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푸른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1. 피해자를 믿어라.

피해 사건의 생존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두려움 두 가지는, 누구도 자신을 믿어주지 ㅇ낳으리라는 두려움과 자신의 경험이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그러니 당신은(특히 이 책을 읽은 후 아는 사람에 의한 피해가 낯선 사람에 의한 피해보다 네 배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된 당신은) 가해자가 제아무리 인기 있고 모범적인 사람이라 해도, 또한 피해자가 충격과 혼란으로 인해 당신 상황과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장리해내지 못하거나, 반대로 너무 태연하고 침착해서 방금 전 강간을 당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해도 피해자의 말을 믿어주어야 한다. 피해자가 그처럼 양 근단을 오가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할 뿐 아니라, 심지어 정상적인 반응이니 말이다.

한편 강간 시도가 미수로 그쳤거나 혹은 어떤 이유로 가해자가 삽입을 하지 못한 채 끝났다 하더라도, 피해 당사자는 강간을 당한 것과 똑같은 충격을 받았을 수 있고 후유증도 심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당신은 그런 사건의 피해자에게도 강간 피해자에게 하듯 같은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 피해자의 말을 경청하라

피해자와 단 둘이 있을 수 있는 곳으로 가서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게 하라. 처음에는 많은 말을 하지 않을 수 있으니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이 필수이다. 또한 그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후에도 자기의 속도로 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당신은 다른 어떤 일보다도 피해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확신을 그에게 준다면 좋을 것이다.


3. 피해자를 위로하라

피해자가 불안해한다면 그를 진정시키려 노력하라. 하지만 못마땅해 하는 방식이 아닌, 달래는 방식으로 해야 함을 명림하라. 그는 자기가 우는 동안 당신이 안아주길 원할 수도, 반대로 손대는 걸 원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뜨거운 차나 코코아나 수프, 혹은 담요나 봉제인형처럼 따뜻하고 안전한 느낌을 주는 것들은 일반적으로 피해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일례로 한 데이트 강간 피해자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때마다가 친구가 무영 잠옷을 준 사실을 함께 떠올리며 고마워하곤 했다.


4. 피해자의 잘못이 아님을 강조하라.

"왜 소리를 지르지 않았어?" "왜 그 사람 방에 갔어?"와 같은, 피해자의 행동에 비난을 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는 질문들은 삼가라. 그리고 피해자가 원한다면 스스로에 대한 비난의 감정을 털어놓도록 하되, 강간은 가해자의 잘못이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님을 이해시키려 노력하라.


5. 피해자를 보호하라.

안전하게 잘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피해자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계속해서 동무가 되어 주어라. 만약 피해자가 혼자 살고 있다면, 당신이 최소한 하루만이라도 그와 같이 머물겠다고 말하고 허락을 구한다.


6. 강간위기센터에 연락할 것을 제안하라.

강간위기센서에 연락하는 것이 곧 경찰에 신고해야 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센터에서 운영하는 긴급 상담전화는 비밀을 보장할뿐 아니라, 훈련된 활동가들을 연결시켜줌으로써 피해자와 그 친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센터는 또한 앞으로 닥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에 일어날 일들에 관해 조언해줄 수 있으므려, 설혹 피해자가 아직 자신이 겪은 일에 '강간'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는 상태더라도 어떻게든 그를 설득해 센터와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7. 증거를 보관하도록 권하라.

아는 사람에 의한 강간 사건은, 피해자가 더 빨리 신고할수록 가해자에 대한 기소와 유죄 판결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피해 여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강간으로 인식하기까지는 몇 날 몇 주, 혹은 몇 달, 심지어 몇 년이 걸릴 수 있고, 그 사이에 결정적인 증거들은 전부 소실되기 십상이다. 따라서 경찰에 신고는 안 하더라도 우선 강간위기센터로부터 증거 채취에 관한 정보를 얻는 것이 좋다. 물론 이는 피해자가 손과 얼굴, 몸을 씩거나 양치질을 하기 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병원에 공식적인 검사를 받으러 갈 때는 씻지 않은 상태로 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래야 혈흔과 머리카락, 타액, 가해자의 정액등의 샘플 채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옷을 갈아입을 경우에는, 피해 당시 입고 있던 모든 옷가지를 종이가방에 따로 보관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말라.(정액이 오염되지 않도록 각각의 옷을 다른 봉지에 넣는다.)


8. 의료적인 처치를 받도록 하여아.

피해자의 겉모습이 괜찮아 보이더라도, 어딘가 심하게 멍이 들었거나 자상 같은 다른 상처를 입었을 수 있다. 또 가해자에게 성병이 있었을 수도 있고, 강간으로 인한 임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병원이나 의원 등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때 피해자가 원한다면 검사받는 동안 함께 있어주어라.


9. 피해자가 생각을 정리하도록 돕되,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라.

아는 사람에 의한 강간 생존자일수록,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되찾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주변 사람들은 피해자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10대 피해자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사건을 고소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성인 피해 여성의 친구들 중에는 하루라도 빨리 가해자가 체포되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만약 피해자의 부모나 친구라면, 당신은 사건에 대해 자신이 어떻게 느끼는지와 피해자의 회복을 위한 최선의 방도는 무엇인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즉,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면, 당신은 그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피해자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점을 알니는 것이 그를 돕는 길이다.


10. 만약 당신이 피해자의 연인이라면, 피해자가 스스로 가치 있다는 느낌을 회복할 수 있도록 상대의 허락을 구한 후 적절한 말과 스킨십으로 애정을 표현하라.

연인인 당신의 부드러운 말과 스킨십을 통해, 피해자는 당신과의 관계가ㅣ 깨지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다. 당신이 자신을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 확신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언제 다시 성적인 관계를 가질지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결정하도록 하라. 당신과 피해자 사이의 모든 것이 '정상'임을 보여주기 위한 상대에게 압력을 가하지 말라. 이런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당신의 연인 또한 어떤 피해자처럼 파트너의 걱정(과연 다시 성관계를 할 수 있을지에 관한)을 잠재우려 본인이 준비되기 전에 성관계를 할지도 모른다.


11. 피해자가 심리적, 법적 도움을 받도록 도와라.

사건 직후 피해 생존자는 자신이 어디서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모르기가 쉽다. 그러므로 당신이 피해자 대신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이행하라. 무엇보다 피해자가 변호사와 경찰. 상담원을 만날 수 있도록 조치하고, 필요하다면 피해자가 자신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쓸 수 있도록 아이를 봐주거나 약속 장소에 데려다주는 등의 일을 하라.


12. 사건 이후 몇 주, 몇 달 동안은 피해자가 필요할 때마다 당신에게 기댈 수 있음을 알려주어라.

주변 사람들의 이와 같은 태도는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므로, 당신도 그렇게 하라. 그리고 피해자가 실제로 당신을 필요로 할 때 시간과 관심을 기꺼이 내주어라.


13. 강간으로 인한 외상증후군에 대해 배워라.

피해자는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그 기간 동안 감정과 행동 면에서 극단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당신이 피해자의 그런 점을 이해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려면 이 책을 비롯해 상폭력에서 회복되는 과정을 다룬 다른 자료들을 읽고 배우는 것이 필수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당신이 얻은 정보와 자료를 피해자와 함께 공유하라.


14. 당신 자신을 위한 도움을 받아라.

당신은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지만, 당신에게도 생존자가 아닌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때로는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강간위기센터나 여성센터, 혹은 대학 내 상담센터를 찾아가 당신이 그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후유증은 없는지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이 제공하는 도움을 받아라. 


- 아는 사람에 의한 강간 Acquaintance Rape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

로빈 월쇼, 일다

대안을 향하여 -함께할 때 그들은 더 빨리 회복된다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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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여성의 말을 듣지 못하도록 사회화되고 여성에 비해 동일한 상황을 성적으로 해석하게끔 학습되는 사이, 그들은 또한 '정당화되는 강간'에 대한 믿음을 지니게 되었다. 정당화되는 강간이란 피해자의 어던 태도가 남성의 가해 행동을 유발했다고 보는 고나점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정당화되는 살인'과 마찬가지로 분명한 법적 정의를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피해자 본인과 그녀의 가족, 그리고 유죄 여부를 결정하는 배심원들에 이르기까지, 그 사건을 대하는 많은 사람의 판단에 영향을 끼친다. 

최근 수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들은 아래와 같은 상황에서 데이트 강간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느끼며, 여성에 대해 전통적인 태도를 가진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더욱 그런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여자가 남자에게 데이트 신청을 할 때

- 남자가 데이트 비용을 부담할 때

- 여자가 '야한'옷을 입었을 때

-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보다는 남자의 집으로 갈 때

- 여자가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복용할 때


이런 결과와 유사하게, 퍼듀 대학의 유진 캐닌 교수 또한 1967년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통해 남학생들은 여성이 '자극하면' 자신의 성적 공격성이 정당화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주의 남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1979년에 시행된 또 다른 조사에서도, 54퍼센트의 남학생들은 여자가 유혹하면 강간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특정 상황에서 강간이 정당화된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실제로 성폭력 사건에 연류된 사람 간의 연관성을 연구한 뭘렌하드 교수는. "여성에 비해 남성은 상대가 데이트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성폭력이 수반된 데이트 상황만을 따로 분석했을 때 남녀의 차이는 더욱 명확해졌다. 남성의 60퍼센트는 여성이 자신과의 데이트를 원한다는 암시를 주었다고 응답한 반면, 실제로 그런 힌트를 주었다고 대답한 여성은 단 16퍼센트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60퍼센트에 해당하는 남성들은 상대 여성이 성관계를 거부했을 때 그녀가 자신을 "갖고 놀았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런 상황에서는 강간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아는 사람에 의한 강간 Acquaintance Rape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

로빈 월쇼, 일다

깊이 들어다보기-성폭력을 '학습'하고 '정당화'하는 사회,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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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와 비혼화가 만난 사회

<나 홀로 부모를 떠안다>

야마우라 모토키, 코난북스




이전에도 비슷한 주제의 책들-<야마토마치에서 만난 노인들>,<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나>-를 읽었기에 이 책에서 크게 데미지를 받을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저는 '빡쳐있었다'에 가까웠던거 같아요. 누군가만이 부모의 노년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에요. 저의 지금까지 삶을 관통하는 궤적의 주제인 '평등'이 건드리고 있었던 부분도 크게 작용한거 같아요. 

타인의 삶을 책임지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특히나 그 상대방의 죽음으로 가는 여정을 책임지는 건... 너무나도 어렵고 무거우니까요. 본질적으로 양육과 개호가 비슷하다고 할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차이의 간극이 큰 지점은 희망과 희망 없음의 차이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개호가 왜 더 어려운지 알게 되었습니다. 미래의 가능성과 죽음... 그리고 개호자들이 느끼는 고립감. 

죽음으로 가는 여정이 어떻게 하면 더 윤리적이고 서비스를 받는 사람도 만족하고 그리고 그의 가족들도 만족하게 도ㅣ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그런 어려운 일을 하는 사람에게 존경과 존중하는 태도를 보내야한다고 생각하기에 그들이 주변인으로부터 그런 피드백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크게 화가 났던거 같아요. 저자가 조사한 대부분의 가정에서 특정 한사람만 부모의 노년을 위해서 자신을 갈아 넣고 있었습니다. 다른 형제들은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데 말이에요. 그리고 그들은 그런 형제를 위해서 (저자가 조사한 대상 한정으로) 대부분 금전, 정서적, 육체적으로 도움을 주는 일은 없었습니다. 허허허허;;

책의 1장은 어느 날 갑자기 부모의 보호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 2장은 어느 한쪽-자신의 삶과 부모의 개호-도 포기할 수 없어서 애쓰는 사람들의 경험을. 3장은 치매 부모를 돌보는 어려움과 고통을. 4장은 개호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독신자인 부분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5장은 집에서 개호를 하는 어려움에 대해서. 그리고 부록으로 한국의 사정-통계-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제일 먹먹 했던 파트는 치매 노인을 개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었고 가장 빡쳤던 파트는 4장 이었습니다. 그들은 과연 자발적으로 비혼자가 되었는가 아니면 그것은 비자발적인지에 대한 논의는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 논의랑 비슷하게 다가오더군요. 혼자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부모를 책임져야 하고, 그리고 혼자이기 때문에 부모의 죽음 이후의 자신의 삶도 스스로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부분... 후자쪽이야 당연한거겠지만, 전자는 뭐랄까 기혼이라는 것 자체가 면제부 구실을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을 정도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와 다른 특이점은 기혼자중의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부모를 개호해야 할때 자신이 부모를 개호하기 위해서 직장을 옮기고 그리고 자산의 부모의 노년을 혼자서 온전히 떠안고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배우자가 그의 어려움에 공감하거나 현실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은 없었습니다. 면밀히 말하면 내부모인건 분명하지만 함께 삶을 살아가는 입장에서 배우자가 개호의 주체가 되는건 아니더라도 조력자는 되어주는게 가능할거 같은데 그런것들이 부재한 상황이 좀 의아했습니다. 


책을 끝까지 읽고 받았던 느낌은 결국 자택 개호라는 건 시스템에서 책임지기에는 비용적 문제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결국 개개인의 희생으로 알아서 해결하라는 느낌을 받았고 실제로도 그러했습니다. <야마토마치에서 만난 노인들>에서 해당 지역의 지자체가 누리는 서비스는 그 지자체가 부유했기 때문이고, 지자체마다 복지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를 누리기 위해서는 해당 지자체로 이사를 가야 한다는 사실. 소득차-거주지차-에 따라서 다르게 받는다는 상황도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책-<야마토마치~>-에서는 주로 복지에 대해서 촛점을 맞추고 있어서 개호를 하는 사람들의 입장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산발적으로 서술되었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서 크게 체감하지 못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을 정말 정면으로 볼 수 있었기에 '자택개호정책(?)'이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하는가>에서는 의사인 저자가 사회가 개개인에게 고령화로 인한 것들을 책임져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하며 과거에는 노년에 이르는 여정이 짧고 그리고 투병의 기간이 지금처럼 그렇게 길지 못했기에 개인이 어느정도까지 책임지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그런것은 더이상 불가능 하다는 그 선생님의 이야기를 자택개호를 하는 그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도 그분들이 느끼는 죄책감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미지수지만. 곡기를 끊어서 죽음을 맞이하는 근대 이전의 전통이라던가. 노화를 죽음의 원인으로 인정하지 못하는 현대 의학계의 현실이라던가...  읽고나서는 일본보다 우리가 더 극심한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노인 빈곤율도 굉장히 높은데 우리는 어떠할지 생각하니 아득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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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로 지낸 여성 저널리스트의 기록 

<548일 남장체험>

노라 빈센트, 위즈덤하우스 




사실 이 책을 도서관에서 책 표지를 처음 봤을때는 이 책이 소설책 인줄 알았어요. '남장체험'이라는 텍스트는 확연하게 눈에 들어왔고 책의 표지도 소설책 같다는 뉘양스를 강하게 풍기고 있었거든요. 소설책에서나 볼법한 텍스트의 서체로 적힌 제목 위에는 작게 고딕체로 "남자로 지낸 여성 저널리스트의 기록"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빌리게 되었습니다. 그냥 남장체험 소설이었다면 지나갔을거에요.

책을 빌린 이유도 솔직히 개인적인 흥미가 동해서 그런거지 이 책을 읽으면서 남성의 삶과 고통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은 전혀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들의 고통이 여성과 매한가지로 억압받는 고통이라 한들 여성으로서의 삶의 안에서 경험한 것들의 고통이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그들의 어떠한지 알아야겠다는 목적보다는 그들이 누리는 젠더계급을 기반한것들은 어떤것들을 당연하게 누리고 성취감을 얻고 앞으로 나아가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특히나 최근에 저의 이슈는 과거의 저 자신이 받았던 피드백들이 저 개인에게 문제가 있는것이 아니라 성차적인가 아닌가에 열을 올리고 있었기에 이 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어려움과 불편함은... 복잡 다양했습니다. 아 뭐라고 말해야할지.......... 한마디로 정리하기 어려웠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머리로는 이해하는걸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해야하나요? 남성또한 가부장적 사회의 기반아래에서 요구받고 억압받는 것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지금까지는 전 그걸 그냥 머리로 이해하는 쪽에 가까웠던거 같아요. 뭐 암튼 그렇습니다. 오늘 도서관의 반납일이라서 서둘러서 책을 끝까지 읽고나서 이 책을 통하여 뭔가가 많이 남았는데 그것들을 정리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거 같아요. 


으음. 좀더 노골적으로 솔직하자면 후반 어느부분까지는 저자의 흐름에 공감하며 따라갔지만, 전 여전히 그녀처럼 전적으로 혹은 완전하게 -제가 느껴지기엔- 공감하기 힘들었던거 같아요. 마지막 파트의 남성 집단에서의 체험 부분은 더더욱 그러했습니다. 누군가를 해하고 싶은 마음을 고백하는 부분이 특히 그러했어요. 자신의 배우자너 반대쪽 성의 부모를 칼로 난자하고 싶다던가... 그래서 이 부분을 읽을때는 특히나 더 힘들었습니다. 처음 그녀가 그랬던것 처럼 그들의 그말은 위협적으로 다가왔거든요. 그런데 그녀는 그런 그들의 고백을 불편해 여기다가 갑자기 어느 시점에 시공간을 이동해서 다른곳에서 그들의 입장을 공감하고 있었어요. 분명 여기에 같이 있었던 저자는 저 멀리 가버리더군요. 그것도 순식간에. 그들안에서 나약한 모습을 발견하고 그리고 커보이기만 하는 모습은 실제의 자신을 크게 띄워서 평가를 받기 위함이라는 것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받아들이는거 같았어요. 

저자도 지적했지만, 이 집단에서 만난 대부분의 남성들은 그들의 어머나와는 멀어지기를 희망하며 아버지와는 화해하기를 희망한다는 설명에 저는 <남자가 하고 싶은 말>의 저자 테리 리얼이 떠올랐습니다. 


시스템 안에서 그들 또한 희상자라는 것을 머리로만 인식하고 있었다는 걸 많이 느꼈던거 같아요. 그리고 동시에 그들에게 요구되고 강요된 것들이 많지만, 그만큼 누리는 것들도 많기 때문에 솔직히 그들의 고통이 와닿는건 아니었습니다. 근육질 남자이기에 받는 대상화에 대한 어떤 남성의 고통스러워하는 고백을 보았음에도 저는 여전히 한편으로는 섬세하고 민감한쪽이 아닌 남성은 타고난 그런것들을 충분히 즐기고 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만난 사람중에서 그런 사람은 한명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구요. 현실에 없는지 있는지 모르는데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서 시스템 안에서 보장하는 것을 철저하게 누리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할꺼라고 믿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 자신으로 부터요. 네. 저는 화를 내고 싶은거 같아요. 과거의 경험에 대해서. 그리고 여전히 성차를 적용하며 받는 것들에 대해서요. 

그녀가 말했듯이 가부장제는 한쪽만이 일방적으로 강요한것이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그 역할을 나눈 것이기도 하다는 말은 인정하기가 어려웠습니다만, 저 자신이 이 시스템에서 보호받고 누리는 것들이 떠오르더군요. 그런것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제가 누리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갈망만 키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보다는 그런식으로 사회화 되고 사회화 시키는 우리에 대해서 그리고 그런것들에 대해서 한치의 의문이 없는 점이 더 화가나는거 같아요. 그게 왜 당연한건지... 그건 이상한건데 말이죠. 언제나 의문을 제기했지만, 그거에 대해서 제가 아이와 청소년 시절에 어른들에게 받은 피드백은 대부분 싸가지가 없다는 말 이었던거 같아요. 성차가 당연한 거라면 그거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줬으면 차라리 좋았을텐데 말이에요. 그 논리가 모순적일지라도요.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기 때문에 받는 기대가 다르고-성차에 따라서 요구받고 기대받는 것이 다르다는 것- 그에 따라서 강하게 비난받는 것이라는 걸 어릴때 알았다면, 그때 받았던 고통의 종류는 분명 달랐을거 같거든요. 제가 아둔한 아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게 성차에 따라서 다르다는 인식이 매우 낮았어요. 그리고 그분들이 던지는 메세지는 언제나 동일했습니다. 평등하고 공평하게 양육하고 있다고요. 

다 성장한 저는 여전히 그 이유에 물려서 모든것들을 그런 프레임으로 바라보고 그렇지 못했을때 크게 분노하고 좌절하는 편입니다. 공평하다는 건 환상이라는 걸 심리학 개론책에서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공평한 세상을 기대하고 그리고 그런 대우를 받기를 희망하기에 여전히 그 이슈에 민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모든것은 제가 문제라고 설명하고 있었고 그건 시스템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주양육자로 부터 매일매일 지겨울 정도로 받는 피드백 이었기 때문에 그 안에서 할 수 있는것은 별로 많지 않았어요. 자기 혐오나 부정으로 흘러갈 뿐이죠. 분노를 허용받는 남성의 입장이었다면, 그런 사회회에 대해서 분노하고 폭발했겠지만-그들은 분노를 표출하는 것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비난받는건 없으니까요-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더 안으로 안으로 곪아 갔던거 같습니다. 물론 분노를 표출하는 입장이 더 건강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래서 가부장제를 동의했다고 하는 그녀의 주장은 매우 불편하게 다가오더군요. 그건 온전하게 동의한게 아니었어요. 강요받고 강요받고 또 강요받아서 결국에 동의하게 된 구조에 가까운거죠. 그걸 어떻게 적극적으로 동의했다고 할 수 있나요? 그건 어떤 의미에서는 엄연한 폭력이었습니다. 가치관과 프레임을 소유하고 있는 어른들에 의한. 


개인적으로 받았던 느낌은 이정도로 하고, 책으로 넘어가보면 이 책은 총 8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녀가 남장을 해서 남성만의 세계에 뛰어들게 된 계기와 남성으로 보이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들이 파트 1에. 그리고 나머지 파트들은 그녀의 남장의 생활을 그린 '남자의 우정', '남자의 성욕', '남자의 사랑', '남자의 삶', '남자의 일', '남성의 자아 찾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정 파트에서는 육체노동을 하는 남성들이 애용하는 당구클럽의 회원으로 성욕 파트에서는 스트립바에서 보고 경험한 것들. 사랑에서는 남성으로서 이성과의 데이트를 하는 여려움과 좌절과 그리고 여성들(?)의 극과 극을 향하는 남성에 대해서 기대하는 이미지에 대해서. 일 파트에서는 레드볼 영업사원으로 경험했던 것들. 그리고 마지막이 문제의 남성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집단 체험. 마지막이 다시 여성으로 돌아오기 위한 여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남자의 사랑의 파트에서는 저의 동생이 연애를 하면서 어렵고 혼란스럽게 느끼던 지점에 대해서 저자도 말하고 있었습니다. 평등하기를 원하면서 한편으로는 남자가 리드해주기를 원하는 여자들에 대한 서술이 그러했어요. 그녀의 설명은 솔직히 여자들을 일방적으로 탓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사회화 되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이 공기같은 시스템 안에서 자유롭기 힘들다고 생각하거든요. 의식하던 의식하지 못하던 많은 부분을 영향받고 영향끼치고 있으니까요. 점차 바뀌어 가는 과정의 연속선상에서 우리가 존재하지만, 과거-더 근본주의적인 시스템이라고 말해봅니다-는 여전히 존재하고 그리고 그것들은 여전히 문득 문득 주변에서 그리고 저 자신의 안에서도 느끼고 있습니다. 근데 이런 여자들의 남성에 대한 기대는 강요받는 기대와도 비슷합니다. 사회적 성공과 그리고 여성적인 삶을 동시에 기대하는... 그건 솔직히 지금의 시스템에서 공존하기 힘든데 말이에요. 그리고 그런 사회적 성공안에서 여성적인 삶을 반드시 영위해야 한다는 건 솔직히 그건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이 위해서 가지고 있는 환상이 아니고 뭘까요? 그건 그들이 혹은 우리가 기대하는 시스템 안에서는 불가능 한데 말이에요. 


마지막 파트에서는 그녀가 너무나 혼란스러워 하는 상황에서 다시금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우울증인지 소잔인지 자아 분열인지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는 한동안 상당한 피해망상에 시달리고 있었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 병동에 입원하기도 하고 자가 격리를 하기도 합니다. 그녀가 어딘가로 흘러가고 있다는 걸 느낀건 마지막 파트의 자아체험에서 학대를 해달라고 다른 집단원에게 부탁하는 장면에서부터 받았었습니다. 그녀가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받는 것들이 어느정도일지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렇게 하면 그런것들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정도로 그녀는 자책하고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성으로서 돌아오고 나서 자신이 자신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사람들이 어떤 성으로 보게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구요. 결국 삶이란 스스로 어떤 생각을 하고 느끼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동시에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아차리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을 다 읽고 계속 그 자아 체험에서 그들이 말했던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고 싶은 구체적인 것들을 고백하는 부분이 계속 머리에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체험은 멜라니 클라인의 <아동의 정신분석>을 읽고나서랑 상당히 비슷한거 같아요. 아동이 자신의 부모를 살해하고 싶어한다는 걸 그들의 놀이의 상징화를 통해서 그리고 있다는 클라인의 해석은 매우 위협적 이었습니다. 

분명히 저의 안에서도 그런것들이 존재하기에 불편하게 다가온건 알고 있습니다만, 구체적인 누군가를 특정해서 어떤식으로 죽이고 싶어하는건 저의 망상속에서는 없었거든요. 자신을 위해하는 상상이 늘 차지했지. 저 자신이 주로 하는 생각은 특정 타인이라기 보다는 과거에는 저자신에게 그 방향이 향했고 그리고 지금은 자신을 포함한 전체-인간이라는 존재-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차이는 무얼까 생각하고 있는거 같아요. 아직 잘 모르겠지만요. 저는 늘 '차이'에 집중하는 타입이라서 방향성의 차이의 유의미함은 저에게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인거 같아요. 어떤식으로 흘러가야 거기에 도달하는지에 대한 의문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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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가 도움이 되지 않소?"그는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좋은 지적이었다. 모임에서 자주 발견되는 증상이기도 했다. 분노는 원천을 파내기만 하면 생산적인 감정이 될 수도 있었다. 애기를 들어보면 그들이 풍부하게 갖고 있는 감정이 분노였고, 세상이 그들에게 많이 갖도록 허용한 감정도 분노였다. 그러므로 '분노'라는 감정은 다른 모든 감정-슬픔, 고통, 욕구, 수치심-을 다 내포했다. 어떤 감정이든지 다 거기 포함됐다. 그들이 잘아는 감정이었고, 다른 감정들 모두를 그 뒤에 숨길 수 있었다. 분노를 말해도 여기 모인 누구도 심판하지 않을 터 였다.

사실 이것은 신선하고, 특히 남성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내가 아는 여성들은 어릴 때부터 분노를 순화시키며 살아왔다. 분노를 표출하지 말라고 배웠고, 스스로 분노를 표현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았다. 여자에게는 분노를 삼가는 것이 멋지고 매력적인 면모였다. 우리는 '독한 년'이라고 오해받기 싫어서 분노를 밑에 꼭꼬 눌러놓거나 비난의 화살을 자신에게 돌렸다. -p272, p273




처음 남자 모임에게 참석했을 때 토비라는 사람을 만났다. 영국 불독 같은 체격의 소유자였다. 어깨가 떡 벌어지고 허리는 날씬했다. 해병대원처럼 머리를 깍은 그는 싸움하기 좋아하는 인상에 고집스럽고 아둔해 보였다. 

나는 '남자'의 몸속에서 불안정했고, 강한 남자로 사는 데 나쁜 감정이 없을 거라는 페미니스적인 생각 때문에 토비에게 실수를 저질렀다. 그의 근육질 몸매를 질투하면서 "그 몸으로 사는 기분이 어떤가요?"라고 물었던 것이다.

아픈 구석을 찔렀다. 토비는 처음에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는 손깍지를 낀 팔을 무픞에 고이고, 무릎 사이로 고개를 숙였다. 토비는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대상화된 기분입니다."

자신을 그렇게 말하는 남자는 처음 보았다.

토비가 말을 이었다. "방이나 식당에 들어갈 때마다, 특히 다른 남자들과 들어가면 사람들은 내가 해를 끼칠 거라고 생각하는 표정을 짓지요. 내 외모 때문에 내가 폭력적이고 마초적일 거라고 넘겨짚는 거지요."

그는 제대로 지적했다. 금발 여자는 모두 멍청이라고 짐작하는 것과 다를 바 있을까?

토비는 매일 거기 조심스레 앉아서 상처를 언어로 옮기며 싸웠다. 그 사이 사람들은 그가 저러다가는 멍청한 사고를 칠 거라고 예상했고.

토비는 멀리서 사람들이 내리는 심판에 발목 잡힌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가 권투 선수 같은 몸을 가진 부드럽고, 감성적이고 사려 깊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그를 저녁 식탁에 앉은 원숭이 보듯해도 된다고 생각할까? -  p293



- 남자로 지낸 여성 저널리스트의 기록 <548일 남장체험>, 노라 빈센트,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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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구매기록

<중쇄를 찍자!>는 리뷰들이 재미있다는 평이 많아서 덩달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몰라서 일단 1권만 구매를... -_-;;;;; 모모북스의 단행본은 좋았던 책도 많았지만, 취향이 아니었던 책도 많았던 경험이 있어서 말이지요. <태양의 집>과 <솔로이야기>는 기다리던 단행본이에요. <태양의 집>이야 뒷권 발행이 순조로워서 편하게 기다리던 단행본 이었지만, <솔로이야기>쪽은 엄청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렸던 책이었어요. 뒷권 소식이 아에 없을까봐서리;; 이제야 나와서 기쁘긴한데 <사야와 함께>와 함께 나온게 아니라서 살짝 아쉽긴 했습니다. 뭐 그래도 나온게 어디입니까!! ㅠㅠ 감사하옵니다. 



이번의 ​기대작


전작인 <맛있는 인
생>으로 팬이 되어버린 루시 나이즐리의 신작!! 유럽에서 먹으면서 보낸 여행기이길 살짝 기대하고 있는데 어떨지~ 뭐 먹는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재미는 있을거 같아서 일단 믿고 구매했습니다. 
서평이 좋았고 개인적으로도 매우 궁금해서 몇달을 고민하다가 구매한 <알랭 파사르의 주방>. 소개를 보니까 레시피도 있는거 같던데 따라할만한 요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는 늘 매달 구매 리스트에서 뒷전으로 밀렸지만, 드디어 구매하게 된 <고양이인 척 호랑이>!! 



그리고 대망의~~~
​<봄이야기!!>

단행본을 산 기념으로 집에 있는 찻잔이랑 비교를 짠짠~~
저는 이분이 동화책도 있다는걸 최근에야 알게 되어서리...

사계절 찻잔이랑 웨딩, 생일 찻잔도 있는데.................-_-;;;;;;;
(심지어 8년전에 산건 안자랑;;)

<봄이야기>에는 
생일찻 잔 일러스트도 있었어요!!!


얼렁얼렁 나머지 단행본도 구매를 해야겠습니다. 
일러스트들이 정말 귀여워요. 
아쉬운 점은 표지의 종이 재질이  좀더 펄감이 있는 책이었으면 좋았을거 같아요. 
표지가 좀 싼티가 많이 나서 본문보다 못한낌을 받았거든요.
코팅도 무광보다는 유광이 더 어울릴거 같기도 하고. 전체쪽보다는 부분적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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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1,2 

-버리기 마녀의 탄생, 버리기 마녀의 심플 라이프 

유루리 마이. 북앳북스



사실 크게 기대 없이 읽은 책 이었는데요. 생각보다 저는 공감할 거리가 많아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정리하는 걸 좋아하고 정기적으로 버릴것은 찾는걸 선호하는 편이라서 저는 그녀가 변화해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이런 즐거움을 주변이랑 나누고 싶은데 주변인 중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람은 저희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두분 정도 있는거 같아요. ㅠㅠ 

정리하고 버리는게 습관이 됨으로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부분을 저자는 여러방향으로 시행착오를 통해서 나아가면서 알려주고 있었는데요. 저자가 점차 변화해가는 흐름이 여러모로 인상깊었던 부분은 저자가 자란 환경과 그리고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이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본인들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조용한 전환>에서 접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책에서 이런 모습으로 만날줄은 몰랐거든요. 


저자의 집은 할머니-어머니-저자 본인 3세대가 거주하는 집으로 저자는 증조모의 유품-기모노라던가-이 가득한 집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 짐들에 몹시 스트레스 받고 있었습니다. 혼자라도 정리하며 쾌적한 주거 공간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저자는 조모의 정리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했지만, 그래도 본인이 할 수 있는 부분은 개선하고자 노력을 하며 그 집에서 짐들과 함께 살아갔습니다. 저자의 방에는 증조모와 증조부의 물건들이 대량으로 있었는데 그래서 그녀가 그 안에서 발견한 타협은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는 것 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정리하고 정리해도 할머니와 어머니의 협조가 없었기 때문에 명확히 한계가 있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블랙 회사에 들어가게 되어서 점차 정리하는데 시간이 부족하게 되어서 그녀의 방은 다시 원래대로의 모양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여러가지 스트레스로 인하여 그녀는 몸도 망가지게 되었습니다. 

힘들어하던 그녀에게 남자친구의 프로포즈, 퇴직, 그리고 동일본 대진이 연달아서 일어 났고... 마침내 물건을 버리는 것에 대해서 회의적인 그녀의 어머니와 할머니에게도 전환점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그녀에게 그녀의 남자친구는 그녀의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살자는 제안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들이 살게될 집을 짓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에게도 어머니에게도 할머니에게도 정리 정돈은 본인에게 맡겨달라고 말하는 저자! 그리하여 그들의 집은 그녀의 손으로 새롭게 재탄생 하게 되었습니다. 이사를 들어오기 전에 어머니는 증조모, 증조부의 짐과 기타등등을 보관서비스로 장기 보관을 하게 되었고 이것이 어머니가 그 물건들을 버리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1권이 지금의 그녀가 있기 까지의 이야기라면, 2권은 지금의 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들을 사용하고 그리고 가족들의 동의를 얻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권 2권 모두 권말에 칼라 부록 형식으로 그녀의 집의 사진과 어떻게 정리되어 있는지에 대해서 볼 수 있었지만 좀더 구체적인 쪽을 말하라고 한다면 역시 2권쪽이 그쪽에 좀더 치중되어 있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그녀의 삶은 완전히 방향을 틀게 되었던거 같아요. 지진으로 무너진 그녀의 집에서 귀중품들을 찾을 수 없었던 경험, 짐이 너무 많아서 지진이 일어나는 동안 위협을 느꼈던 경험, 막상 귀중품과 식료품을 찾았는데 찾은 식료품이 대부분 유통기한이 만료된 제품이었던 경험이라던가... 

이전에 3세대가 같이 살면서 증조부 세대의 짐까지 보관하면서 더불어 거주했던 곤충들과 마주한 경험도 힘든 경험이라면 힘든 경험이겠지만, 지진 이후에 한동안 공공시설에서 거주한 경험은 집의 의미와 물건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것에 대해서 그녀안에서 동일본 대지진 정도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소중하다면, 보관을 하는것이 전부가 아니라 그 물건이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관리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그래서 그녀는 관리할 수 있을 만큼의 물건을 지고 살자는 노선으로 삶의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관리 할 수 있을 수준의 짐을 유지한다는 것은 동시에 끊임없이 집에 있는 물건들이 유의미 한가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라서 그녀는 꾸준히 지금 집에 있는 물건들을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인지 아닌지 생각하고 버릴만한 것이라고 생각되면 일정기간 눈앞에서 치웠다가 그것을 찾는 일이 없다면 망설임 없이 치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점차 비움의 미학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관리할 물건이 줄어듬에 따라서 청소의 간편함, 정리의 용이함을 알게되었습니다. 감추는 수납의 즐거움도 발견하게 되구요. 그러면서 지금의 모습의 비움의 철학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완성되더군요. 

이 변화는 그녀 자신 한정이 아니라 그녀의 남편, 할머니, 어머니 모두에게도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쾌적한 집이라는 것은 어떤것인가 그리고 물건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어느정도 소유하고 있어야지 편리하다고 느끼는지에 대해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책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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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으로 입덕하고 <요정전설> 1권인가로 이별을 한 저의 그분. 


지구인 후반으로 가면서 그림체가 많이 망가져서 슬퍼했었는데... 최근의 활동을 보면 다시 전성기 이신거 같아요. 그림체는 지구인 4권~5권에서 <겐지>5~7권이 참 좋았던거 같아요. 해적판으로 6권까지 읽고 이후로는 원서로만 접했는데 라이센스 본이 나온적이 없어서 몹시 아쉬웠습니다. 사실 <지구인>이 라이센스 본으로 나올때 <원씨>도 나올줄 알았거든요. <요정전설>이나 이런 책도 나왔는데... 어찌하여.... ㅠㅠ  

지금봐도 표지도 그렇고 화풍도 참 좋네요. 존잘은 세월이 지나도 존잘이라능.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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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이사간 친구 집에서 그녀와 책을 정리하면서 예전에 좋아하던 책들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 했던 작가님은 토노씨 이었어요. 
저와 그녀 모두에게 애정하는 작가님이자 동시에 큰선물-이라고 쓰고 빅엿이라고 말해봅니다- 날려주신 <치키타 구구>엔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전에도 그 엔딩이 똥-이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뭐 그렇습니다. 주관적으로 받은 느낌이 그러합니다. 이건 저와 저의 친구 안에서의 이미지인거죠. 이걸 타인에게 강요할 생각도 없고 그냥 나는 그렇다는 이야기-이라는데는 합의를 했던적이 있었는데 그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대화를 나눈적이 없었거든요. 자연스럽게 대화의 흐름은 그 이유로 흘러가게 되었어요. 

저의 안에서 그 엔딩을 보고 최초로 받았던 느낌은 철저하게 이성애(근본주의)적 시각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명확히 말해서 뼈속까지 근본주의적인건 (아마도) 아니지만 최초에 받았던 느낌은 그러했습니다. 어짜피 개개인이 받는 느낌은 자기안의 현상학적 장의 안에서 받는거니까 저의 안에서는 그게 펙트로 느껴지는 거니까요. 다른 사람에게는 또 다르게 다가오는 거구요. 
어찌하여 그렇게 느껴졌는가 생각해보니까 저의 안에서 이 양반은 젠더에 대해서 이분법적인 포지션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고!!!!!-정확히는 그렇게 믿고 있었고!!!!!!!!!!!!!!!!!- 이 작품이 그런 이분법적인 구조를 깨는 서사로 나아갈거라고 확신에 차!!!! 있었거든요!!!! 저의 기대와 망상안에서는 "우리 작가님은 그럴리가 없지!!!!"에 가까웠던거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라에 대해서 작품 내에서 묘사되는 부분이 전 그렇다고 느꼈었어요. 라의 형태는 하나의 형상으로 정형화 되어 있는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자유롭게 변화했으니까요. 어떨때는 곰, 어떨때는 청년, 어떨때는 알수 없는 존재로... 라의 형태가 어떤 형태이던 치키타와 동반자 역활을 하는 엔딩이라면 좋을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것 같아요. 거기에다가 전 곰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곰의 형태로 함께 살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으하하하하!!!! 몸에 꽃이 그려진 곰이라니 얼마나 귀여워요. 저의 로망을 실현해주는 긍극의 엔딩이었어요. 그건요. 말도하고 하늘도 날고 그리고 (제일 중요한거!!) 부들부들 하다는거!!!!

제가 라가 곰이 아니라 인간 여자로 살아가는 엔딩에 분노 했던건, 그 엔딩에서 받는 느낌은 '진정하게 유의미한 관계'는 남여 관계만 해당되며 출산을 해야지만 그 의미가 완성되는 근본적인-주관적에 가까운- 시각에 가까운 메세지가 느껴졌거든요. 그렇게 와 닿았던건 저 개인적인 불편함도 있었겠지만, <치키타 구구>의 이야기 안에서 그 둘의 관계는 두'연애'의 노선을 차근차근 이어가며 나아간 관계가 아니라 '동반자'에 가까운 관계이었어요. 분명히 말이죠. 평생의 생의 동반자라는 것이 반드시 저러한 형태로 나아가야지만 의미가 있는가 하는  회의가 가장 크게 왔던거 같아요. 그러한 관계가 아니더라도 분명희 의미는 있는것이고 그 의미는 유의미 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작가가 그린 세계와 큰 간극이 있는 이분법의 구조안에 이야기를 끝내기 위해서 그들을 억지로 밀어 넣은 느낌이었어요. 무엇보다 토노님이 엔딩을 통해서 연애-결혼이 제일 중요한 연대감을 유지할 수 있는 가치이며, 개체를 이어나가는 것이 가장 의미있는 일이라는 직간접적 메세지를 전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거죠. 근데 이분의 작품들을 보면, 지극히 현실적인 사회적 압력안에서 세계관을 구성한 판타지 이었던걸 전 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저의 안에서 그런식으로 재해석되어서 대안을 제시해줄 거라고 믿었던 그 부분은 어느날 지인분과의 대화에서 그 양반이 <칼바니아~>를 봐도 성차적인 부분이 과연 형평한 시각이었는지 생각해보라고 말해준 덕분에 저의 안에서 그려졌던 망상력에 가까운 작가님에 대한 이미지는 와장창창...;;;; 이 되었습니다. -_-;;; 
그쵸. 에큐가 그렇게 화를 내고 애를 쓴 이유가 .............. 에큐는 여자이기 때문에 .................  사실 정말 대안적인 세계관을 제시한다면 <이갈리아의 딸들>같은 세계관이 차라리..... ㅠㅠ


아무튼 저는 친구의 오래된 책들을 정리하면서 토노의 원서들을 치우겠다는 그녀와 대화를 하면서 그때까지 저 자신이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을 새롭게 알아차게 되었어요.  
그녀가 말하길 연애-결혼-번식이 제일이라고 하여도!!! 연애 라인 조차 없어서 이런 엔딩 자체가 뜬금 없지만, 제일 견딜 수 없는 부분은 라가 치키타의 가족을 모두 먹어버렸는데!!!!!!! 그런 라와 결혼해서 종을 이어나가는걸 이해가 가능하겠냐!!!!!!!!!!!!!!!!!!!라는 그녀의 외침이었습니다. 자기도 <칼바니아~>의 예고된(아마도?) 번식 엔딩은 용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건 정말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라가 치키타 가족을 전부 맛있게 먹어버렸다는 사실을요............  라의 안에서 살이되고 피가 된 그의 조상들은 라를 빌어서 다시 치키타의 가족으로 태어나는 건가요? 으아아아아아.................   OTL
라가 자신의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반성하며 나아가는 부분이 좋아서 전 라가 그들 모두를 먹어버렸다는걸 기억에서 지웠더라구요. -_-;;;;;;;;;;;;;;;;;;;;;;;;;;;;;  

가해자의 사죄를 받아주는것의 범위는 개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크게 생각해도 나의 고통은 고통일지더라도 그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의 반성이 어떤 의미인지 아는것으로 어떠한 연대가 어느정도는 이루어 질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그 경험의 특이성을 생각해도 자기 부모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을 먹어버린 상대와 결혼해서 자손을 낳고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느껴지는 것은 설명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거부감 혹은 불편함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라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것들 안에서 치키타를 발견한다고 하여도 그가 행했던 선택과 결과가 바뀌는 것은 아니니까요. 인지하지 못해서 그랬다고 하여도 행동에 대한 반성을 한다고 하여도 그의 주변의 모든 구성원을 죽인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아무리 그 빈자리에 함께 한다고, 결혼을 해서 2세를 출산해서 살아가는 것과 살아가면서 그의 외로움과 고통에 공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인거 같아요. 


+
저는 덕분에 <치키타 구구>의 엔딩은 '호머포비아엔딩' 혹은 '출산장려엔딩'에서 '구조적인 문제는 지극히 현실적인 판타지 엔딩'에서 달월님이 말해주신 '웅녀 혹은 환웅 엔딩'으로 그리고 현재는 '조상님의 뼈와 살을 연성해서 출산하는 등가 교환 엔딩'으로 바뀌었습니다.  ㅠㅠ 이게 뭐야.................. 엉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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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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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저만 보는거 같은 드라마 인거 같은데, 뭐 아무튼 저는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어제는 이 드라마의 최고의 백미인 장면을 본방사수하는 영광을 누렸는데 이 즐거움을 나눌 사람이 없다니!!!! 민이(박보검씨)의 츤츤이 연기와 현이(인국씨)의 애정 공세에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가 뻔한데도 작가님이 타주는 사약을 주는데로 벌컥벌컥 마셔버렸습니다. 냉부를 포기하고 이쪽을 본방 사수하기를 진심으로 잘했다고 생각했던 날인데!!! 재미있는데!! 시청률이... 흑흑흑;;  이야기를 나눌 지인도 없고!!! 이 사약을 같이 마셔야지!! 왜 나만!!!! 

어제는 정말 현이가 민이한테 밥을 먹여주는 장면이나 민이가 몰래 형아를 만지는 장면은 정말 아아아 보배로워서 이대로 파워 동결 보관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덕분에 형제 사약을 벌컥벌컥. 게다가 오늘자 예고편도 으으으으. 작가님 작정하셨군요. 이준형-민이-현이 삼각 구도라니!! 푸하하하하!  웃을 수 없는데도 그만 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다른 날도 전반적으로 즐겁게 봤지만 어제는 특히 좋았던 화이었던거 같아요. 여러가지로. 하지만 우리 지안이의 생일에 ... 이준형 이 인간은 정말... 생각해보니 지난주에도 좋았어요. 그 전주에도 그 전주 나름대로 좋았구요. 지난주에는 지안이와 현이가 정말로 가까워져서 좋았던거 같아요. :)

못생긴 애(ㅇㄱㅆ)는 저 자신이 이친구의 얼빠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정확히는 인정할 수가 없다는 느낌?) 뭐 암튼 이 총각의 미남 연기를 상당히 좋아해서 전작 사극도 챙겨보고 티비엔에서 한 드라마도 본걸 인지하게 되어서 인정했습니만, 그래도 난 얼빠가 아니라 미남 연기가 좋은거라고!! 우겨봅니다!!

시작은 나라짱과 못생긴애 때문에 시작했지만, 지금 본방 사수하게 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박보검씨도 있어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건 아마도 무리겠지만, 그래도 이 형제가 최대한 못나눈 정을 어느정도는 나누는 부분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민이야. ㅠㅠ 엉엉엉. 


형제 사약은 오랜만인데 좋네요. 하지만, 설정이 설정이다보니 편하게 사약을 마시고 있는건 아니라서 말이지요. 그래서 이 아이들이 그냥 다르게 자라서 둘이 좋아서 못사는 설정의 이야기를 보고 싶어졌습니다.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고 지안이가 현이를 따라다니는걸 민이가 질투하고 뭐 그런걸 보고 싶어요. 굳이 이준형씨가 들어간다고 해야한다면, 학교 선생님 정도가 좋을거 같아요. 이 세계에서는 민이와 현이의 아빠가 민이가 그린 그림을 현이가 그렸다고 생각하고 자기 아들의 정체성을 의심하는 그런건 없었으면 좋겠어요. 지하실의 그 방은 민이와 현이의 아지트! 형이 민이가 편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게 꾸며줬는데 혼자서 그림을 그리는게 쓸쓸하다고 해서 형아가 같이 책을 보게되는걸로요. 민이는 그림을 그리다가 미대에 들어가고 현이는 아버지처럼 심리학 분야를 공부하지만, 범죄 심리쪽이 아니연 좋겠어요. 

지안이는 체대생이면 좋겠구요. 팀장님은 지안이 학교 선배로 서클 부장 정도면 좋겠어요. 다른 선배분들도 서클 선배인데 연합서클로 관련되어서 현이를 알게되는 설정으로 애들이 서클에서 뭘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본적은 없지만, 현이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다들 원작에서처럼 툴툴 삐그덕 거리면 좋을거 같아요. 지안이는 아빠랑 사이좋게 살아가고 민이와 현이의 아빠는 으음... 잘 모르겠습니다. 전 이 아저씨를 멀리 보내고 싶어하는거 같아요. 자식을 의심하는 부모를 이 아이들과 가까이 있게 하고 싶은지는 잘... 아버지는 교환교수로 사라지시면 좋겠습니다. ㄱ-// 훼이 훼이.

굳이 설정을 넣는다면 자기보다 똑똑한 현이를 질투하는.......... 차라리 그쪽이 좋을거 같아요. 음 이쪽도 뭐 많이 그렇지만, 동성 자식에게 경쟁심리를 느끼는 부모는 생각보다 흔하니까요. 주로 엄마와 딸의 경우를 많이 본편이지만, 부자관계에서도 충분히 있을법 하다고 생각하는지라. 

지안이가 현이를 따라 다니게 되는 이유는 부-자 가정이라고 놀림을 받아서 인것도 재미있을거 같아요. 그래서 아빠 때문에 힘든걸-어린아이 가정주부의 힘든점- 이야기 할려고 보니까 현이는 만능!!! 지안이랑 너무 달라!!  -_-;;; ..............................OTL  지안아; 미안;; 게다가 현이 아빠는 교환교수로 해외에 나가버리시고!! 아빠의 엄마(?) 노릇은 자기만 하고 있으니 이것참. 게다가 해도 해도 집안일은 지안인에게 별로 손에 익는 편이 아니라서 여전히 어려워서 마찬가지로 서투른 아빠빠에게 하소연 하지만 ... ㅠㅠ 

민이랑 지안이랑 은근 경쟁하면서 갈등하는데 민이가 지안이한테 끌리는것도 보고싶어요. 이준형샘이 현이에게 관심을 보이는데 민이가 이준형샘에게 형에게 관심을 끄리고 이를 들어낸다던가. 이준형샘은 현이한테 뭘로 들이대는 설정으로 해야할지. 이준형 샘은 국어 샘이고 현이가 글도 잘써서 문창과를 지망하라고 자꾸 압력을 행사해서 민이가 "우리 형의 인생은 형이 알아서 해요!!" 라고 말한다던가!! "우리형은 다 잘 하거든요!! 그러니까 뭐가 제일 어울린다고 권하지 마세욥!!!"라고 화낸다던가!!!  악!!!! >_<;;; 

도시락 싸오는 학교인데 지안이 도시락을 보고 현이가 지안이를 위해서 하나 더 도시락을 준비해 준다던가!! 그런 현이를 보고 속상해하는 민이. 형아는 나만의 형아인데. 내 형아인데. 으아아아아;;

애들이 대학생인것도 재미있을거 같은데 고딩일때가 더 잼날거 같아요. 아 보고싶다. 셋이 사이좋게 교복 입은거... 흑흑흑. 아아 셀프 사약이라니. 이게 무슨..... ㅠㅠ  이번에도 망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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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랑네컷만화> 생활만화. 붓펜으로 그려서 더 인상적이었음. 


​함께 읽어서 시너지 효과가 좋았던 책들.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는 시스템에 대해서 고발하는 책이라고 생각하기는 했는데
이정도로 체제를 전복하는 내용인줄은 몰랐음. 심지어 이 책이 쓰여진 년도가 70년데...
<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는 진도가 팍팍 나가는 책 이었음. 
재미있기도 했고 선택치가 많은건 자신에게 스트레스 요인이라는 걸 알아서 일지도?


오른쪽은 친구가 사준다고해서 전부터 읽고 싶었던 <캐롤라이나의 사생아>들을 부탁했음.
왼쪽-<동기간 성과 폭력>-은 젠더 이슈 관련해서 책을 읽던 차에 발견해서 산 책. 매우 기대되는 책인데...
어쩐일인지 아직까지 서문도 읽지 못했음. -_-;;


그림에 매우 감탄하면서 읽은 ​<마법사의 신부>
재미있냐고 물어보면 그건 좀... 영국+판타지를 좋아한다면 추천.
<너에게 친구가 생길때까지> 최근에 읽었던 신간중에 제일 재미있어 하면서 읽었음.
<노보씨와 그녀> 1권까지만 해도 좋았는데... 2권부터는..ㅎㅎㅎㅎㅎ
하렘물인가요? -_- 허허허. 
<맛있는 인생>은 친구가 사줬는데 아직 읽어보지 못했음.
나는 그래픽 노블은 보니까 사서 좀 묵혔다가가 보는 경향이 있는거 같....


같이 구매한 책 전체를 찍은 사진. 

​아마도 일다의 추천글을 보고 읽은 <조용한 전환>
<성난 서울>로 알게된 그녀와 다른 활동가들 일본에서는 정작 인지도가 낮은거에 대해서 놀랐..
제일 놀란 부분은 후반부 원전관련한 부분. 여러모로 흥미로웠지만 사실 잘 모르겠..
관광지화 하는것에 대해서는... 분명 거기에도 삶이 이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어보세 전통가옥!>은 집을 지어보고 싶다는 나의 로망이 있어서 구매했는데
1권에서는 집 짓기를 결심하기 까지의 여정이 있어서 재미는 그냥 뭐... 그랬다능.
그래서 2권이 나왔지만 조용히 패스함. 자기집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만화가 나오면 좋겠음.

이때 같에 구매한 단행본들 전체샷.
<모야시몬>은 세균들이 귀여웠지만(설정도 그렇고), 너무 전문적으로 나아가는 방향이라서
1권 이후에 조용히 접었음. -_- 
대량의 전문적 지식이 몰려오는 만화는 이제 나에게는 스트레스인듯. 하하하하;;;

가장 최근에 구매한 책들
<올드독의 제주일기> 올드독이니까 당연히.. 헤헤.
<마당씨의 식탁> 알라딘 리뷰에 추천글들을 보고 구매했는데 재미있게 읽었음. 
지인 P님의 추천으로 구매한 <알코올 병동> 여러모로 유익한 책. 
<토스카나의 우아한 식탁> 은퇴한 노부부가 일본의 토스카나 지방의 집을 빌려서
여름을 보내는 내용이라는데
삽화도 그렇고 음식 이야기가 많다고 해서 사봤음.  *_* 헤헤헤~



+

리뷰를 적을 에너지가 없으면 그냥 책 사진이랑 간단한 소감 정도라도 정리하는 방향으로 결심하고 처음 적어보는 포스팅. 트위터로 털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기억나는게 별로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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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방영분-15화-는 보면서 내내 울었던거 같아요. 육체적인 학대받은건 도현이가 아니라 바로 리진이라는 사실은 많이 놀랐던 부분이었습니다. 아버지를 보고 퇴행 반응을 보였던건 세기인줄 알았는데 도현이 이더군요. 분노에 차서 11화 리뷰를 적던 시점에는 이렇게 겁에 질린 아이가 세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뭐 세기가 도현이고 도현이가 세기이긴 하지마요. 그의 퇴행 행동을 보면서 저는 당연히 도현이에게 실제적인 폭력이 있었다고 생각했거든요. 

지난주 방영분은 14화를 먼저 보고 13화를 나중에 봤거든요. 순서대로 드라마를 보면서 생각해봤다면, 기억의 해리가 온 도현이보다 기억이 아에 없는 리진이쪽이 외상이 더 커서 그 시기에 기억 자체를 억압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난주 방영분을 보면서 했을지도 모르죠. 뭐 암튼 전 그래서 리진이에게만 육체적 학대가 있었다는 사실은 많이 놀라운 사실이었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해리성 기억상실증'과 '해리성 주체장애' 중에서 어느쪽이 외상이 더 크다 작다고 판단하는건 무리가 있겠지만, 직접적인 학대를 당해서 기억이 상실된 아이와 직접적인 학대를 당한건 아니지만 학대하는 주체-아버지인 차준표-에게서 학대의 이유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차도현-의 잘못에 있다고 '세뇌'당한 아이중에서 어느쪽이 더 고통을 받았냐고 한다면 전 후자쪽인거 같아요. 
이런 류의 투사는 그 당사자에게 견딜수 없는 고통을 선사한다는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 나때문에 그런 고통을 당한다고 한다면, 그걸 어떻게 체현해야 할까요? 이건 어른도 받아들이 힘든 고통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아이-도현-는 마음이 조각조각 낳았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것 같아요. 한사람으로서 온전히 감당할 수 없었던 고통이이게 여러 사람이 되어서 서로 도와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학대에 대해서 어떠한 식으로든 합리화를 하는건 불가능 하지만, 차준표, 신화란, 서태임이 선택한 창의적인 방법(?)은 가히 대단해서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 였습니다. 뭐라고 말해야할지. 고통은 같이 분담하는 건가요? 부모와 자식이라서... 아니 자기가 아이를 학대한 이유를 왜 자기 아이에게서 찾는걸까요? 너무 혁신적이라서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더군요. 
내 아이가 자기가 정한 가이드 라인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면 왜 자기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가 맞아야하는 건지 그 이유를 찬찬히 들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이 사람은 어쩌면 이토록 자연스럽게(?) 자신의 학대 행위에 대해서 정당화와 합리화를 하면서 그 책임을 아이인 아들에게 넘기는 투사 스킬을 사용했는지 말이에요. 뭐 이런 스킬은 뭐 자신의 부모에게 배웠겠죠. 오늘 서태임 회장이 마지막에 누워있는 차준표에게 하는 말을 듣고 있자니 정말 신물이 올라오더군요. 처음부터 끝까지 민서연의 책임으로 돌리는 방식은... ^^ 아 이걸 그래서 당신의 아들이 모방해서 그렇게 잘 사용했군요. 껄껄껄
신화란의 합리화와 그 탐욕도 오늘자 방영분에서 노골적으로 들어나서 ... 와 인간이 어떻게 하면 저렇게 역겨울 수 있는지 덕분에 즐겁게 감상 할 수 있었습니다. 눈앞에서 자기 아들이 피눈물을 흘리는데 이 여자는 그런것들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더군요. 그냥 봉사라서 모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요. 그건 아닌거 같고, 이 사람의 가치는 자신의 신분적 상승-자신의 아들이 세습해서 정점에 서는 것-을 통해서만 극복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 같았습니다. 이 사람에게 중요한건 오직 그것 뿐이구요. 그러니까 아들의 고통에 찬 외침은 이사람에게는 그런 방식으로 도달하는 거 같아 보였습니다. 

자신이 제일 중요한 이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에 어쩜 이렇게 한결같이 둔감할 수 있는지... 그러면서 자신의 괴로움은 정말 중요하고 그렇기에 나아갈 길도 참 분명한거 같아 보였습니다. 자신의 삶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각자 자신의 목표를 이룩해야지만 자신에게 진정한 행복이 찾아온다고 믿는거 같았어요. 특히나 신화란의 경우에는 오늘자 방연분에서 그게 더 노골적으로 보였습니다. 서태임 회장의 경우에는 자신의 아들 차준표가 살아나서 자신의 자리를 이어나가는 것이 그런 것이겠구요. 


그렇다면 누워있는 차준표에게 중요했던 건 어떤 것이었을까... 아버지에게 승인받는게 이 아들에게는 지상 목표이었겠지만, 자신보다 배우자인 민서연이 아버지에게 더 중요한 대상이라는 사실에 치열하게 싸우다가 어떤 마음으로 떠났고 그리고 다시 돌아왔을때는 어떤 마음이었을지 짐작해야봐야 하지만, 별로 그러고 싶지가 않네요. -_- 이사람이 얼마나 가여운 인생이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설명되는건 아니니까요. 그건 그냥 인간이 하지 말아야 하는 최악의 종류의 미친 행동이죠. 

오늘 방영분을 보니까 6년동안 잠적을 한것은 차준표와 민서연 두사람이 함께가 아니라 차준표 혼자 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민서연은 그가 없는 동안 승진가에서 리진이와 살아왔던거 같았구요. 차준표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리진이는 그럭저럭 잘 지냈을거 같아요. 당연하게 말이에요. 이때까지는 리진이가 그들의 친손녀라고 생각했을테니까요. 차준표의 등장으로 리진이의 일상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고, 리진이의 일상이 무너지는 동안 엄마인 민서연은 무얼 하고 있었던 걸까요? 분명 그녀가 그집에서 함께 사는 동안에도 학대는 이루어졌던거 같아 보이는데 말이에요. 
자신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아이를 빼달라고 부탁한다고 해서 자신의 아이를 빼 올수 있다면, 그 자신이 리진이와 함께 나오는 선택치는 아에 없었을까요? 어떤식의 협박을 받아야만, 정상적으로 발휘해야하는 판단력이 마비되는 걸까요? 그 집에 학대 당하는 자신의 아이를 두고 혼자 나간다는 어떠한 전후 사정으로 선택했을까요? 

그녀는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었던게 아닌가 싶어요. 자신이 없다면, 학대가 더 노골적으로 이루어질거라는 건 안봐도 비디오일텐데 말이에요. 그녀가 협박을 받고 있었던게 사실이라면 그녀를 협박한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남편인 차준표는 아닌거 같고. 선대회장인 차건호나 아니면 현회장인 서태임이 아닐까 싶은데...  아 더는 상상하고 싶지 않아요. 


드라마고 작가님은 이 세계의 창조자니까 이들에게 모두 지옥의 고통을 선물해줬으면 좋겠어요.
해리상태에서 벗어난 리진이가 그들을 용서한다던가 그런 짜증나는 엔딩 말구요. 이들에게 이 아이들이 받았던 것처럼, 그런 공포와 무기력함 좌절감 그리고 책임감, 죄책감을 남은생 내내 느끼도록 해줬으면 좋겠어요. 
서태임에게는 자신의 아들이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그 자신을 말리지 않은 엄마에게 자신의 행동의 책임을 투사해서 자신의 과거를 더이상 정당화 할 수 없도록 한다던가. 차준표와 경우에는 죽는 날까지 자신의 아이에게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혐오감을 받으며 그런 혐오감을 심어준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반추하고 또 반추하여서 죄책감과 수치심의 지옥을. 그리고 신화란에게는 자신의 욕망하던 욕망을 더이상 욕망할 수 없는 현실을 선물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리진이가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리진이가 기억을 떠올릴까봐 불안해하는 리온이도 보고싶지 않구요. 그리고 기억을 떠올려서 괴로워하는 그들을 보고싶지 않아요. 과거를 반드시 직면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지금 생활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다면, 굳이 과거로 내려가서 기억을 찾을 필요는 없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그녀는 용기있는 아이니까 거기로 돌아가서 정면으로 바라보고 고통스러울 지라도 있는 그대로 보고 그리고 그걸 끌어않고 살아갈거에요. 이 아가씨는 그런 아가씨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그런 고통을 이 아가씨에게 주고 싶지 않아요. 이 아가씨는 분명 아주 많이 슬퍼할거 같아요. 자신보다 도현이 때문에요. 자신의 고통도 고통이겠지만, 차준표가 자신의 행동의 합리화를 위해서 선택한 투사 행위가 도현이에게 어떤 지옥을 선물해줬는지 그녀에게는 보일테니까 말이에요. 여전히 그가 아버지의 아래서 지배받고 그가 투사한 것을 온몸으로 받아서 체현하고 있다는 게 보일테니까요. 그가-차준표- 도현이를 학대를 제공하는 주체, 공모자, 동조자, 방관자로 '세뇌'했다는걸요.  

어린 아이인 도현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정말 최대한의 최대한의 최대한의...(무한대로~)의 용기있는 행동을 했어요. 리진이를 지키기 위해서요. 자신도 그렇게 맞을 수 있는데도 말이에요. 그녀를 위해서 막아섰어요. 그리고 이 아이는 일상에서 아버지가 리진이를 때릴만한 행동을 안하려고 부던히도 애를 쓰며 살아왔겠죠. 
맞는데 이유가 있나요. 그냥 때리고 싶으니까 거기다가 이유를 붙이는거죠. 그냥 아이를 때리고 싶은거에요. 폭력을 쓰고 싶은거죠. 자기보다 약한 존재에게요. 자신이 너무 불행하고 짜증나고 화가나니까요. 만만한 대상에게 자신의 분노를 퍼붓는거죠. 게다가 그 대상은 자신에게 보복을 할 만한 힘이 없어요. 그러니까 편하게~ 아주 편하게 폭력을 사용하는거죠. 그리고 일말의-일말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찜찜함은 자신의 아들에게 던져주는거죠. 이 아이도 만만하니까요. 얼마나 편해요. 잘못한것도 없는데 책임을 뒤집어 쓰는 대상이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있어요. 그런 비합리적인 주장을 사실로 믿어버리다니! 폭력을 사용하고 투사하는 동안은 자신이 전능하다는 걸 맛보겠죠. 누군가를 마음대호 휘두를 수 있고, 그리고 그 대상은 너무나 무기력하고. 무기력한 대상에게서 자신을 봤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더 폭력을 휘둘렀을지도 모르구요. 그 자신에게 화가나는데 자신에게 화가나는지 모르니까. 쉽고 편하게~ 정말 쉽고 편하게요. 이렇게 적합한 대상이 어디 있겠어요. -_- 그냥 로또인거죠. 로또. 감정 해소의 로또. 
그런데 이 아이-도현-가 무슨 죄가 있어서 속죄하면서 살아야 하나요? 그들의 자식이라는 이유 때문에? 도현이는 공모자도 방조자도 원인제공자도 아니에요. 그런데도 그-차준표-가 만든 프레임안에서 생각하고 자신을 비난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그를 보면서 누구보다 안타까워하고 속상하고 괴로워하고 슬퍼하는건 리진이 일거라고 생각해요. 그가 자책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른 무엇보다 그녀에게 더 괴로울거 같아요. 


왜 부모세대와 그 윗세대가 한 잘못을 이 아이가 고통 받아야 하는건가요? 아무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고 있지 않고 있어요. 아무도 말이에요. 이들의 행동에 할 수 있는 저항이란 저항은 다해왔던 도현이만 책임을 느끼고 고통받고 자신을 비난하고 괴로워하고 있는 이 아이러니...  도현이는 이 거지같은 부부의 로또가 맞네요. 인생 로또. 무슨 덕을 쌓아서 이런 애를 자신의 아이로 만났을까요? 이 어른들은 참 복도 많네요. 복도 많아요. 정말... 



+

생각해보니 도현이는 투사적 동일시를 하고 있는게 맞는듯. -_- 아버지의 수려한 유산이라고 해야할지. 일어나라고! 이 아저씨야! 일어나서 삶의 고통에 합류해야지! 누워있는데 의식은 있어서 옆에서 하는 말 다 듣는 설정이면 좋겠음. -_-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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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크로싱 인터뷰

리뷰/책이야기 2015. 2. 23. 19:42 by dung



상당히 장문으로 답변을 드렸는데 제일 오덕스러운 답변만 실렸음. -_-;;;;;;;;; 크하하하하;;;

책을 모에화해서 '나의 사랑스러운 책의 모험'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만드는 상상을 했더니만, 정신차려보니 이미 답변을 작성해서 메일로 보내버려서 반쯤 포기했는데... 그 멘트가 실리다니;;;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사실 의인화 하는 상상은 상당히 재미있다능. 표지로 이미지화해서 의상을 상상하는것도 즐겁고~ 작가 사진을 보면서 이 사람의 딸이나 아들 즈음으로 망상해보는것도 상당히 즐거운 일이라서............ -ㅁ- 하하하!!

기사링크_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8907.html



- 북크로싱 참여계기


오래전부터 책을 읽는것을 좋아했습니다. 제가 읽은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 시기 즈음해서는 서로 책을 권하고 읽은 것을 나누던 친구가 독서를 하는걸 쉬던 시기 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욕구의 좌절이 크던 시기에 우연히 검색으로 월덴님댁을 알게 되었고, 정말 신나했었습니다. 제가 관심있어 하는 책이 리뷰가 되어있고 그 책을 북크로싱을 신청하는 것도 가능했으니까요. 

처음에는 단순히 북크로싱 하신 책을 신청해서 읽는 정도에서 머물렀었습니다. 그러다가 월덴님의 북크로싱 덕분에 좋은 책들을 정말 많이 알게 되었고 저도 월덴님에게 그리고 다른분들에게도 제가 읽고 좋았던 책을 권하고 싶었던 마음이 제일 크게 작용했던것 같아요. 저희집 책장에서는 기껏해야 제가 몇번 읽거나 인문서쪽으로 읽는 친구들 한두사람에게 권하는 정도이지만, 북크로싱을 했을때는 좀더 많은 분들과 그런것들을 나눌 수 있으니까요. 

나중에 본인이 크로싱으로 보낸 책을 다시 돌려받고 싶다면 돌려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던거 같아요. 사실 아끼는 책을 보낼 때에는 큰 용기를 내야하는데 제가 나중에라도 다시 읽고 싶어졌을때 그책이 절판 되었더라도 북크로싱으로 다시 만나볼 수 있으니까요. 

좋아하는 책을 다른분들이 어떻게 읽었는지도 알 수 있는 영업의 즐거움을 느낄수 있어서 좋았고, 저희집 책장에서 제가 아끼는 책이 고독하게 살아가는 삶 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러 택배 박스에 들어가서 모험을 떠나는 책의 모습을 상상하는 즐거움이 가장 크게 작용했던거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책이 저 말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과 교류 할 수 있다는 게 참 매력적인것 같습니다. 



- 부부의 심리학 선택한 이유 (많은 책 중에서)


가장 큰 이유는 월덴님이 추천서라고 권했기 때문인거 같아요. 그 외로 이유를 달라면,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될것 같은 책을 선물하는 편이에요.  부부 갈등이 심한 지인에게 선물하면 좋은 책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던 차라서 권유도 있었고 저 본인도 궁금했고 그리고 지인에게 선물해도 좋은지 궁금해서 북크로싱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 부부의 심리학 크로싱 하면서 있었던 서로간의 에피소드 있는지? 없다면, 다른 책 주고받을 때 특별한 에피소드 있는지(구체적으로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책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일화는 없었구요. 


재미있었던 일이라고 한다면, 월덴님댁을 알게되고 나서 주변에 독서하는 지인들에게 북크로싱에 대해서 많이 홍보했었는데 그중 한분께서 월덴님의 성별이 여성이고 독신으로 알고 계셔서 굉장히 놀란적이 있었습니다. 알고보니까 그분이 오해한 이유가 제가 북크로싱으로 기증한 책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을 북크로싱 해서 읽으시고 그렇게 생각하셨더라구요. 고양이를 키우며 혼자 여행을 다니는 당찬 아가씨로요. ^^; 월덴님은 남자분이시고 그리고 아마도 기혼인거 같다는 이야기를 그분께 했을때 얼마나 실망하셨던지... 아직도 가끔 그때 했던 오해에 대해서 그분이랑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 책-<페미니즘의 도전>-을 제가 크로싱하게 된 경유는 출판사에 근무하던 시절, 사장님의 권유로 작업하는 책을 위해서 읽게 되었고 좋아서 구매하게 된 책 이었습니다. 그때 근무하던 출판사에서 작업하던 책-<킹콩걸-못난 여자들을 위한 페미니즘 이야기>-을 위해서 다른 여성주의 도서들을 읽고 기획회의 시간에 책 제목과 홍보방향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곤 했었거든요. 정희진이라는 저자는 <당대비평>에서 이전에도 간간히 마주하긴 했지만, 이분의 글만 모아서 있는 책을 읽었던건 그 때가 처음이었었어요. 공부가 많이 되었고 이 책을 주변에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거 같아요. 여성주의 도서를 읽는 친구 몇몇과 이분 책에 대해서 읽고 나누다가 월덴님 댁을 알고 나서 책을 모아서 북크로싱으로 보낼 때 처음 보낸 책중에 하나였습니다. 



- 북크로싱의 의미/매력


참여계기에서 함께 적어서 그냥 지나가는 편이...   굳이 이야기를 하라면요.

만약 나의 책이 살아있다는 가정을 한다면, 우리집 책장에서만 살아가는 것보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책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고  의미가 있는 일인지 명확하게 알게되는 것 같아요. 책장에서 지루하게 살아가며 만났던 사람(!)만 만나며 살아가는 인생보다 재미있을건 확실하니까요. 저희집에서 이쁘게 모신다고(?) 해서 제가 얼마나 이 책을 자주 찾는다고 해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자주 찾지 못하는 건 책에게 몹시 미안한 마음이 들었었는데 제가 아니더라도 다른 이들과 즐겁게 보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참 좋아졌던거 같아요. 다른집에서도 책은 귀한 손님이니까 적당한 대접을 받을거 같았구요. ^^ 저희집에 북크로싱으로 놀러온 책들은 전용 에코백에 넣어져서 따로 보관하고 있거든요. 



- 자신의 책을 날려본적 있는지? 아니면 날릴 계획이나 마음 있는지?


총 3차로 북크로싱 책을 선별해서 보냈습니다. 가급적 월덴님이 먼저 읽어주시고 크로싱 해주시길 희망해서 보낸 책이 전부 크로싱 되고 있는 상태는 아니에요. 

처음 보냈던 책들이 <슬럼 지구를 뒤덮다><야만과 문명,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나의 삶, 끝나지 않은 선댄스>, <페미니즘의 도전><진보의 함정><그대가 있어 내가 있다>, <아프리카에서 온 그림엽서>, <슬픈 미나마타> 이었구요. 

두번째 보낸 책들이 <결혼제국><킹콩걸_ 못난 여자들을 위한 페미니즘 이야기><보이는 어둠><거룩한 테러>, <차도르를 벗겨라>, 당대비평 특별호2005 <불안의 시대 고통의 한복판에서>, 당대비평 특별호<아부그라이브에서 김선일까지>당대비평 특별호 2003 <<탈영자들>의 기념비>,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 <지식인의 죄와 벌>, 탈식민 시대의 지식인의 <글 읽기와 삶 읽기 1>.

세번째로 보낸 책들이 <폐쇄병동>,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우울증에 반대한다> 이었습니다. 



- 책을 소유하지 않고, 함께 나눈다는 것, 즉 '공유' 한 다는 것이 사회적으로 가능할까요? 


책을 소유하는게 아니라 다른이들과 나누는 것에 대해서 얼마전에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던 적이 있어요.그 친구는 동네 도서관에 기증한다고 하더군요. 북크로싱을 하는 것도 좋지만, 도서관에 책을 기증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민망하지만 저는 도서관에서도 책을 기증받는다는 걸 그때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온라인에서 리뷰를 보고 신청해서 집으로 받아보는 시스템인 월덴님이 운영하는 북크로싱은 도서관에 기부하는 것보다 기부자측에서는 좀더 의미부여가 되는거 같아요. 제일 좋은 장점이라면 내가 크로싱한 책이 다른 누구에게 가서 어떤식으로 읽히는지 알 수 있다는 점.. 누군가 어떻게 읽고 책을 나누는 것에 대해서 고마워 하는 마음을 직접적으로 확인이 가능하니까 더 보람있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체감적으로 와닿는 것이 저는 참 좋았습니다. 

이런식으로 다른이들과 나눌 수 있는 방법들이 좀더 다양해지고 그것들을 효과적으로 여러사람에게 홍보한다면 참여하는 사람이 더 늘어날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만화책도 많이 읽는 편인데요. 제가 자주 가는 만화책을 수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있는 네이버 카페에서는 본인이 읽지 않는 책들은 무료 나눔을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원래도 가끔 무료 나눔을 하는 분들이 있긴 했었는데요. 지금처럼 많은 분들이 나누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었어요. 누군가가 많이 나누고 그 나눔에 고마워해서 자기가 가진 다른 것들을 나누다보니까 지금은 규모가 상당히 커져서 그 빈도나 양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나눔 받은 책을 재나눔 하기도 하고 자기 책을 새롭게 나눔하기도 하고 만화책 이외에 먹는 것(기프트쿠폰)을 나눔하기도 합니다. 알라딘 중고서점 매장에 방문하게 되면 카페 회원분들이 구하는 책이 있으면 대리로 구해서 택배로 보내주기도 하구요. 이 카페에서 회원들간에 이렇게 책을 나눔하는 방식도 좀더 크게 보면 그 공유의 한 방법의 하나 같아요. 



- 그리고 이런 책의 공유가 확대되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누군가와 무언가를 나눈다는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알게 되는 것과 동시에 책에 대한 접근성이 좀더 가까워 질거 같아요. 출판사측에서는 이런 공유가 확대되면 출판 부수에 지장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분위기는 살 사람만 사는 분위기라서 큰 파급력이 있을거 같지는 않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책을 읽는 취미가 있는 누군가가 자기의 주 관심분야가 아닌 다른 쪽 도서에 관심을 가지고 접할 수 있는 낮은 문턱 기능을 해서 오히려 소비가 확대되는 쪽이 아닐까 하는 낙천적인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만, 과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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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정신연령이 아마도 그 시기-도현이의 기억이 사라진 시기-에 멈쳤으리라고는 어느정도 예측하고 있었지만, 그때의 외상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해서 오늘자 방영분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좀 많이 힘들어졌습니다. 그도 그럴게 지성씨가 연기를 너무 잘한 것도 있지만, 아버지의 손가락이 조금 움직였다는 이유로 그때 그 순간으로 퇴행하는 그를 보는건 정말이지... 

세기의 경우에는 그 시기에 기억을 베이스로 태어난 인격이기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차준표)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을 구했다는 사실은 그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상상할 수 도 없는 일이 아니었던가 싶어요. 그랬기에 식물인간이 되어서 누워있는 아버지의 손가락이 조금 움직인것 만으로도 외상이 재현되는 경험을 하는 했던게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위에도 적었듯이 그 순간 세기가 퇴행하는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이 아이-신세기-에게는 교정적인 정서체험이 없었기에 이렇게 반응하는것이 지극히 정상적인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의 기억은 명백하게 그 시기-학대와 방임을 당하던-에 정확히 멈추어져 있기에 그-세기-가 경험한 세상을 기반으로 본다면 그의 상식선에서는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을 목숨을 던져서 구하는 일은 결코 없는 사람이었을거 같아요. 

그의 외상은 전혀 약화된게 아니라 여전히 진행형으로 있었기에 그렇기에 보는 입장에서도 굉장히 힘들어졌던것 같습니다. 여전히 이유를 알수 없는 폭력에 노출될것 같다는 공포심을 가지고 아버지를 바라보는 세기의 눈동자는 ... 지켜보는데 정말 많이 먹먹해졌거든요. 이 아저씨는 연기를 쓸데없이(응?) 잘해가지고선;;; ㅠㅠ 

그 시기의 기억을 도현이는 살아남기 위해서 봉인했고,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했던 세기에게는 유일한 애착대상이자 안전기지인 그의 기억속에 있는 그녀-아마도 오리진양-이었던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그녀와 다시 재회했을때 그런 반응을 보였고, 그리고 그녀가 말하는 말에 순순히(?) 따르는걸 봤을때는 이게 사실인거 같아요. 유일한 애착 대상으로 부터 승인받고 존중받고 사랑을 받기 위해서 자신을 억누르는 모습에서 모자관계의 어떤면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세기에게 있어서 그 세계에서 그를 위로하는-혹은 안아주는- 대상은 오직 그녀뿐이었던것 같은데 그가 다시 눈을 떠서 세상에 나왔을때 그녀가 더이상 자신의 옆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알고 얼마나 절망했을지 상상만해도 먹먹해지더군요. 세상에서 얼마나 큰 고통과 분노를 삭이면서 복수의 나날을 그렸던걸까요? 이 아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뿐이었을거 같아요. 그가 그려온 완벽한 세상을 만들면 이전보다 덜 힘들어질거 같아서 그런 행동을 했던거 같은데 그런 그에게 그의 할머니는 그의 아버지가 학대하는 대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그를 지키는 대상으로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말함으써 인지시켜 이원적 구조안에서 악으로 존재해야하는 대상이 다른 대상-선-으로 전치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기에 그의 인격 혹은 그의 세상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되어서 두통이 시작되었던게 아닌가 싶아요. 
자신을 학대하기만 했던 그 아버지가 바로 자신을 구했다는 사실은 그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었을거라고 생각하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그런 선택 때문에 지금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는건 아이인 세기가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었을거 같아요. 세기는 아직 어린아이인데. 어른들은 너무 잔인하네요. 뭐 하긴 할머니인 서태임이 보기에는 도현이는 어른이니까요. 그리고 그녀에게 중요한건 눈앞에 있는 손자가 아니라 "(아마도)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자신의 아들이었을테니까요. 



이 시점에서 하나의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 가족은 어떠한 이유로 이러한 갈등구조가 형성되었는지에 대해서요. 잉여력을 낭비하며 가족 가계도를 그려가며 생각해봤습니다. 



제가 그려본 이 가족 관계의 갈등의 핵심은 '경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좀 했습니다. 그거도 그럴게 지금 현재 보이는게 육촌관계인 도현이와 기준의의 경쟁에서 그런 관계가 명확히 보이니까요. 누워있는 도현이의 아버지(차준표)와 사촌인 기준이의 아버지(차영표)와의 관계도 그러했을거 테구요. 승진그룹 초대회장인 차건호와 차영표의 아버지-차O호)의 관계도 당연하게 그랬을거 같구요. 이들의 부모인 증조부가 형제관계가 어떠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지만 초대 회장이었던 차건호와 그리고 그의 동생을 굉장히 경쟁시켰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승진그룹의 초대회장이었던 차건호는 사실 자신의 동생인 차O호에게 굉장히 컴플렉스가 있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실질적인 부를 이룩한것은 자신이지만, 그의 아버지가 자신보다 자신의 동생을 더 인정했다던가 형제관계에서 어릴적부터 자신의 남동생이 좀더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 했던게 아닐까 싶어요. 자신보다 부모에게 좀더 사랑받았던 자신의 동생.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성공했지만, 아버지는 그가 원하는 것 만큼 그를 인정하지도 사랑해주지도 않았던거죠. 그리고 그 동생이 낳은 자식 또한 자신의 아버지는 자신의 자식보다 편애하고 있었구요. 게다가 자기가 보기에도 그들의 자식이 서태임(현회장)과 자신이 낳은 아이보다 더 뛰어나다는 사실은 자신의 동생에게 컴플렉스가 있던 그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던게 아닐까요? 

그렇다고 생각하면, 현회장인 서태임의 행동이 어느정도 설명이 되는거 같습니다. 자신의 자식을 미흡하게 바라보는 자신의 배우자(차건호)를 보았기에 그녀는 더더욱 차준표를 싸고 돌았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갈등적 관계인 그 부부 아래서 자란 차준표는 무언가가 굉장히 결핍되고 억압되었기에 그의 분노를 그런 방향-아이를 학대하는-을 쏱아내는 방향이었었을지도 모르구요.


그렇기에 이 부모 아래서 자란 차준표는 민서연과 정상적이라고 말하는 부부관계를 유지하기는 어려웠을거 같습니다. 민서연을 배우자로 맞이한건 순전히 본인(차준표)의 의사가 아니라 자신의 아버자인 고 차건호 회장의 결정이었을거 같아요. 부족한 자신의 아들을 보완하기 위해서 선택된 며느리이자 그가 이상적으로 원하는 아들상이 민서연이 아니었을까요? 자신의 사촌(차영표)와 경쟁했던 그는 결혼을 해서 안정된 둥지를 마련하지 못하고 또다시 이전의 대인관계가 계속 반복되는 느낌을 받았을거 같습니다. 현실이 그러했던거 같구요. 며느리를 편애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그가 느꼈던 분노와 좌절감은 엄청났을거 같습니다. 

이들 부부는 그들 부모 세대의 형제관계-차건호와 차건호의 동생의 경쟁관계-에 있었던 역동을 그대로 반복하는 패턴이었을거 같습니다. 자신의 가장 큰 경쟁 상대가 되어버린(?) 배우자에게 의지하는 것은 차준표로서는 힘들었을거 같고, 그의 그런 욕구-누군가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는-는 신화란과의 외도로 어느정도 충족되었을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의 외도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아버지에게 가장 큰 질타를 받았을거 같구요. 배우자였던 민서연도 비슷한 맥락으로 외도를 했던거 같아요. 무엇보다 중요한 배우자가 자신을 신뢰하지 않고 경쟁 상대로만 느끼는건 그녀로서도 견디기 힘들었을 테니까요. 그녀가 원했던건 배우자의 신뢰나 애정이 가장 최우선이었지, 시아버지의 신뢰나 애정이 아니었을 테니까요. 그 신뢰가나 애정이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부부 관계에서 좌절되는 그녀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기능은 하지 못했을거 같습니다. 이들 부부는 결국 부부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서나 혹은 자신의 가장 중요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외도를 했던거 같아요

그리고 그 두사람의 외도를 아버지인 차건호가 알았을때 자신의 외도에 대한 반응과 부인인 민서연의 외도에 대한 반응이 달랐을거 같아요. 그녀의 외도도 자신의 잘못으로 몰아갔을거 같아요. 자신보다 남을 더 싸고 돈다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그는 더더욱 분노를 느꼈을거 같구요. 그리고 그 분노는 당연하게 자신의 자식에게 갔을테구요. 게다가 민서연의 자식은 아마도 자신의 아들 도현이보다 어린시절부터 더 영특했을거 같다는... (이건 제가 리진이를 민서연의 자식이라고 이미 받아들이고 있어서 그렇게 추측하게 되었습니다.)
도현이의 조부인 차건호와 서태임의 관계도 원만하기 힘들었기에 차건호도 아마도 외도를 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준표의 엄마인 서태임에게는 며느리인 민서연에게서 자신과 차건호의 젋었을때의 패턴이 반복되는걸 느꼈을거 같기도 해요. 자신과 낳은 자식보다 며느리를 편애한다는 건 그녀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선사했을거 같습니다. 그 고통 안에서 차건호 본인도 결코 자유롭지 못했을 테지만요. 뭐 그래도 나머지 사람들보다야....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와의 갈등을 폭발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차준표와 민서연의 부부관계는 미국에서도 여전히 원만하지 못했을거 같아요. 아버지의 시아에서 떠나도 자신의 배우자가 자신의 경쟁 상대인거는 바뀌지 않는 사실이었을 테니까요. 미국으로 모든걸 관두고 차준표를 따라갔던 민서연은 어떠했을까요? 이런 문제가 폭발해서 같이 해결해보고자 나간거 같은데 사실 나간다고 해도 그 문제가 사라지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계는 더 틀어지고 더 절망적인 상황 흘러갔을거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유일한 탈출구는 그녀에게 시아버지의 호출에 응하도록 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는(차준표) 맞기만 하는 자신의 아이에게 자신의 부모에게 무기력했던 그 자신을 봤을수도 있고-무기력한 자신의 이미지가 투사되거나 혹은 자신이 부정하는 자신의 모습을 아이에게 전달하는- 자신의 아이라면 자기가 그런 행동을 하여도 다른 반응을 하여 자신에게 부당하다고 말하기를 기대한다던가 그 상황에 피하는 아이의 모습을 기대 했을지도 모르는데 자신의 아이가 자신의 마누라가 외도해서 낳은 아이를 감싸는 걸 보고 더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었던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향해야 하는 분노를 아버지에게도 배우자에게도 폭발하지 못했을거 같아요. 자신보다 우월한 배우자-자신보다 서열이 위인-에게 폭발하는건 힘들었을 수도 있을거 같아요. 그의 그 분노는 자연스럽게 아주 물 흐르듯이 그의 아이와 그녀의 아이에게 향하게 되었을거 같습니다. 애들은 만만하니까요. 


여기까지 상상하고 보니 이 집구석은 지옥이네요. 지옥....       그렇다고 해도 당신들이 아이를 그렇게 학대하고 학대하는 행동을 동조하는 태도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않되는 행동이죠. 아무리 자신의 고통에 대해서 설명해도 그 죄의 무게는 줄어들 수 없어요. 무엇보다 당신들은 자아가 조각조각날 정도로 고통스러웠던건 아니니까요. 그리고 당신들은 어른들 이었자나요. 

빡이 치는 부분은 차준표가 두 아이를 학대하는 동안 이들의 어머니는 무엇을 한건가 하는 의구심이 일었습니다. 신화란을 두고 세기가 방조자라고 했던걸 보아하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맞고 있다는 현실에서 고개를 돌렸던거 같습니다. 정상적인 어른이라면 자신의 배우자가 분노조절에 장애가 있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상황을 해결하려고 노력을 했어야 하는거 아닐까요? 자신이 맞는게 아니라고 그러는건지 아니면 그 아이가 태어난 출생때문에 그런 대접을 받아도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지하실에서 살고 있고 그리고 이유도 없이 아버지에게 맞고 있는데도 말이에요. 우와.................... 

가장 이해하기 힘든건 회장의 손자인 도현이가 지하실에서 살아야만 했던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것 또한 차준표의 의사가 아니라 차건호의 의사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공평하게(?) 두 아이 모두를 지하실에서 양육하는 멋진 방법을 생각했던거죠. 갈등을 드러내는 존재를 감춤으로서 이들 부부의 관계를 좀더 이어나가기 위해서요.  

불이 났을때 리진이를 대리고 나온 사람은 누구 이었을지 저는 그게 궁금합니다. 도현이는 차준표가 구했고 그녀는 누가 그 지하실에서부터 대리고 나왔을까요?


11화에서 가장 뚜껑이 열렸던 이유는 세기의 반응을 보면 아버지의 구타가 너무 반복적이라서 몸이 그걸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손이 떠는것만을 보고도 저런 반응을 보이다니. 얼마나 맞았으면 애가 저런 상태가 될꺼요? 이 아이가 현실에 존재하는 아이가 아닌데도 이토록 저를 뚜껑이 열리게 만들다니...  지성씨는 연기 존잘이 맞습니다.

성인으로서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지 못하는 병신(네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들은 어른 대접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럼 혼외자식을 원하지 않았으면 피임을 똑바로 하던가요. 자기들이 실수해서 태어난 아이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그들도 당신들의 자식으로 태어나고 싶지 않았을거에요. 세기가 말하자나요. 구해주는 거 따위 원하지 않았다구요. 삶은 분명한 고통인거에요. 이아이게 있어서. 태어난건 고통이고 존재하는 것도 고통이고... 

지금 이순간에도 자기 자식에게 일관성 없이 자신의 감정에 따라서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며 폭력까지 휘두르는 부모들이 있을테죠. 언어적인것도 똑같아요. 자신이 자신의 문제 때문에 아이에게 화풀이하고 화풀이 했는지도 모르는건 분명히 죄입니다. 

당신은 당신이 당신으로 존재하기 위해서 그런 선택을 하고  합리화 하면서 잘 살고 있겠지만, 당신이 때린 당신의 아이는 곪다 못해서 썩어 문들어지고 있다는 사실 기억해주세요. 이제 이전처럼 폭력을 휘두르지 않아도 상황은 크게 변하기 힘드니까요. 그 다음이 어떨지 더이상 당신이 그런 행동하지 않아도 몸이 기억하고 그리고 마음이 기억하고 있거든요. 그 이전에서 어쩌다가 우연히 멈춘거고 어떤 날에는 그 다음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는걸 아이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신들은 당신의 자식에게 몸과 정신에 인두로 몸을 지졌는데 그 흉터가 죽는 날까지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고 있는 수준의 흉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통증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간혈적으로라도 존재하겠죠. 

어떤 이유에서든 당신의 폭력은 해명이 될 수 없고 그리고 용납될 수 없다는 사실을. 당신은 그저 약자에게 화풀이를 한거지 아이를 위해서 훈육을 한게 아니니까요. 




+

그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을지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허리와 배가 아파오더군요. ...................  전 이 아이들이 행복해길 바래요. 특히나 세기가요. 그녀가 부디 그의 손을 잡아주길 바래봅니다. 두사람중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그들을 보듬는....

그녀에게 구원자를 기대하는 것 자체도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인거 알고 있지만, 그래도 저도 세기처럼 그렇게 기대하게 되네요. 리진이가 자신의 기억하지 못한 과거를 떠올리면 어떨게 될지. 기억을 아에 잃어버리는 삶이 좋았을까요? 아니면 기억하지만 거기다가 남겨두는 삶이 덜 힘들었을까요? 

직업적인 부분을 배제한다고 하여도 그녀를 구원자로 그리는 것 자체가 사회가 여성에게 그리는 이미지를 어느정도 투영한 부분이 있는거 같아서 마음 편하게 보고 있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현 상황에서 본다면 그 보다는 그녀가 좀더 자기가 튼튼한게 아닐까 하고 기대를 ................. 하고 싶지만, 그럴리가 없겠죠. 그런 경험을 했는데 말이에요. 이 아이는 그 고통을 어떠한 방식으로 처리 했을까요? ㅠㅠ  

두 아이 모두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더라도 덜 힘들길 바랄 뿐이에요. 



뱀다리_

적고보니 제목에서는 '가족관계의 갈등이 대물림 되는 이유'라고 적었는데 대물림 되는 패턴은 적었지만 그 이유는 미흡한게 아닌가 싶... 뭐 이유가 별도로 있겠어요. 자기가 어떤 패턴을 반복하는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자신의 고통안에서만 살고 있기 때문에 모르는겠죠. 나의 고통만 크게 느껴지고 상대방의 아픔은 느끼기 어려우니까요. 

자신의 부모가 어떤 취약성 때문에 저런 행동양상을 보이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고 그리고 자신이 이런 패턴을 자신의 세대에서 단절하겠다는 의지도 없기 때문에 대를 이어서 내려오면서 더더욱 역동이 강화되는 거가 아닐까 하는... 그래도 도현이 세대에서는 단절될거라고 믿습니다. 이 아이들이 이토록 아픈게 그래서 그런거니까요. 그래서 용기있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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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015.12.5. 목요일 방영분. 10회) 세기군이 했던 이야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피해자'와 '가해자'와 '방관자'가 이렇게 삼자가 존재해야지 '학대'가 성립된다고 했던가? 정확히 기억하는건 아니지만 대충 그런 말로 기억해요. 개인적으로는 '방관자'라는 말보다는 '공조자'나 '동조자'라는 말이 좀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그의 의견에 대부분은 공감하지만, 좀더 날을 세워서 표현하는 것도 세기군 캐릭터에 더 어울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가지 그가 출현한 드라마 중에서 기억해 챙겨서 본 그의 드라마는 <뉴하트>, <보스를 지켜라> 정도에요. 이 두 드라마 중에서 후자인 <보스를 지켜라>쪽은 끝까지 보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한 드라마로 극중에서 그가 연기한 캐릭터는 좋았지만-어떤 의미로는- 그 시기에 모 기업의 총수와 그의 아들이 시민에게 행사한 폭력 사건이 저절로 연상이 되었기 때문에 막연하게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는 아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찾아보니까 역시나 차회장이 보복 한다고 그렇게 행동했던건 비슷하네요. 다른점이 있다면 폭력의 강도의 차이 정도. 드라마 자체도 그 사건에서 영감(?)을 었었던게 아닐까 싶은데 그건 작가 본인만이 알고 가는 부분일테니까 뭐... 

<뉴하트>의 은성역은 정말 좋아하면서 봤었던거 같은데 모에를 부르기에는 뭔가가 좀 부족했었던거 같아요. 두 드라마를 토대로 결론을 내리면 저라는 사람은 이 친구의 발랄한 느낌과 어두운 면, 그리고개그적인 모습을 골고루 가지고 있는 모습이 보여질 때를 좋아하는거 같아요. 그러는 의미에서 다양한 그의 모습을 지켜 볼 수 있는 <킬미힐미>는 어쩌면 운명일지도? (뭐라고? ㅋㅋㅋㅋ)

덕분에 그이는 그냥 좀 호감이 있는 배우에서 현재를 기준으로 저의 안에서 최애 배우의 방을 차지했어요. 안녕~. 우빈씨. 우빈씨도 좋아하지만, 우빈씨가 좋아한 '최영도'가 더 좋았거든요. 미안요. ㅠㅠ 내 마음 나도 어쩔수가 없어요. 
각본도 좋고 배우분들 연기도 좋고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너무 많아서 좋은 드라마 라고 말해봅니다. 안요섭, 페리박, 신세기, 요나...  아직 만나보지 못한 나나 모두 좋아요. 우열을 따지자면 세기군이 제일 좋고 그 다음으로 페리씨와 요나가 좋아요. 도현씨도 좋아하는 편이지만, 역시 내안에서는 세기군에게 밀리고, 페리박에게도 밀리네요. 아무래도 제가 좋아하는 걸 보니까 세기군은 정말 서브 남주가 맞나봐요. (당연하겠지만~) 전 늘 짝사랑하는 서브 남주를 좋아하는 징크스 아닌 징크스가 있....-ㅁ- 으하하! 역시 리진이의 마음을 차지하지 못하겠군요. 흑흑 ㅠㅠ 

오리온과 오리진 남매도 좋고 이들 남매의 부모님 역인 분들도 좋아요. 박서준씨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인상 깊었는데 여기에서도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 역인거 같아요. 하지만 이분도 역시 세기군과 같이 서브 남주 신세. ㅠㅠ 흑흑흑. 실장님도 좋아해요. 도현군과 쿵짝 거리는것 보다는 세기군과 삐그덕 거리는게 더 재미있더군요. 목요일날 방영 했던 내용중에서 리진이랑 실장님이랑 세기군을 의자체로 끌고 나왔는데 세기군이 의자와 함께 다시 회의실에 들어가는 장면은 ㅎㅎㅎㅎㅎ  아이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사실 저는 1화를 보며서는 우려 아닌 우려를 하면서 봤었어요. 뭐 보다보니 그게 기우라는 걸 알았지만요. 늘 이쪽 범주에 있는 사람이 나오는 드라마는 영화는 민감하게 느끼면서 보는 편이라서 1화의 받았던 지나치게 가벼운 개그톤으로 묘사된 부분이나 세기군으로 인격이 변화는 극적인 부분이 그런 느낌을 받게 했었던거 같아요. 그런 것들이 1화만 본 시점에서는 결코 편하게 하는 요소는 아니었거든요. 1화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이 드라마는 DID 환자의 고통을 개인을 묘사하기 위하여 소재로 알차게(?) 소비만 하다가 끝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어요. 

2화를 봤을때는 1화랑은 느낌이 좀 달라졌지만요. 이 사람이 자기 취향에 대해서 아웃팅하는 느낌을 받았었어요. 그래서 엄청 웃었습니다. ^^;; 톤이 좀 개그톤(?)에 가까워서 작가가 자기가 좋아하는 인물에 다양한 인격을 넣어서 망상하는... "나는 이 얼굴이 이런 성격도 있었으면 좋겠고 저런 성격도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세상의 중심에서 외치는 느낌이랄까요? ㅎㅎㅎ 마치 팬티만 입고 길거리를 달리는 느낌? 그래서 정말 용감하다고 생각했었어요. 

이때까지 느껴졌던 가벼움은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내려가면서 무거움과 명랑함을 적절하게 조화되고 있어서 사라졌습니다. 지금까지 방영된(10화) 화를 기준으로 하면요. 마감에 쫓겨서 대본이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이 없다면 이대로 좋은 엔딩을 기대해도 좋을거 같아요. <괜찮아, 사랑이야>처럼요. 재열씨의 병을 그리는 모습이나 극중에서 재열씨의 병을 바라보는 시선이 참 좋았어요. 인간을 인간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그리고 그의 병에 대해서 설명하는 여러가지 것들이 참 좋았어요. 그래서 <킬미힐미>도 그런 느낌의 엔딩을 기대하고 있는데, 글쎄 어떨지 뭐 가봐야 알겠죠. ^^


드라마가 재미있는것과는 별개로 <괜찮아, 사랑이야>나 <킬미힐미> 그렇고 티비엔에서 방영하는 <하트 투 하트>도 그렇고 정신과 의사에게 시간을 정해두고-회기당 50분-상담받는게 일반적인 일은 아닌데도 상담을 하는건 정신과 의사의 주된 업무처럼 나와서 보는 입장에서는 불편했습니다. 상담심리협회에서는 뭘 하는건지... 저건 분명하게 잘못된 정보를 드라마에서 제공하고 있는건데 왜 가만히 있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항의 서한이라도 써야하는거 아닌지. 서명운동도 할 수 있구요. 저에게 서명을 요구한다면 전 분명히 서명할거에요.  


사실 의사선생님과는 최근의 상태에 대한 이야기는 주로 약물 복용후 달라진 증상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주된 주제이지 그 사람의 정서적인 어려움을 장시간에 걸쳐서 이야기한다던가 그렇게 이야기함으로써 구조적인 부분을 재구조화 하는건 없거든요. 물론 상담을 해주시는 의사 선생님들도 계시지만, 그분들에게 상담을 받으려면 엄청나게 큰 금전적인 부담을 안고 상담을 받아야 하니까요. 제가 알기로는 정신분석의 선생님의 경우에는 50분에 15만원에서 20만원 선으로 알고 있어요. 주변에서 정신분석을 받았던 분을 한분을 아는데 6개월 정도에 일주일에 2회기 상담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뭐 금액은 15만원 정도로 들었고 그래서 통장 적금을 깨서 사용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상담 비용도 적은 비용은 아니지만, 2배 이상 차이가 나는건 분명하니까요. 

저 자신이 처음 병원에 갔을때도 검사 받고 나서 임상심리사 선생님이 작성하신 보고서와 생리학적인 검사결과를 보면서 의사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내원 동기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 하고 현재의 주된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약을 처방 받았어요. 주 1회 찾아가서 주로 했던 이야기는 이 약을 복용함으로 생기는 생리적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주제이었고 가끔(?) 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누기도 하는데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 것 처럼 정해진 시간안에 구조화되어서 이야기하는 건 아니었거든요. 물론 저의 뒤에 다른 대기하는 환자분이 적을때는 최대 30분까지도(체감상일지도 모르지만)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눈적도 있었던거 같아요. 뭐 그래도 가장 길게 대화를 나눴던 때는 초진을 했을때로 기억합니다. 

약을 먹어도 저의 경우에는 큰 변화가 없었고 오히려 작업능력이 떨어져서 사회생활을 하는데 어려가지 에러사항이 많아져서 힘들었었어요. 항우울제 이외에 다른 약들-수면제, 식욕촉진제-도 소용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늘 진료시간에 투약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이야기를 나눴던거 같아요. 복용량에 대해서 상의하면서요. 의사 선생님과 약 이야기를 하면서 최근의 변화나 상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만 시간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에 깊이 들어가는건 현실적으로 불가능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래도 선생님이 그때 해준 말들 중에서 큰 위로가 된 말들은 있었어요. 자기공개 해주셨을때가 그랬거든요. 레지던트 과정 내내 본인도 복용하셨다는 말은 저에게 참 위로가 되었어요. 

약을 먹어도 힘든건 매한가지가 아니라 더 힘들어지는거 같아서 큰 결심을 하고 병원내 부설기관으로 있는 상담센터에 신청을 했고 이 병원에서는 4회기를 한번에 신청하는 시스템이라서 4회기를 신청하고 매주 50분씩 상담을 받는걸 이어나갔었어요. 정말 자신이 와해되는 느낌이었는데 제가 만난 선생님은 절 잘 담아주셨고 그래서 그 시기를 잘 버틸 수 있었던거 같거든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드라마를 통해서 정신과적 질병과 그 치료법에 대해서 정보를 얻을텐데 좀더 정확하게 정보를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늘 드라마를 보면서 있어요. 처음 만나서 내원 동기를 힘들게 말했던 의사 선생님도 저에게 큰 힘이 되어주셨지만, 그래도 저에게 제일 큰 힘이 되어주신 분은 상담 선생님 이시거든요. 그래서 그분들 역활을 하는 사람도 드라마에 나왔으면 좋겠어요. 제가 상담 받은건 상담심리사 선생님이고 심리검사를 분석해주신 분은 임상심리사 선생님 이었으니까요. 병원에 가면 의사도 나오고 간호사도 나오는 것 처럼 이분들도 그 공간에서 함께 일하면서 협력하는 분들인데 아에 없는 존재로 묘사하는건 이해할 수 없어요.



+

다음  정주행 할 드라마는 로열패밀리나 비밀 중에서 고민중이에요. 보스쪽도 고민중이긴 한데... 역시 이쪽은 여러모로... (-_-)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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