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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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나라의 앨리스>
호시노 쇼우메이

유리우스와 에이스가 하는 일에 대해서 전부 알게되는 2권이었습니다. 일이라고 하니까 이상하네요. 이 세계의 사람들이 태어나도록 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엘리스가 있는 '보통'의 세계의 기준으로는 신의 영역의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됩니다. (재)창조의 업무를 이 두사람이 공조하여 하고 있었습니다. 
소멸과 창조가 그들 자신의 손으로 가능하고, 다시 태어나는 존재는 원래 있던 존재와는 완전히 다른 존재이지만, 시계를 통해서 근본되는 존재는 공유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다른 존재이기도 한데도, 그들은 그들의 생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것처럼 보입니다. 특히 보리스를 보면서 그런것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앨리스의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에 감동받고 자극받아서 바뀌는 그를 보고 있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그런 생각들은 현실의 우리들의 공간에서도 주류, '보통'의 정상적인 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업적으로 접근한다면, 시스템(회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자리마다 사람이 필요한 것이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사라져도 시스템은 여전히 잘 돌아갑니다. 그 자리를 대체할 다른 누군가가 자리를 대신하기 때문에요. 
그런 것들이 사회의 전반을 장악하고 있는 논리나 기준이 아니면 상관이 없지만, 집단에서 가치를 증명받거나 존중받기위해서는 시스템을 통해서 시스템안의 직위와 그리고 직위에 의한 보상으로만(저는 단정적입니다) 증명할 수 있으니까요. 그 시스템안에서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가치는 격하되기 때문이죠. 
인간의 가치는 그런 것들로 정의 할 수 없는 것인데 말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정하고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가치를 취득하기 위해서 무한한 노력을 기울이죠. 그렇다고해서 그 취득한 가치가 영원불변의 가치는 아닌데 말이에요. 그건 일정기간동안의 가치일뿐이지 평생 자신과 함께하는 영원불멸의 가치는 아니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세계는 이질적인 세계이지만, '보통'의 현실 세상의 균열을 상징적으로 재조합해서 '시계'라는 것으로 표현했다느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들은 다시 태어나는 존재는 자신이 아니고 자신의 일을 대신하는 다른 존재로 대체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자신(시계인간)이 시스템에 소비되는 존재로 남아있는 것을 견딜 수 없는 그들은 생을 다하게 되면 그들의 심장인 시계를 파괴시켜서 다른 존재로서 대체되는 것을 막고자 합니다. 그런것으로 자신이 유일무이한 존재로 확인받고 싶어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스템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일을 '주도적'으로 하는 두사람들은 그런 저항하는 자들을 죽여서 시계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저항과 그들의 희망을 묵살함으로써 세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표면상으로는 기존에 있는 사람이 대체되니까 그런 문제가 사라진다고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그런 생각을 했던 시계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면 다시 수리되어 태어나더라도 또 다시 그런 생각을 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는 의미에서 블러드의 엘리엇의 관계는 그 저항에 대한 공조 혹은 연대로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을 위해서는 그들중 하나가 죽음을 맞이했을때, 에이스는 가차없이 저항하는 두 사람중 한사람을 죽이고 두 사람의 시계를 회수하겠지요. 그리고 그 시계는 수리되어서 그들을 대신할 존재로 탄생되어서 시스템은 유지되구요.

2권 마지막에서 블러드와 비발디의 밀회와 에이스의 마지막 대사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다음권의 전개를 더 궁금하게 만들어줬습니다. 모두가 동경하는 밖의 세상에서 온 앨리스에 대한 에이스의 질투의 감정은 뭐라고 해야할까요?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고 그래서 그들은 밖의 시스템에 대해서 동경합니다. 그리고 외부인을 그런 의미에서 좋아하게 되지요. 자신들에게 없는 가치(대체되는 존재가 아닌 유일무의한 존재)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추측이지만, 그래서 피터 화이트는 밖의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앨리스를 대리고 온 것이고 그 앨리스를 통하여 밖의 시스템의 인간 처럼 개개인의 가치에 대해서 존중받고 싶어합니다. 대체되지 않는 존재는 '사랑'으로서 증명된다고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에게는 앨리스의 '사랑'이 필요한거 같습니다.
그 세계에서 그들은 시스템의 문제를 알고 있지만, 그것을 바꿀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 같습니다. 그건 그들의 숙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동경과 질투가 공존할것 같습니다. 갖을 수 없는 감정을 느꼈지만, 현실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면 매우 극심한 절망감을 느낄 것 같습니다. 나는 개개인의로서 소중한 존재지만, 여전히 나의 가슴에는 심장 대신 시계가 돌아가고 내가 사라지면 또 다른 내가 나를 대신한다는 것은 저주스러운 현실일테니까요. 에이스의 분노는 이런것(불가능한 것을 동경하게 되는 그런 부분)으로부터 온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아무튼 이런 지극히 현실적인 설정으로 연애시물게임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작가는 뭘 말하고자 하는 걸까요? 문득 에반게리온 엔딩이 생각났습니다. 

+
엘리엇이 좋아요. 귀도 좋고... 성격도 취향. >_<;; 반응도 귀엽네요. 블러드와의 연대도 좋았구요. 무엇보다 자신의 가치를 자신이 정하고... 자신의 생의 끝을 스스로 정하려고 생각한다는 것이 좋았어요. 

( 1권 리뷰_ http://tsuyodung.tistory.com/6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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