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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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청아출판사
내가 빅터 프랭클 교수의 책을 처음 본 것은 한 3년전 전으로, <의미를 향한 소리 없는 절규>를 읽고 난해해 했었다. 책의 광고 멘트와는 달리... 상당히 많은 문장의 구성이 이론적인 텍스트들로 무장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단순 명료한 그런 답을 찾고자 그 책을 펼쳤었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없었던 것 같았다. 뭐 그런 기억을 떠올리면서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잡았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는 아우슈비츠에서 생활을 2부는 그가 주장하는 이론 로고테라피에 대한 설명을 3부는 그 연장선상으로 비극속에서 낙관하는 방법에 대해서 나와 있었다.
역시 1부를 읽으면서 받았던 느낌은 솔제니찐의 <이반~>를 읽을때의 그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기묘한 이질감. 레비 선생님의 책을 읽을때도 그랬지만, 그것이 분명히 있었던 사실이라고 받아들이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지금에 와서 <이반~>을 다시 읽으면 그때 느꼈던 '재미'가 지금에 와서는 '고통'으로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시아의 수용소도 생존률이 50% 미만이라고 모 책에서 읽었던 기억 때문일지도 모르고 그의 책이 소설이 아니라 그가 경험했던 것들을 담았다는 것을 알게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2부에서는 로고테라피 기법을 이용하여서 그들의 굴절된 부분을 역발상적으로 인지시켜 줌으로서 치료를 하는 예시들이 간간히 나오는데... 나는 그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그냥 뭐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뭐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 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런 사고의 패턴이 생활 습관처럼 배여 있는 사람들에게도 그런 것들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 뭐 아직 3부까지 읽어본 것이 아니고 그리고 로고테라피 이론의 입문서를 본 것이 아니라 그가 아우슈비츠에서 어떻게 생환했는지가 메인인 책을 봤으니까... 그의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인간은 학살을 자행하는 존재이기도 하나 그런 잔혹한 공간에서 숭고한 모습을 보이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이야기 였다. 그래 그런 존재이기도 하지. 그런 사람은 아주 극소수겠지만. 그 공간에서 희망을 보는 그의 생각에 대해서 진중하게 탐독할 에정임. 뭐 그래서 다른 저작들도 읽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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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율표>, 프리모 레비, 돌베개
돌베게에서 나온 레비 선생님의 저작으로 <이것이 인간인가>와 세트로 보면 더 좋은 책 이었다. 개인적으로 <휴전>을 가장 읽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 책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다. 돌베개의 책을 사면 독자 엽서가 있어서 항상 다른 저작들도 번역해달라고 애독자 엽서를 보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걸로 봐서는... 훌쩍
이 책은 레비 선생님이 아우슈비츠에 가기 전까지의 에피소드가 메인이다. 뒷 쪽에는 아우슈비츠의 에피소드도 조금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도 조금... 가장 기묘한 기분이었던건 <이것이~>에서도 읽었던 그 독일인 교수의 이야기 부분이었다. 독자인 나도 분명하게 불쾌해졌는데 이 양반은 어떤 기분이었을지 상상하면... 누가 감히 '용서' '화해'라는 말을 꺼내는 걸까? 그런 단어들을 꺼내는 것은 그런 것들에 침범당해보지 않고 그런것들을 침범하는 군상이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감히 그런 텍스트들을 꺼내는 것인가. 존재하는 것에 대한 염치라는 것이 있다면, 그게 가능하리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건 기억을 지워도 분명히 어디 한구석에서 살아있다가 치밀어서 올라오는 부분일텐데. 개인적인 부분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나에게도 그런데 말이지 퍽이나 가능하겠어 그런것들이. 그 무지를 그 알려고 하지 않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건 역시 인간의 교만이 아닐련지... 아..아 정말이지. 치밀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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