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6월이나 7월경에 <즐거운 불편>을 보면서 버스에서 몇번이나 웃거나 미소지었는데 포스팅을 쓴다는것은 기억 저편으로 보내고,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에서 <즐거운 불편>의 후쿠오카 켄세이씨에게 오리농법을 전수해준 다카오 후루노씨의 인터뷰가 있는 부분에서 기억이 났습니다. -_-;; 즐거운 불편의 서문에서도 인용된 

"성실성의 개념은 흔히 '말한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라'는 말로 표현된다고는 한다. 자신은 솔선하지 않으면서 지구를 위한 희생을 타인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혹은 나만 뒤로 빠지고 타인을 위험 속으로 몰아 넣어서도 안 된다."
-스타호크, 페미니스트, 지구에 뿌리박은 정신성과 에코페미니즘, <환경사항의 다양한 전개>


스타호크의 말처럼, 당시에는 저 또한 후쿠오카씨 처럼 저의 즐거운 불편 목표를 적어서 실천계획표도 만들었습니다. 결과는? -_-;;; 포스팅을 적는것 조차 잊어버린;;;;
사실 저의 경우에는 즐거운 불편이라고 해도 좀 범위가 다르지만요. 여사님의 노동의 고통의 분배. 정확히 말하면 가정내에서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말기라고 해아할거 같습니다. 그래도 음료수 덜 사먹기는 나름 실천한거 같습니다. <즐거운 불편>을 읽으면서 당시에는 많은 것들을 생각했던거 같은데 지나니 기억 나는것은 거이 없습니다. 딸네미에 대한 아버지의 교육 에피소드 라던가. 이부분은 카르바니아 이야기의 에큐가 프란에게 살생에 대해서 가르쳐주는 에피소드가 생각이 났습니다. 보면서 느낀것은 어린이들은 참 대단하다는 것 이었습니다. 요즘 보는 김규향씨의 씨네 21과 한겨례 21의 글을 모은 책의 한 에피소드에서도 느낀 부분이지만요. 소중히 키웠고 그 소중한 존재의 희생이고 그만큼 더 감사하고 귀하게 여긴다라.... 어렵습니다. 사실 저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고통스러워하는 화상인지라. 허허허.

인간은 참으로 이상한 동물이다. 자기가 고생해서 만들었거나 특정한 누군가가 나를 위해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하면, 보다 깊은 만족감을 느낀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직접 뜬 스웨터를 선물로 받았을 때를 상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 물건 때문이 아니라, 그 물건에 담겨 있는 '사랑과 정성' 때문에 인간은 특별히 만족하고 행복을 느낀다. 
그렇다면 '노동과 생산'을 가정에서 분리해냄으로써 성립하게 된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스템의 발저은, 인간에게서 그러한 '사랑과 정성' 그리고 '소중함'을 빼앗아가는 과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한때 무엇이든 손으로 만들어 사용했던 시대에는, 사방에 손으로 만든 물건이나 서비스가 넘쳤기 때문에, 돈으로 구입한 그것들한테서 굳이 정성이나 소중함을 충족시키려 할 필요가 없었다. 사람들이 상품에서 추구했던 것은 단순히 기능과 편리함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균등한 기능을 가진 상품을 싸게 공급할 수 있는 대량생산이 유효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상품이 보급되자 사정은 달라졌다. 인간은 없을때는 남들 만큼이라도 갖기를 원하지만, 일단 남들과 같은 것을 갖게 되면 이번에는 그들과는 다른 뭔가를 원하게 된다. 그것은 남들과 같은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소비자의 무한한 욕구에 대한 해결책을 현대의 자본주의는 디자인의 변화로 유행을 만들기도 하고, 특정상품을 소유하는 것이 사회적 지위의 상징인듯 착각하게 하는 것으로 대처해왔다.
빈번하게 반복되는 자동차 모델바꿈, 작년에 산 옷을 올해 또 입으면 창피할 만큼 눈이 돌아갈 정도로 자주 바뀌는 패션 유행. 기능적으로 보면 경차로도 충분하건만, 타고 있는 자동차의 크기나 호화로움으로 자신의 가치가 판단되는 것 같아, 보다 비싸고 고급스러운 자동차를 사고 싶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자전거 통근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아주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비가 오는 날이어서 공무장화를 신고 출근을 했는데, 동료들이 너나없이 "아주 잘 어울리는데!"라며 비웃듯 한마디씩 던지는 것이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가죽이나 천으로 된 신발은 물이 스며들기 때문에, 아무리 생각해도 기능적이지 못하다 싶었다. 고무장화가 훨씬 기능적이고 비 오는 날에 적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신으면 비웃음의 대상이 되는 아이러니. 자가용이나 전철 등 지붕이 있는 교통수단이 발달하고 도로가 포장되면서, 비가 오는 날에도 가죽구두를 신고 다녀야만 사회적 체면을 유지하는 상징처럼 되었다. 그리고 어느 틈엔가 고무장화는 불루칼라의 상징으로 전락하게 되었고, 설령 비가 오는 날이라도 사무실거리에서 장화를 신는것을 꺼리는 현상이 생겨났다. 고무장화는 창피하다는 가치관이 지금은 아이들 사이에도 만연하여, 비가 와도 장화를 신지 않고 흠뻑 젖은 운동화를 신고 학교를 오가는 어린이들이 많아졌다. 이처럼 사회가 소비화 되어 감에 따라, 상품이 단순히 사용가치만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권위나 타인의 차이를 과시하는 '기호'로 작용하게 된 것을 지적한 사람은 프랑스의 사상가인 쟝 보드리야르였다. 소비시대의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소비사회의 신화와 구조>에서 그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사람들은 결코 물질 자체를 '그 사용가치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다. 이상적인 준거집단이라고 생각하는 자기 집단의 소속을 과시하기 위해, 혹은 보다 높은 지위의 집단을 지향하고 현재의 자기집단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타인과 구별 짓는 기호로써 (보다 넓은 의미에서의) 물질소비를 항상 조작하고 있다."
다만 물질을 통해 자신을 타인과 차별화한다는 이 방법은, 심각한 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즉, 사회에 유포되는 풍요나 행복의 모델에 자기 자신을 맞춤으로써 개성을 조장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개성화하고자 하면 할수록 진정한 자신의 색깔은 사라지고 오히려 몰개성화 되어간다는 모순이다.
소비재가 거의 대부부느이 사람들 사이로 전파된 데다 소득의 격차도 사라지고, 물질을 통한 자기차별화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요즘, 이 모순은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더이상 사고 싶은 것이 없다는 현상은, 그 단적인 표상이다. 이런 소비사회의 모순을 자각한 순간에 사람들이 되돌아갈 곳은 역시 '정성'과 '소중함'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호화된 물질에 인간이 조종 당하고 있는 현상에서 벗어나, 인간이 물질을 사용하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진정한 만족감과 행복감은 과연 무엇을 통해 얻어지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 즐거운 불편 소비와 행복의 관계, 8월 96~99p


<즐거운 불편>의 구조는 크게 매달 후쿠오카씨의 목표와 그리고 그것들을 실천하면서 느낀것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다음달이 이어지는 함께가는 '즐거운 불편'의 실천에 대한 이야기와 '즐거운 불편'에 대해서 일본의 저명 인사들과 대화하는 대담으로 나누어집니다. 사실 가만히 세상을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저자신도) 과연 이렇게 살아서 10년후의 내일을 기약하기나 할까? 라는 의구심이 듭니다. 그렇지만 무엇이 달라져야지 스스로가 스스로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지는 아직까지 갈피를 잡지 못해서 허비하고 그리고 어두워지는것이 보통의 저의 사고의 흐름인거 같습니다. 이런 나날들이 계속되는데도 희망적이라고 생각하고 대안을 생각하고 그 불가능해 보이는 대안들을 실천해나가고 그런 생각들을 전파하고자 노력하는 그들을 보고 있으니 매우 부끄러워졌습니다. 

덤_
5월에 병원에 입원했을때 아침 저녁으로 달라지는 병명의 결과를 기다리며 지루한 시간을 달래주었던 책중 하나가 홍은택의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채혈하고 지루하고 또 지루한 아침 드라마 소리를 들으며 시작되었던 적다면 적었지만 지루했던 병상(?) 5일동안 우울해지면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을 보면서 위로했었습니다. 
그랬던 그였기에  <서울을 여행하는 라이더를 위한 안내서>는 좀 많이 실망했습니다. OTL
앞 부분에서는 홍은택씨가 거주하는 동네가 이사오기 전 동네인 '일원동'이라서 집에서 회사까지 가는 출근길을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매우 생생했었고 자전거를 타면서 겪는 여러가지 곤란함에 대해서 그의 방식으로 유쾌하게 이야기 하는 몇가지 부분에서는 지하철임에도 불구하고 박장대소하며 웃기도 했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예전에 보고싶었는데 보지 못했던 <한국의 아파트 연구(맞던가?)>의 인용이라던가 옛서울의 이야기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뒷 부분의 대회이야기는 사실 저는 거이 하품을 하면서 봤습니다. ㄱ-;;; OTL 아무리 관심 없는 분야라지만 좀 지나치게 지루하다는 느낌이라서 홍은택씨의 즐거움이 없어진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뭐 여튼 그랬습니다. 아니면 직장 동료와 홍은택씨의 신간을 보고나서 대화한 결론처럼 현실과 여행의 차이일까요? 지면에 서있어도 유쾌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서 이라면 저는 참으로 부끄러운 사람이 되는데;;; 부끄러운 사람이기때문에 뭐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여튼간에 10월 9일 저는 저의 새로운 사람다운 불편을 실천계획표를 세웠습니다.

사람다운 불편편.

1. 귀가후에 바로 방을 치운다. 
(부끄럽지만 몰아서 치우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래서 얼마전에도 사무실에서 바쁜 업무로 어지러진 책상에 있던 저의 디카가 추락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_-;;)
2. 샤워는 가급적 11시전으로 하도록 노력한다
3. 저녁 식사후에 설거지는 반드시 바로 하도록 한다.  설거지후 음식물 찌꺼기는 처리후 그날 음식물 찌꺼기를 음식물 수거함에 넣도록 한다.
4. 방은 자기전에 꼭 닦도록 한다.
5. 가급적 주 1회 빨래를 하도록 하도록 노력한다.

즐거운 불편편.
1. 외출시 물을 가져간다.
2. 사용하지 않는 방의 불은 바로 꺼둔다(30분이상 부재시)
3. 사용하지 않는 전원은 코드를 뺀다.
4. 잘때 양말을 신고 잠바를 입어서 보일러 온도를 1도 낮춘다.
5. 샤워시에 타월은 2개로 제한한다.

즐거운 몸편.
1. 주 1회 자전거를 타도록 한다.
2. 50분 일하고 10분 눈을 쉬도록 한다.
3. 사무실에서 3회 체조를 한다.
4. 다리를 떨지말고 차분한 마음으로 업무에 임한다.
5. 바른자세로 생활한다


OTL;;;;  적다보니 너무 늘어서 5까지 했습니다. 끝이없어...라고 생각해보니;;; 이래서 작심 삼일이었나 봅니다. 저 5가지 과연 얼마나 실천 가능할지 ㄱ-; 매주 1회씩 중간 정검 하도록 힘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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