 아닌 책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책들만 골라서 읽었으니 오죽하겠는가. OTL
한국판 <은유로서의 질병>의 전반부는 '은유로서의 질병'이 번역되었고 후반부에 '에이즈와 그 은유'가 번역되어 있었다. 은유가 나온 시점은 1977년, 에이즈는 1989년. 그래서 여러가지 거리감이 존재하지만, 그런 차이들이 지금의 그 질병(암과 에이즈 결핵 등등)이 어떤식으로 인식되는지 알게되었다. 다만, 그녀가 살았던 세계와 지금 내가 존재하는 세계의 간극은 고려하며 읽어야 했다. 이 부분은 사실 제목만 유사작인 <우울증에 반대한다>를 읽으면서도 느낀 부분이라서 이번에는 읽으면서 나름 잘 조절하면서 읽었던거 같다. ^^;;

그녀가 에이즈에 대한 은유에 대해서 말한 부분은 내가 금년 초에 읽은 암에 대한 책에 사실처럼 적혀있던 부분이었고, 그 부분에 대해서 개인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성향과 교육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시절의 그녀는 그것을 은유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새로웠다.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하나의 은유라고 말하면 은유인거 같기도하고... 어려웠다. 뭐 시점의 차이겠지. 아니면 민감한 수준?
질병에 대한 은유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해결된(?) 질병은 새롭게 조명 혹은 발견된 질병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뒤로 사라지고 그리고 새로운 질병이 우리를 공포로 몰고가는데 크게 일조하는 것은 정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음. 최근 방송했던 지방 소도시의 에이즈 사태(?)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들을 했고... 사실 나도 동생씨가 의료현장에서 그런류의 바이러스에 노출되어서 매우 공포를 느꼈던것이 사실이니까 말이다.
처음 이 나라에 그 질병에 대한 이미지가 들어와서 치료법이 많이 좋아졌는데도 여전히 그 환상은 지배적인 담론이고 그 환상에 의해서 치료를 거부하고 폐인이 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정부와 언론기관은 뭔가 느끼는 것이 없는가 하는 그런 생각.
"그걸 공부하는 것은 개인의 범주인가?" 그건 아닌거 같다고 생각하지만, 뽐이씨는 내가 너무 국가에 대해서 환상과 확장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가끔 말하곤 한다. 국가도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큰 단체일 뿐. 내가 국가에 대해서 너무 많은 환상을 교육 받았고 그걸 기대하고 투영하기 때문에 더 분노하는 것 일지도 모른다.
뭐 나는 사람이 있고 국가가 있는 거지 국가를 위해서 개인을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에 기본적으로 찬성하지 못한다. 단체를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담론은... -__- 위험하다는 생각. 그것이 국가이던 가족이던 여러가지 관계이던 말이다.
그러는 의미에서 이웃 나라의 식민 지배를 경험하지 않았던 그들은 인터뷰에서도 '시민'이라는 말을 잘 사용하는 걸 보면... 참 부럽다고 해야하나? 뭔가 복잡한 기분. 우에노 치즈코씨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그런 부분을 이해하지 못한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전히 사용하는 단어의 선택 조차 '우리나라', '우리 **'인데 말이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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