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결혼제국>

리뷰/텍스트 2009. 10. 13. 06:16 by d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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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 지배하는 사회 여자들의 성과 사랑
<결혼제국>, 우에노 치즈코, 노부타 사요코, 이매진 
우에노 치즈코라는 인지도 보다는 순전히 출판사와 제목때문에 보게된 책. 이매진의 책은 이전에 <오빠는 필요없다>를 봤었는데, 그때 이 출판사에서 나온 다른 책들도 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표지의 힘도 있었고, 결론적으로 말하면 책을 읽은것 자체는 크게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겠지만, 저자들의 태도는 너무 불편해서 그 표지만 봐도 짜증이 밀려나왔다.
그런 느낌이 들게했던 저자는 노부터 사요코씨 보다는 우에노 치즈코씨. 이 양반의 문제는 내려다보는 느낌이 지나치다 못해서 넘처 흘러서 매우 불쾌했다는 것이다. 그녀가 바라보는 시선은 그 사회 밖에서 바라보는 시선이고 당사자들의 생각이나 느낌이나 그런것들은 아에 배제한 느낌이었다. 물론 아에 틀린 말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태도가... 뭘로 비교하는 것이 적당할까 하고 생각해봤는데 결론은 역시 교만한 엘리트. 그녀의 문체에서 내내 내가 받은 느낌(메시지)은(는) '나는 너희들과 다르다. 너희들은 우민이다. 어리석은 보통(우민)들' 등등 이었다. 이 감각을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은 '1장 서브프라임 매리지의 시대'의 머리글을 좀 지나서 부터였다. 그 다음도 계속 그러긴 했지만, 초장부터 그래서 가장 처음이 강렬했다면 강렬했던거 같다. 

딸을 살해하고 냉장고에 시체를 유기시킨 엄마의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 그 이후의 전개가 계속 그런 감각이었다. 물론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 하는 모든 행동이 '이타적'이라고 못을 받는 부모들을 보면 짜증이 쏟구치지만, 그래도 저런 문체로 저런식으로 모든것을 쓰레기 취급(?)하는 느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의 흐름을 분석하기에 앞서서 당신들이 해야하는 일은 대안이나 앞으로 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입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계속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2부에서는 그녀(우민)들의 명품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왔는데, 우에노씨의 시각은 그냥 그녀의 도덕주의에 입각해서 비난하는 시각 뿐 이었다. 하나 더 더하자면 그 분위기에 휩쓸려서 명품을 사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신은 미적 감각이라는 것이 없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에서는 노부타씨의 방어도 재미있었고 자신은 그 우민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 계속 해명하던 부분을 보고 있자니 실소가 나와서... -_-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도덕적 가치관에 입각해서 타인을 비난하자면, 걸리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당신이 누리는 것들에 대해서도 윗 세대에서는 분명 '사치' 혹은 '허영'이라고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해본적 없는지 궁금해졌다. 그 부분에서 자유로울 사람이 과연 있을까? 나의 생각에는 아에 없다라고 생각하지만... 뭐...
비싸서 사는 사람도 분명 있지만, 그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에 반해서 사는 사람도 분명히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언급도 전혀 없었고 그리고 그건 노부타씨도 매한가지. OTL 그걸 그냥 튼튼해서 산다는 말을 하다니. 이건 충격이었습니다. 적어도 자기가 뭘 살때는 그 이유가 분명할텐데. 정말 그런 이유로 산다는 말인가. 이유는 분명 그것 말고도 더 있지만, 어쩐지 본인은 그런 이유를 모르는 것 같고 그걸 이유로 드는 것이 더 당연하다는 생각을 못하는 거 같았다. 그건 그녀 안에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도덕주의'에 입각해서 아름다워서 좋아서 사는 것은 용납 혹은 용서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절대 틀리지 않다는 그 자신감에서 우려나온 문체. 그리고 그걸 잘(?) 살린거 같은 번역자분의 자상한 의도도. ㄱ- 아이 원츄. 번역에 대해서 만족스럽지 못했던 부분은 '종군위안부'를 사용한 그 부분에서 책을 집어던졌습니다. 헐. 저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그들이나 이걸 번역한 번역자 그리고 출판사의 편집자분도. 혹시 그녀의 그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극대로 보여주기 위해서 저 단어를 그대로 사용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주해도 없어서 그건 저 뒤 넘어로 넘겼습니다.  

그렇게 까고나서 당신들이 던질 답에 대해서 매우 궁금했는데, 유감스럽게도 이책의 마지막까지 넘겨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없었다. 그냥 처절한 해부만 있었을 뿐. 그래서 매우 허무했던 책. 책의 표지나 본문의 도비라 디자인은 매우 취향이었음. 본문의 배치도 그랬고... 참 이쁘게 만든 책인데 읽고나서 이런 기분이 들어서 씁쓸했음. 
이 나라의 현실이나 일본의 현실이나 별다른 차이점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당신들이 그들에게 비난을 가하는 것은 역시 일본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구나 하는 생각. 종 차원에서 하는 우려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는 유감스러움. 당사자의 입장이나 당사자의 시각은 젼혀 느껴지지 않았다는 슬픔. 물론 간간히 노부타씨가 그네들의 입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변명(?)을 하긴 했지만, 그녀 또한 내려다보고 한심하게 여기는 시각이 느껴지지 않은 것은 아니기에. 
역활모델도 없고 대안도 없고 부모세대가 내세우는 가치관은 이중적이고 모든것들을 다 하도록 강요받는 가운데에서 올바로 서서 자기의 길을 그리고 우리들의 미래를 그 나라의 미래를 종으로서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고 그런것들을 행하는 사람들이 과연 보통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분명한것은 그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우자에게 혹은 부모에게 괴롭힘을 받는데도 그 집에서 나오지 못하는 것은 그들에게 나올 만한 힘이 없는 것이고 그래서 대안이 없기에 그 집에서 그 자신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것인데, 그걸 한심하다고 여기다니. 당신도 그런 환경에서 살아보슈. 당신이 말하는 그대로 퍽이나 잘 살겠소. 누구는 과거에 살고 싶어서 이 환경에서 살고 싶어서 사는 줄 알다니. 

자존감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도 충격이라면 충격이었음. 그녀들이 이야기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부분이 크게 결여되어있어서 그 부분을 메우기 위해서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방식으로 그런것들을 찾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내내 <셔플리>가 생각이 났음. 몇 권인지는 모르겠으나, 주인공이 흘러가는 강에서 뭔가 기둥을 잡고 늘어지는 그 감각과 비슷하다면 비슷해서인가 아니면 그녀들이 말하는 그녀들이 바로 <셔플리>의 그녀들이라서 그런거 같기도 했고, 뭐 이건 <셔플리>를 다시 봐야지 알 수 있을거 같다. 
당신들이 말하는 그 부분까지 못올라가고 있다면, 그 사람에게 계속적으로 그걸 알려주고 대안이 있다고 말해주는 것이 당신들의 의무가 아닌지. 특히나 노부타씨. 모든 임상심리사는 아니겠지만, 저런 시각으로 내담자를 바라보는 임상 심리사가 있다는 것도 이쪽에서는 매우 충격아닌 충격이었음. 
그런 모든 것들은 내려다 보면서 이야기 할 것들이 아니라 진심으로 유감인 태도로 그리고 가슴 아파하는 태도로 이야기 해도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인데. 당신들에게는 참 쉬워서. 이쪽도 매우 유감. 하아.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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